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DTR과 TDS의 상관성에 대해

2017-04-13  


외부 기고자 노띵커피(일산)


DTR과 TDS의 상관성에 대해




안정적으로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로스팅 관점에서의 DTR과 추출 관점에서의 TDS에 대해 많은 자료가 나오고 있고, 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습니다. 그래서 DTR과 TDS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DTR(Development Time Ratio) : 전체 로스팅 시간 중, 1차 크랙 이후 원두가 배출되는 시간까지의 비율 
예) 1차 크랙 시점 : 8분, 원두 배출 시점 : 10분 → DTR = (10분-8분) / 10분 * 100 = 20%

TDS(Total dissolved Solids) : 총 용존 고형물. 즉, 순수한 물 이외에 물 속에 포함되어 있는 용해성 물질의 총량(Solubles concentration이라 하여 Strength로 표현하기도 함)



일찍이 DTR과 TDS의 상관관계에 대해 통용되었던 한 가지 개념이 있었습니다. 

-강배전(다크 로스팅) 커피의 농도가 진하다

여기에 최근 사용되고 있는 개념을 대비해보겠습니다. 
-라이트 로스팅 커피의 TDS가 높다




이것을 서로 비교 가능한 동일 용어로 바꾸어 표현해보겠습니다.

- 다크 로스팅(DTR이 높아질수록)이 라이트 로스팅 대비 TDS가 높다.
- 라이트 로스팅(DTR이 낮아질수록)이 다크 로스팅 대비 TDS가 높다.

이렇게 바꾸어 보니 두가지 통념이 서로 모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강배전 커피의농도가 진하다’라는 통념은 과거 강배전 커피 추출시 TDS 혹은 Strength의 개념과는 별개로 비가용성 추출물의 mouthfeel 혹은 body에서 기인한 것이고, ‘라이트 로스팅 커피의 TDS가 높다’라는 것은 ‘Matt Perger(2012년 WBrC 우승자) 신드롬’ 이후 그가 제시했던 *선순환(Upward spiral of Happiness)의 오인에서 기인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upward_spiral_of_happiness.PNG
 


선순환 : 라이트 로스팅 및 수율 측정을 통해 더 쉽게 balanced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논리.


그래서 이 두가지 통념을 비교해보고, 이를 통해 DTR과 TDS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로스팅시 다른 변수는 최대한 통제하고 DTR의 변화를 달리해 각 DTR에 따른 TDS를 측정해보았고,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DTRvsTDS.PNG
 

DTRvsEXT.PNG
 

X축은 10% ~ 30%까지 7단계의 DTR이고 Y축은 TDS 혹은 추출수율(EXT)입니다. 결론적으로 위의 데이터가 보여주듯 ‘DTR과 TDS의 상관성은 없습니다.’ 

그리고 위의 데이터에서 일정 구간의 결과만 활용한다면 아래와 같은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 다른 구간을 제외한 채 DTR 16.7%, 29.7%의 TDS만을 비교함으로써 라이트 로스팅이 다크 로스팅 대비 TDS가 더 높게 측정된다는 잘못된 결과를 유추.

그리고 이 실험을 진행하면서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참고하던 중, 이와 비슷한 데이터를 히로세 유키오가 쓴 ‘더 알고 싶은 커피학’ 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수율비교.PNG

 
A,B,C는 서로 다른 종류의 커피이고, L은 작을수록 배전도가 높아지는 수치를 나타냅니다.

저희가 진행한 DTR과 TDS의 상관관계에 관한 실험을 마무리하며 이것이 가진 몇가지 한계점을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로스팅시 1차 크랙의 시점을 최대한 비슷한 시간대(8분 +/- 10초)로 가져간 후 Development time의 변화를 주기는 했지만 1차 크랙 전의 ROR(Rise of Rate)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최종 TDS측정을 위해 추출시 모든 추출을 완벽히 동일하게 제어하지는 못했을 거라는 점, 그리고 DTR을 더 세분화해서 늘렸다면 특정 X-Y 상관성이 있는 특정차수 함수를 얻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점 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실험은 안정적으로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고, 그리고 커피가 가진 이상적인 맛을 보다 능동적으로 끌어내기 위해 시도되어졌습니다. 

여기에 통용되고 있는 DTR과 TDS의 상관관계에 관한 궁금증 역시 함께 했습니다. 이번 과정을 통해 커피에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 그래서 그만큼 데이터 작업이 까다롭고 어려울 수 있으나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이를 통해 이상적인 커피맛을 찾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읽어봄직한 연관글로스팅 디벨롭먼트와 수율간의 상관관계 및 평가






김현화   , Nothin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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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지난 10여년 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했었고, 현재는 한국에서 Pour over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인 ‘노띵커피(NOTHIN COFFEE)’의 스탭으로, 커피를 만들고, 커피가 주는 새로운 경험을 멋진 언어로 전달하는, 그 흥미로운 작업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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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 최대 온라인 커피 미디어 시장을 연 블랙워터이슈는 201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기반으로 국내, 외 업계 전반에 대한 뉴스와 칼럼, 교육 정보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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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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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디체

2017-04-13 09:07  #240458

상관성이 꽤 높을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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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reaker

2017-04-13 09:17  #240465

관련된 내용에 대해 단순히 DTR이 높아지면 TDS가 높아진다는 통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공개된 유승권 로스터의 포스팅을 보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궁금해 하던 중
이렇게 시각적으로 이해가 쉬운 설명을 읽고 나니 아주 명쾌해졌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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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

2017-04-13 12:23  #240573

아마도 [농도]라는 용어와 [향미의 특성이 강하다/약하다]는 용어를 혼용하여 사용한 결과라 생각합니다...두 용어는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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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st_john

2019-03-05 14:23  #615787

이 기사를 통해 지금까지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이론에 대해서 좀더 고민하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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