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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물, Water Quality에서 물 TDS 측정의 무용론 혹은 유용성

2020-01-20  


커피와 물, Water Quality에서 물 TDS 측정의 무용론 혹은 유용성


기본적으로 커피에 있어서 사용되는 물의 퀄리티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하는 하는 것은 경도 성분과 알카리니티 성분들입니다. 경도 성분들은 커피의 향미 물질들을 더 큰 힘으로 물에 쉽게 녹게 만들기도 하고, 알카리니티 성분들은 실제로 커피의 유기산 성분들과 결합되어 향미 특성을 변화시키며 본연의 컵 노트를 바꾸기까지 하는 성분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물에 있어서는 적어도 경도와 알카리니티 성분들의 양을 직접 측정해야함이 옳습니다. 하지만 그 개념 이해의 어려움, 혹은 측정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이런 물질들의 직접 측정은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있기도 하죠. 

여전히 우리는 그나마 "숫자"로 볼 수 있다는 메리트로 인해 여전히 사용성이 간편한 "TDS 미터"를 가지고 "수질"을 측정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같은 저렴한 전기전도도기반 TDS 미터들은 물속의 총 용전 고형분의 양을 잰다기 보다는 "전기가 얼마나 잘 흐르는지"를 측정합니다. 

즉 측정수 내부에서 전기가 잘 통하면 "물질들이 많다." 잘 통하지 않으면 "물질들이 적다."로 환산하여 표기하게 되죠. 하지만 빈번히 지적되어 왔던 대로 이같은 TDS 전도도 미터는 물속에 서로 상이한 전기 전도도를 가진 물질들이 공존할 경우 원래의 취지와는 달리 정확하지 않은 값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도도-ppm 환산의 기준 물질을 무엇으로 하고 있는냐에 따라서 TDS 미터간 표시되는 수치도 다르게 나타나죠.

무엇보다 TDS 미터로 추출수를 측정하는 행위는 커피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가지지 않는 모든 물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TDS가 가지는 정보량은 극히 미비합니다. 그저 방안에 뭐가 많이 들어있는데 그게 나한테 필요한 것이든 아니든 전체의 양만을 알려줄 뿐입니다. 

앞서 기술한 대로 우리에게 아직까지 직접 측정이 필요할 정도로 "많이 연구되어진" 주요 성분들은 경도 성분에 기여하는 이온류나 알카리니티에 기여하는 이온류 정도입니다. 때문에 경도 성분과 알카리니티를 직접 측정하지 않는 이상 총 TDS 만을 가지고 커피에 사용되는 물에 있어서 유의미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실제로 쉽지 않습니다. 간단한 예를 우리 나라에서 찾아볼까요?

지난 11월 서울과 제주도 추자도의 두 지역의 물의 성분 분석표입니다. 수돗물에서 증발잔여물은 기본적으로 총 용존 고형물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즉, TDS로 이해하시면 되겠지요. 서울의 경우 TDS는 정수장별 차이가 있지면 대략적으로 150 ppm 인근의 TDS를 나타내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경도 수치는 70 - 80 ppm 사이입니다. 



제주 추자를 살펴 볼까요? 증발잔여물은 무려 293 ppm으로 TDS 만 따지면 거의 에비앙에 버금가는 높은 용존 고형물 함량을 나타내고 있지만, 커피에 있어서 유의미성을 가진다고 알려진 경도 수치는 고작 6 ppm 에 불과합니다. 즉, 물에 뭔가 엄청나게 녹아있으나 칼슘과 마그네슘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앞선 두 사례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물에 있어서 단순한 TDS 측정은 커피에 물을 적용함에 있어서 큰 오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추자도의 경우는 사실 섬 지역의 특성으로 굉장히 다른 특징을 나타낼 수 밖에 없는 사례이지만, 다양한 취수원을 갖는 시판 생수들을 사용함에 있어, 혹은 상이한 지역에서 로스팅과 추출을 고민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TDS 뿐만이 아닌 총경도, 알카리니티 등 물의 주요 요소를 살펴야 합니다.   

물론 TDS를 측정하는 것은 빈번히 유입되는 원수를 측정하기 어려운 카페들에 있어서 경우에 따라 유용한 지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다수 지역 수돗물의 경도 수치들은 총 용존 고형분 대비 대략 30~60% 사이의 분포를 갖습니다. 

대다수 지역에서 계절에 따른 TDS의 변화는 주로 갈수기나 장마철 등 강우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 용존 미네랄 등의 수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가기 때문에 평소 사용하시는 원수의 경도, 알카리니티의 TDS 대비 비율 정도를 체크하신다면 간략한 TDS 측정을 통해 물의 경향성을 추측하는데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죠. 


# TDS 미터를 그마나 유용하게 쓰는 방법


TDS 미터를 주로 사용하실 때는 실제로 원수를 파악하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등포 정수장의 원수가 유입되는 지역에 계시다면 12월 수치가 200ppm 정도로 측정되었다고 가정합니다. 

11월의 영등포 정수장의 경도가 78 ppm 정도였고, 지난달 총 TDS(증발잔여물)가 154ppm이었으니  경도 / TDS 비율은 약 0.5 가 됩니다. 이번달 TDS 가 200 ppm로 치솟았다 치더라도 실제로 각 성분들은 전반적으로 모두 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때문에 같은 비율을 적용해보면 경도 성분들은 100ppm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볼 수 있다는 것이죠.  TDS 미터는 이같이 물이 변하고 있다-라는 현상을 쉽게 알려줍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죠. 

다양한 정수 필터를 사용하시는 카페라면 경도, 알카리니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직접 이러한 성분들을 측정해보시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TDS 수치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수족관 등에서 간단한 총 경도 측정 시약, 알카리니티 측정 시약 등을 구매하셔서 측정해보신다는 것은 가장 현명한 접근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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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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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coffee

2020-01-20 23:09  #1150127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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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te

2020-01-20 23:50  #1150154

재밌고~ 흥미로운 내용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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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reaker

2020-01-21 13:10  #1150512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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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yeonsta

2020-01-21 13:29  #1150523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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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731

2020-01-21 13:33  #115053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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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인

2020-01-21 18:30  #1150799

최근에 측정하고 있는 수질 데이터입니다. 위에 말씀하신 내용과 거의 일치하는듯 합니다.

이틀 전에 비가 오고 난 뒤에 측정값에 좀 특이한 변화가 있었는데 두 번 정도는 좀 더 비를 맞아봐야 알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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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2020-01-22 22:35  #1151852

@이호인님

여행관계로 댓글이 늦었습니다. 말씀대로 기본적으로는 유사한 경향이 보여서 몇몇 지역의 수치와 강수량의 상관관계를 파악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 대체로 유사하게 나타나더라구요. 그런데 반드시 강수량과 상관관계가 100% 나타나지는 않아 정수 처리 상태에서의 변수들도 존재는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정도 상관관계면 충분하지 않나 싶은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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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인생

2020-01-22 02:18  #1151129

물에 대한 내용이 항상 가장 어려운 부분이거 같습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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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킴

2020-01-22 09:54  #1151255

유용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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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f

2020-01-22 12:40  #1151378

항상 좋은글과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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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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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

2020-01-22 22:45  #1151865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재밋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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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룰룰

2020-01-23 03:19  #1152137

역시 물에대한 공부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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컹컹

2020-01-24 23:08  #1153412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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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배송

2020-11-20 11:53  #139812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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