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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주입(Infusion) 단계와 유량 : 추출 단계별 유량이 달라지는 이유

2022-04-26  



각 주입(Infusion) 단계와 유량 : 추출 단계별 유량이 달라지는 이유


지난 2012년 말에 영국의 유명 바리스타이자 현재는 커피 유튜버인 제임스 호프만은 Continued thoughts on pressure profiling라는 블로그 포스트를 게재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에스프레소 추출에 있어서 머신에 고정된 9바의 압력에 추출 레시피를 맞춰야 했다. 때문에 위 글에서 제임스 호프만은 압력과 유량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트렌디한 추출 레시피(The Modern Espresso Recipe)를 제안했고, 이와 같은 추출 레시피에 변화를 주기 위해 압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레버 머신이 더 나은 이유에 대해 피력했다.

이후 스페셜티 커피 필드의 에스프레소 추출 레시피는 더 많은 변수에 대한 고민과 시도 끝에 최근에는 1그룹 머신 가운데서도 점차 유량을 조절하는 머신이 브랜드 별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임스 호프만의 위 글에서 필자 역시 바스켓에 담긴 커피 파우더에 물을 주입(Infusion)하는 단계를 일반적으로 3단계로 나눌 수 있음을 이해했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파우더에 어느 정도의 유량을 허용해야 하는지도 고민할 수 있었다. 

위 포스트에서 제임스 호프만은 커피에 물을 가하는 단계를 Preinfusion, Infusion, The Ramp-down 3단계로 구분했다. 먼저 우리가 흔히 사전 주입이라고 부르는 Preinfusion의 경우에는 본 추출을 진행하기 전, 적은 유량으로 커피 파우더를 적셔(Soaking)주는 과정이다. 전통적인 에스프레소 머신에서는 리스트릭터(Restrictor)라 불리는 유량을 줄여주는 부속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프리-인퓨전이 이뤄진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머신 자체 내의 지클러와 같은 유량 제한 장치가 이와 같은 기능을 한다. 

1단계 : Preinfusion

사전 적심과 같은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급격한 가압이 커피 파우더에 균열을 일으켜 커피 케익의 균열 부분으로 집중적으로 물이 흐르는 현상(Channeling)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즉, 적은 유량으로 천천히 커피 케익을 가압하는 경우 이 현상을 방지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말이다. 따라서 제임스 호프만 역시 과거 레버 머신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었다.

2단계 : Infusion

본격적으로 세팅된 압력과 유량을 사용하여 커피에 있는 추출 성분들을 꺼내는 과정이다. 사실 사전 주입 과정에서 커피 케익에 균열이 가지 않고, 물이 적절히 흡수되었다면 이 과정은 더 원활히 진행된다. 최근 머신에 유량 조절 기능이 탑재되면서 꼭 9바가 아니더라도 더 낮은 압력들이 적용되고 있다. 실제 저압 추출이 추출 수율에 있어 긍정적이라는 보고들이 많아지고 있다.

3단계 : Ramp-down

종종 Post Infusion이라 불리는 세 번째 단계는 Ramp-down이다. 말 그대로 추출 후반부에 압력을 낮춰주는 것이다. 이유는 추출이 진행되면서 점차 물에 대한 커피 케익의 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에 추출 후반부 유량을 줄이지 않으면 커피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추출 유량 혹은 압력을 낮춰주어 커피 성분의 양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정도 우린 차(Tea)에서 나오는 차의 성분이 줄어드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최근 스페셜티 커피를 위해 출시되는 많은 에스프레소 머신은 각 단계별 설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고안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산레모 오페라 2.0 에스프레소 머신은 2022 서울 커피 엑스포 (주)에이덴 부스 세미나에서 알린 바와 같이 각 단계별 압력 및 유량을 설정할 수 있다. 


위 내용은 시그니쳐 로스터스의 장문규 대표가 사용한 프리젠테이션의 일부이다. 위 내용은 장문규 대표의 개인적인 평가와 견해임


이와 관련하여 시그니쳐 로스터스 장문규 대표(위 사진)는 The Ramp-Down 단계에서 5bar로 10ml의 양을 사용할 때, 가장 균형잡혀 있으며, 신맛과 단맛의 조화가 좋은 결과물이 추출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관능 평가에서도 각 단계별 유량이 커피의 맛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이제 과거의 전통적인 추출은 스페셜티 커피를 만나 더 세분화되었고, 우리는 각 단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대응할 수 있는 머신을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최근 출시되는 1그룹 머신들의 기능만 보아도 이제 이와 같은 흐름은 단지 매장 뿐 아니라 홈바리스타, 프로슈머와 같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에스프레소 추출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커피 분말 퍽 제조 방법 테스트(Test of an innovative method to prepare coffee powder puck, improving espresso extraction reli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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