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스타벅스를 몰락시킨 호주의 커피 문화에는 이탈리아인의 DNA가 흐른다

2017-06-20  


외부 기고자 고현석, 호주 듁스 커피로스터스 바리스타



스타벅스를 몰락시킨 호주의 커피 문화에는 이탈리아인의 DNA가 흐른다




‘1950년대, 호주, 150000명의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도착했다.’
영화 ‘si palra italiano’의 예고편 첫 문구이다. 2013년 호주의 한 페스티벌에서 상영된 이 영화에는 호주로 이민 온 이탈리아 인들의 시작과 현재를 담고 있다. 2차 세계 대전 후, 황폐화된 유럽에 특히 패전국 이었던 이탈리아인들 에겐 호주는 새로운 시작의 땅이었다. 호주의 인구증가 정책에 많은 유럽인들이 이민을 오게 되었는데, 이탈리아인들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파스타와 피자 그리고 모카에스프레소와 가찌아 에스프레소 머신.. 그들의 들고 온 주식이자 기호품.. 그리고 그들의 생존 수단이었다. 

적국으로의 이민… 그들을 곱게 보던 시선은 어딜가도 없었다. 그러나 대륙으로부터 고립된 호주의 환경에서, 그들이 가지고 온 음식과 커피는 파격 그 자체였다.

호주에 커피가 전파된 것은1788년 유럽이민자들이 호주땅에 정착을 시작하면서 같이 들어온것 알려진다. 신대륙 호주에 차츰 이민자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문화 중 커피도 역시 전해 졌는데, 영국의 지배를 받던 호주는 커피보다는 티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러던 중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에 수많은 유럽의 이민자들.. 특히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대거 호주로 이주해 오게 되면서 그들의 에스프레소 역시 호주로 들어오게 된다. 


Mocopan History Timeline3.jpg
Moccopan의 역사


Moccopan은 호주의 가장 오래된 로스팅 회사로 1954년에 멜버른 근교에서 창립되었다. 같은 년도에 멜버른에서 가장 오래된 에스프레소 카페인 Don Camllo’s와 Pellegrini’s Espresso Bar 역시 창립되었다. 강렬한 이탈리안 스타일의 커피와 볶인 커피를 수입하는 것이 아닌, 신선한 생두를 수입해서 볶는 방식은 호주인들 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La Faema , La Duchessa 등 커피머신들도 수입하여 초기 에스프레소의 정착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많은 로스팅 회사들이 그 후로 생겨났고, 이탈리안식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멜버른 근교, 칼튼(당시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밀집주거 지역) Lygon street에 생겨나며 커피와 이탈리아 음식들을 대중적으로 알렸다. 

그럼에도 당시의 음료문화는 Tea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이것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후로 알려져 있다. 몇 가지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식습관의 변화가 다발적으로 이루어 졌기 때문인데, 보헤미안 예술가 그룹들이 모던한 카페에 가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하고, 많은 학생들 역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럽식 케잌들과, 댄마크식 오픈 샌드위치의 판매 역시 커피와 잘 어우러지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차츰 커피로 움직이기 시작 했던 것이다.

이국문화의 좋은 점을 취하고 그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변화 시켜 나가는 것이 호주인 들의 특징이다. 이탈리아인들이 시작한 에스프레소 역시 호주만의 방식으로 발전 시켜 나갔다. 밀크를 넣어 만드는 라떼를 변형시킨 플랫화이트나,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섞어 만든 롱블랙이 그렇다. 그리고 피자나 파스타와 함께 즐기는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그들의 음식에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들이 점차 생겨 나며 이탈리안 스타일의 커피와 결별을 하기 시작했다.(이부분의 시기를 정확히 찾아볼수 없네요..)


스페셜티의 태동 월드클래스 바리스타
스페셜티 커피가 호주에서 판매 되기 시작 된 것은 1980년대 후반 시드니 등지의 대도시에서 이루어 진 것으로 확인 된다. 본격적으로 스페셜티 커피 판매가 이루어 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부터이다. Campos 나 Toby’s estate 시드니에서 왕성할 무렵 멜버른에서도 2006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스페셜티 커피의 판매가 시작 되었다. 

