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과다 추출(Over extraction)의 정의와 그 한계에 대해

2020-09-03  


외부 기고자 https://www.instagram.com/p/CEpOMIUAVlm/
원문출처 http://Y

비비엠 도모바 에스프레소 머신. 출처 : https://www.instagram.com/p/CCYyZgGJKsz/



과다 추출(Over extraction)의 정의와 그 한계에 대해

이 기사는 Scott Rao의 인스타그램 피드의 내용을 본 필자의 견해임을 미리 알립니다.



지난 2013년 블랙워터이슈에서는 에스프레소 추출의 안정성을 꾀하기 위해 당시 영국 스퀘어마일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던 박상호 바리스타(현재 센터 커피 소속)가 소개한 Pucking fresh coffee.란 주제의 포스트에 포함된 추출 방식을 소개한 바 있다. 이는 근래에 Filter Sandwich라고도 불리는 듯 한데 앞서 언급된 기사에서 소개한 것처럼 에스프레소 추출시 에어로프레스의 종이 필터 혹은 유사한 필터를 포타필터 바스켓에 넣고 추출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실제 추출 결과물의 TDS를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다. 

한동안 우리는 과소, 과다 추출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추출의 효율에 대해 고민해 왔고, 널리 통용되어 왔다. 이처럼 과소, 과다 추출에 대한 가이드는 마치 많은 커피인들에게 표준처럼 여겨져 왔고, 정의되어 왔다. 이는 물론 과거 SCAA(글로벌 스페셜티 커피 협회의 전신) 등의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기관들에서 제시한 긍정적인 범위를 가리키는 차트를 포함하여 이를 비판적 시각없이 받아들였던 우리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블랙워터이슈의 독자글 가운데에도 과다 추출에 대한 정의를 제시하는 글이 있다. 커피 추출의 끝판왕 | 3강 과소 과대 추출에 대해라는 주제의 글인데 이 글에서는 과다(과대) 추출을 "수율 22% 이상이며, 톤이 흐려지고 떫"으면 과다 추출로 정의한다. [위 강의에서는 과소 과대 추출을 관능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미개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가 표준이라고 생각했던 기준들이 근래에는 모두 무너지는 추세이다. TDS라 불리는 수율의 맹점 가운데 하나는 추출 결과물 성분의 종류에 관계 없이 모든 용존 고형물을 측정한다는데 있다. 때문에 추출 성분에 대한 분석없이 TDS만을 맹신하는 것 역시 위 영상에서 알려주는 것처럼 미개하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필자 역시 매우 미개한 사람이었다.] 마치 근래에 더 이상 9바 추출이 표준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필자 역시도 현재 7바 추출을 지속하고 있다. 아래 기사 참조.] 추출 압력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와 그 실제

스캇 라오는 이 기준에 대해 흔히 수율이 너무 높은 경우 "과다 추출"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높은 것이 과다인가라는 질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필터 샌드위치"와 같은 방식으로 추출 수율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와 같은 방법으로 그동안 우리가 과다라 불렀던 27%의 수율까지 가능하기도 하다. 실제 스캇 라오는 27%의 수율을 가진 추출 결과물을 꽤 맛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결과물이 꽤 맛있다면 "과다"라 불릴 수 없다고도 볼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채널링(Channeling)으로 인한 과다 추출이다. 이는 전체 추출 수율이 높지 않더라도 커피 파우더 내부에 생긴 채널로 대부분의 물이 통과할 때, 그 물과 접촉하는 커피 입자들은 분명 과다 추출일 것이며, 이로 인해 떫은 맛과 같은 부정적인 맛을 어느 정도 결과물에서 느끼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추출 결과물의 수율은 과다가 아닐 수도 있다. TDS는 최종 추출 결과물의 일부만을 측정하기 때문이며, 최종 추출 결과물은 과소와 과다가 모두 섞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집에는 TDS 측정기를 비롯한 계측기를 가지고 있진 않다. 하지만 꽤 쓸만한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를 가지고 있다. 에스프레소 추출에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어찌보면 로스팅 단계에서부터 그 변수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어떤 단면으로 에스프레소의 결과물을 판단하는 것은 자칫 커피라는 넓은 스펙트럼의 기호 식품에 스스로의 한계를 그어버리는 틀이 될 수 있다. 그 틀을 지금까지 깨고 있는 단 하나의 평가 방법도 결국 "관능"이다. 우리의 미각과 후각이다. 나 자신을 믿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계속 찾아가다 보면 우물이 아닌 하늘에서 커피를 바라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관련기사 보기

추출 수율, 추출 농도(TDS), 추출 비율의 정의와 브루잉 컨트롤 차트(추출 관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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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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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ed process 거나 산미가 높고 clean 한 커피

좀더 라이트한 well developed roast 일수록 수율을 더 끌어올릴수 있다 생각합니다

기준치는 guideline이 될수 있지만 그것에 기준안에 사로 잡혀서 추출하는건 의미가 없는것 같네요

더 발란스를 좋기위해 단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율을 높이는 시도는 긍정적이라 생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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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버러

2020-09-04 02:37  #1338658

"비판적 시각없이 받아들였던 우리들의 역사 " 라는 말이 인상 깊어요! 왜? 라는 질문 없이 무작정 그렇구나... 이렇게 하는거구나... 이런식으로 생각해왔던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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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커피

2020-09-04 07:16  #1338717

관능이 진리입니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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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731

2020-09-04 12:04  #1338902

또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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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b

2020-09-05 15:18  #1339647

수치의 기준에 기반한 표현정도로 받아들이는게 맞군요.일본식 한자어표현으로 부정적인 추출을 말하는거였다면, 이젠 보다 관능으로 긍정과 부정을 나누어 표현하게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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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yeon.

2020-09-08 09:09  #1341862

좋은 비판적인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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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여멀건

2020-09-29 01:14  #1356952

잘 봤습니다. 굿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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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스

2020-10-27 19:19  #1378072

관능이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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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커피

2020-12-21 08:51  #1423082

정말 TDS 값 만으로 다가가는 건 무리인 것 같아요

이제 그걸 세부적인 성분으로 나눠 성분학적인 관점으로추출을 바라보는 날도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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