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싱글 오리진 커피(Single Origin Coffee)란 무엇인가?

20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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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오리진 커피(Single Origin Coffee)란 무엇인가?




지난 21일에 블랙워터이슈 웹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매장에서 사용하는 브루잉 커피들의 디벨롭먼트 타임 비율은?이라는 글을 통해 많은 독자분들이 매장에서 실제 사용하는 Development Time Ratio에 대한 답변을 남겨주셨습니다. 물론 다양한 커피 생두에 따른 다양한 타임 비율이 존재하겠지만 전체적인 추세가 점차 라이트 로스팅(Light Roast)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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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추세의 근본적인 원인은 매우 다양하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Single Origin Coffee의 유행이 아닐까 합니다. 바리스타 대회에서 흔히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최근에는 많은 언론 매체들에서도 쉬이 사용되는 싱글 오리진 커피의 유행에 대해 Drift Away Coffee의 로스터인 Scott도 자신의 글인 「THE SINGLE-ORIGIN COFFEE TREND IS CHANGING HOW COFFEE’S ROASTED」에서 싱글 오리진의 개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라이트 로스팅이 더욱 유행하는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로스팅 방식에까지 영향을 준 Single Origin Coffee를 "우리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싱글오리진이라는 단어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단 하나의 유일한 뿌리"를 말합니다. 근원이 같다는 말이죠. 흔히 반대되는 개념이라면 블렌드(Blend)를 떠올립니다. 여러 근원의 커피를 배합한 커피를 블렌드라 칭하기 때문이죠.
 
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는 Single Origin이라는 단어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싱글오리진이라는 단어는 처음 19세기에 처음 사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세계 3대 커피로 알려진 Yemen Mohka(모카는 지역이름이 아니라 당시 커피의 거래가 이루어진 항구이름임.)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자바커피와 블렌딩된 것이 인기리에 판매되면서 블렌드가 유행하기 시작하고, 블렌드 커피와의 구분을 위해 예멘 모카 커피를 Single Origin Coffee라 불렀던 것 같습니다.

오늘날 많은 업체들에서 흔히 사용하는 Single Origin Coffee는 19세기 시대에 사용하던 단어의 범주였습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라는 범주에서 생각해보면 나라나 지역의 구분보다 조금은 더 좁혀집니다. 1999년에 시작된 구르메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각 나라에서 C.O.E(Cup of Excellence)라는 커피품평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현재까지 더 이상 국경의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1999년 이후로는 커피의 지역 구분보다는 농장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이죠. 즉, 같은 나라일지라도 재배하는 방법, 수확하는 방법,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커피의 품질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20세기의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라는 개념이 막 생기기 시작하면서 농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죠. 하지만 당시에는 농장의 구분은 있었지만 농장내에서 또 구획을 나누고 특별히 관리되는 Micro Lot이라는 개념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Single Origin Coffee는 한 농장에서 수확된 커피를 Single Origin Coffee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20세기 이후로는 더 이상 나라가 커피의 브랜드가 아닌 농장이 브랜드가 되기 시작한 것이죠. 하지만 이 당시에는 Single Origin Coffee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던 단어는 아니었습니다.

2003년에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의 조지 하웰(현재 커피맛 품평에 대한 기준을 만든 사람 가운데 한명)이 "조지 하웰 커피컴퍼니"를 창업하면서 2004년에 Terroir Coffee라는 로스터리를 만들게 됩니다. 이후 조지하웰은 소비자에게 커피에 대한 이력을 투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Single Origin"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이전까지만해도 자주 사용되던 단어가 아니었지만 조지하웰이라는 스페셜티 커피업계의 걸출한 인물이 사용함으로 좀 더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때부터 싱글오리진 커피는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 커피의 농장뿐 아니라 수확 및 가공방법, 재배된 산지의 환경, 농장주 등 다양한 정보를 패키지에 포함시킴으로써 단순히 농장을 넘어 더 세분화된 정보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시작됩니다.


이후 2005년 미국 인텔리젠시아 커피의 수장인 더그 젤에 의해서 마이크로 랏(농장내에 또 특별히 관리되는 지역)의 개념이 시작되고, 2007년 스퀘어마일의 제임스 호프만에 의해서 가공 방법의 차이에 의한 구분으로 인해 Single Origin Coffee는 더욱 디테일하게 정의되기 시작합니다. 아래의 내용을 보시면 년도별로 Single Origin Coffee가 어떻게 정의되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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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ngle Origin(1999년) : 농장의 규모 혹은 가공방식 로스팅 프로파일에 관계없이 한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
  • Single Origin(2004년) : 농장의 규모 혹은 가공 방식, 로스팅 프로파일에 관계없이 한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를 말하지만 같은 로스팅 프로파일로 볶아진 커피
  • Single Origin Blend(2004년) :  농장의 규모 혹은 가공 방식, 로스팅 프로파일에 관계없이 한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를 말하지만 다른 로스팅 프로파일을 사용하여 후 블렌딩된 커피
  • Single Origin Coffee(2005년) : 농장의 규모 혹은 가공방식에 관계없이 한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로 같은 로스팅 프로파일로 볶아진 커피
  • Single Origin Coffee - The Microlot(2005년) : 한 농장의 일부 지역에서 생산된 한 가지 커피로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농장의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진 곳을 찾기 위해 커핑과 그레이딩(Grading)을 통해 엄선된 지역에서 생산된다. 가공 방식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로스팅 프로파일로 제공되는 커피
  • Sigle Origin Coffee(2007년) : 농장의 규모에 관계없이 한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로 같은 로스팅 프로파일로 볶아진 커피에 더해 "한 가지 방식으로 가공된(Processing)" 커피


이 외에도 Single Origin Coffee - Trademarked Style, Single Origin Coffee - The Microlot, Single Origin Coffee - For Espresso 등의 개념이 더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낯선 개념이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은 원 저작자인 Dal Anderson의 「What is Single Origin」이라는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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