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프리뷰] 목적이 명확한 워터 트리트먼트 필터 - 에버퓨어의 클라리스 프라임
2020-11-19
클라리스 울트라 소형 모델과 클라리스 프라임 모델의 크기 비교
목적이 명확한 워터 트리트먼트 필터 - 에버퓨어의 클라리스 프라임
커피 맛에 있어 카페에서 당면하는 문제 중 가장 골칫거리 중 하나가 바로 물입니다. 사실우리나라의 수질은 서구, 유럽권과는 달리 굉장히 좋은 품질을 갖추고 있지만 뚜렷한 4계절의 영향으로 인해 물 속 미네랄 농도의 변화가 적지 않습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회사에서는 저마다 다양한 수처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거의 모든 종류의 수처리 솔루션을 손쉽게 제공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간략히 소개할 필터는 이같은 커피 환경에 적합한 수처리 솔루션 중 하나인 펜테이어 에버퓨어의 "클라리스 프라임" 필터 모델입니다. 사실 이 필터는 단순히 물을 걸러주는 워터 필터라고 부르기 보다는 몇가지 수처리 솔루션이 복합적으로 탑재된 트리트먼트 솔루션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요. 기본 기능인 필터 기능에 더해 커피 산업에서 연수 기능, 염화물-황산이온 제거, pH 변동 억제 등 복합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클라리스 시리즈의 세대와 변화 과정
사실 필자는 클라리스 1세대부터 지금의 프라임 모델까지 클라리스 군의 3세대를 모두 사용해본 경험이 있어 이 필터 제품군이 어떠한 변천사를 겪고 발전되어 왔는지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클라리스 필터의 경우 기본적으로 WAC(Weak Acid Cation)라는 기본 연수 방식으로 물 속의 칼슘과 마그네슘 등의 경도 성분을 제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세대의 경우 가장 단순화된 방식의 WAC 방식을 채용하였으며 수소이온을 토대로 경도를 제거하는 매커니즘은 환경에 따라 용존 음이온(염화물, 황산이온)의 영향을 받아 pH 드랍을 야기하는 현상이 존재했습니다.
클라리스의 경우 효과적으로 경도와 버퍼 성분을 감소시켜 스페셜티 커피에 적합한 형태의 향미를 제공한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칫 올바른 이해 없이 과도하게 연수 처리를 사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머신이나 장비의 부식성을 유발시키는 경향성도 존재했던 것이죠. 이같은 사실은 다양한 해외 커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사례들이 공유되었으며, 이 같은 이슈를 보완한 클라리스 울트라 모델이 출시됩니다. 울트라 클라리스의 경우는 우리나라 수준의 경도 범위에서 적절히 경도를 유지하면서도 머신의 스케일을 방지 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춘 연수 필터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클라리스 프라임 기본 제원
클라리스 울트라에 이어 클라리스 프라임의 경우는 좀 더 스페셜티 커피에 초점을 맞춘 필터로 설명됩니다. 앞서 클라리스 1세대 모델에 대한 설명을 드렸는데 클라리스 프라임의 경우는 클라리스 계열의 WAC 기능을 갖추면서도 수소이온과 결합하여 pH 를 변화시킬 수 있는 염화물, 그리고 황산염 등을 제거하는 기능을 추가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pH의 드랍(Drop)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버퍼도 추가되어 pH 로 인한 부식성을 케어하면서도 원하는 수치의 경도 수치로 연수 처리를 가능케 한다는 설명입니다.
클라리스 프라임 모델의 설치 모습(상단)과 헤드비교(하단)
필터링 전후 간략 수치 비교 (TDS / 경도 / 알카리니티)
실제로 필자의 경우 최근 유입수의 TDS가 150ppm 정도로 측정되며, 이 물을 클라리스 프라임 모델에 연결하여 연수 처리를 거친 결과 약 25%의 TDS 및 경도 수치의 감소가 나타났습니다. 클라리스 헤드의 경우는 바이패스를 7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필자의 경우 현재 TDS와 경도가 커피 추출에 적정한 수준의 원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이패스는 최대치를 적용하여 가장 낮은 연수 처리 수준을 적용했습니다.(경도 측정 : LaMotte 티트레이션 킷 사용)
유입 원수(수돗물) TDS 144ppm (경도 87.5ppm)/ 클라리스 프라임 연수 처리 후 108ppm(경도 65ppm)
요즘 많이 관심을 가지시는 알카리니티 관련 측정에서는 원수 40ppm, 연수 처리 후 36ppm의 수치로 10% 정도 감소한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경도 값의 감소 비율이 25% 였던 것을 감안하면 알카리니티 값의 감소 비율이 조금 적게 나타난 것은 (정확한 원리는 제조사 대외비로 공개되진 않지만) pH 스윙을 막기 위한 버퍼가 추가되어 있다는 제조사측의 설명과 일정 부분 부합하는 결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유입 원수(수돗물) 알카리니티 40ppm / 클라리스 프라임 연수 처리 후 알카리니티 36ppm
종합
필터를 테스트하면서 필터 원리를 확인하던 중 재미있는 클라리스 프라임의 제작 동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영국 지역에서 해당 필터에 대한 제조 요청이 있던다는 이야기였는데 실제 우리나라 같은 일반적인 내륙지역에서는 염화물과 황산이온의 비율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바닷가 지역 등과 같은 특수한 물의 조성이 나타나는 지역에서 이러한 음이온들의 잔존량이 높게 나타나는데요. 클라리스 프라임은 아마도 해당 지역에서 연수 과정으로 인한 pH 드랍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솔루션을 찾고자 개발된 제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도 수치를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pH 와 버퍼가 어느정도 확보될 수 있는 솔루션은 커피 산업에서 꽤나 요구되는 형태이기 때문이죠.
클라리스 프라임은 대용량으로 분당 연수량이 3.8L입니다. 따라서 경도와 알카리니티를 어느정도 제어하면서 커피의 맛을 유지해야 하는 카페에서는 재밌게 활용해볼만한 수처리 솔루션이 아닐까 합니다.
보다 현실적인 관능 평가와 실제 경험을 위해 두어달여 실제 클라리스 프라임이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카페 매장에서 실제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후 실제 카페에서의 적용 사례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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