Mark Dundon 은 2006년에 기존 로스팅 사업을 확장하여 St.Ali를 개점 하였고 Seved Seeds 와 Brother Baba Budan을 연이어 개점 하였다. 그리고 APTE라는 카페의 사장인 Nathan Toleman은 당대 최고의 바리스타 Nolan Hitre(현 Proud Mary 사장)과 함께 Liar Liar를 개점하였다. 이 두 카페에서는 당시 클로버 브루잉 머신과 여러가지 부르잉 툴들을 도입하여 고객들에게 양질의 필터 커피와 다양한 나라의 커피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 제공 하였다. 이들과 더불어 같은 방향으로 발 맞추어 커피 업계를 발전 시키고자 한 사장들과 바리스타들이 연달아서 가게를 개점 하였는데, Andrew Lew 의 Malling Room (2006년 후반기), Andrew Kelly의 Auction Rooms(2008) 그리고 Nolan Hitre역시 그의 가게 Proud Mary를 2009년에 개점 하였다. 

 Nathan은 이후 Three Bags Full, Two bird one stone, Top Paddock, Kettle Black 브런치 메뉴가 특출난 카페들을 개점 하여 모두 성공가도에 올려 놓은 업계 최고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운다. 그리고 Mark는 ST. Ali 를 Salvatore Malatesta에게 매각 하고 De Clieu(2012년 매각), Traveler, Hortus 라는 카페를 개점 하였고 Sevenseeds를 제외하면 음식보다는 커피에 더 치중 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St.Ali의 새로운 사장인 Salvatore는 이후 Sensory lab, Plantation등의 카페를 개점 하였고, 더불어 각종 외식 산업 과 해외 사업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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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Credit by Hype, 맷 퍼거의 모습


또한 St.Ali 소속 바리스타인 Matt Perger는 2012 World Brewers Cup 우승, 2013 World Barista Championship 준우승, 2014 world good sprit cup 우승 등 화려한 수상 경력과 더불어 2003 World Barista Champion인 Paul Bassett 의 뒤를 이어 우승을 노리고 있는 촉망 받는 바리스타이다. 그가 대회에서 보여준 저울을 이용하여 도징량과 추출량을 재는 방법, EK43 그라인더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법등은 전 세계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와 함께 많은 세계적인 수준의 바리스타 들이 호주의 커피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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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진출과 몰락
호주의 커피역사 중 빼놓을 수 없는 사건 하나는 바로 스타벅스의 몰락이다. 2000년 호주시장공략을 선언하며 시드니, 멜버른등 전국에 84개 매장을 개점한 스타벅스는 불과 8년 만에 60여개점 을 폐점 하고 남은 매장들을 호주 기업에 매각 했다. 총 손실액은 1억4300만 호주달러로 집계 되었다. 맥카페 와 글로리아 진스 나 호주 고유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에서도 패배 하였지만, 작은 브티크 카페들을 사랑하는 호주인들의 특성상 큰 프렌차이즈가 사랑 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 이었다. 


세계 시장으로 발돋움 하는 호주의 커피
다민족 다국가.. 이민자의 나라 호주. 불과 60년전 연간 0.6KG 의 커피를 소비하던 호주는 현재 연간 3Kg 가 넘는 커피를 소비하고 있다. 미식에 대한 탐닉과 기술에 대한 고찰이 호주의 커피를 한층 발전 시켰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가게들과 바리스타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탈리아 보다 에스프레소의 시작은 반세기가 늦었고 그들의 손에 의해 싹의 틔워 졌지만, 어느덧 호주의 커피는 그들의 손을 떠나 호주만의 방법으로 세계 속으로 나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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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석   Barista, Dukes Coffee Roasters
photoBiography: Dukes coffee roaster 바리스타, HA, Bennett 생두 품질 관리 부서 어시스턴트, 2015, 2016 호주 컵테이터스 1위 , 2017 컵테이터스 3위, 브루어스컵 4위 , 큐그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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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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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0 19:32  #256581

작은 브티크 카페를 사랑하는 호주인들 처럼...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한잔의 커피를 위해 노력하는 동네 카페를 사랑해야 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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