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2014-02-28
에스프레소 추출은 다양한 커피 제조 방법 중에서도 단연 가장 까다로운 커피 추출 방법으로 손꼽힙니다. 주어진 30여초 가량의 시간을 통해 복잡하고도 다양한 변수를 정교히 통제해야하니, 짧고도 매력적인 하나의 실험과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커피량, 추출량, 추출시간, 분쇄도, 온도의 다양한 요소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한잔의 컵 퀄리티를 결정짓는 까다로운 변인이기도 하죠. 이 중 어느 하나의 요소만 변화하여도 드라마틱하게 샷의 결과는 변화하니 에스프레소 추출 방법의 논의는 각각의 변수를 가장 안정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추출에 영향을 주는 각각의 변인들을 정확히 통제하는 방법을 체득한다면 좋은 에스프레소의 추출을 위해 각각을 조율하는 것도 한결 쉽습니다. 결국 어느 하나라도 적절치 못한 상황아래에 놓여있다면 나머지 부분에서 문제를 보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미봉책에 불과 할 수 있습니다.
#1. 에스프레소 추출 전 준비사항
먼저 추출을 위한 도구들을 빠짐없이 준비합니다. 추출을 위한 데미타세는 뜨거운 물을 통해 사전 예열을 해두어야 하며, 스팀 밀크를 위한 밀크 피쳐는 차갑게 준비해 놓습니다. 잘 마른 타올과 적셔진 타올도 한 장씩 준비해 둡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사전(최소 30분 정도)에 켜두어 보일러와 머신 내부가 추출에 충분한 온도로 예열될 수 있도록 하며, 포터필터도 미리 머신에 체결하여 충분히 예열 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 데미타세 포터필터&필터바스켓
추출에 사용될 커피는 로스팅 된지 2주일 이내의 신선한 커피가 좋으며 그라인더 호퍼에 원두를 담을 때는 호퍼의 절반 이상까지 채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적은 양의 원두가 호퍼에 담겨있을 경우에는 그라인딩 되는 원두의 분쇄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라인더 호퍼 채우기
모든 것들이 준비가 되었다면, 첫 번째 샷을 추출 할 시점입니다. 유의할 점은 매번 머신을 켠 후 첫번째 추출되는 샷의 경우 기대한만큼 좋은 샷으로 추출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추출에 관여하는 장비들의 예열상태가 부족했거나 그라인더에 남아있을 수 있는 이전 분쇄의 원두 잔량 등의 원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따라서 첫 샷은 대게 그라인더와 머신을 추출에 충분한 상태로 워밍업하기 위한 시즈닝 샷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라이팬의 시즈닝 처럼! 첫샷은 양보하세요!
#2. 그라인딩 및 도징
예열을 위해 머신에 장착해둔 포터필터를 그룹헤드에서 분리합니다. 그라인딩 전 포터필터 내부의 바스켓에 남아있는 물기를 깨끗한 타올로 잘 닦아줍니다. 포터필터가 그룹헤드에서 분리됨과 동시에 공기 중에 온도를 빼앗기기 시작하기 때문에 모든 과정은 최대한 신속히 이루어져야합니다. 포터필터를 그라인더 토출구 하단에 위치하고 그라인더를 동작하여 1회분에 사용될 적정량의 커피를 담습니다.
도저가 있는 그라인더 의 경우 필요한 만큼만 동작시켜 그라인딩하고 레버를 당겨 갈려진 커피를 바스켓 내부에 골고루 담습니다. 도저리스 모델의 경우는 그라인딩과 함께 갈려져 나오는 커피를 바스켓 내부에 골고루 담을 수 있도록 합니다. 원두가 한곳으로 쏠려 담기는 형태보다는 바스켓 내부에 균일한 밀도로 골고루 담는 것이 좋습니다.
좌측부터 다운도징, 적정도징,업도징(오버도징) 시 추출 후 상태
바스켓과 사용하는 커피양은 추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각각의 바스켓은 추출에 적합한 적정 원두량이 존재 합니다. 바스켓의 적정량을 기준으로 너무 많이 담거나 너무 적게 담을 경우 원활한 추출이 어려울 경우가 많기에 좋은 샷을 위해서는 적합한 양의 커피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적정량을 기준으로 보다 많은 커피를 담을 경우는 업 도징(Up Dosing)이라고 하며 반대의 경우는 다운 도징(Down Dosing)이라고 일컬어집니다.
#3. 수평 고르기(Level)
적절한 양을 담았다면 이제 바스켓 내부의 커피를 균일한 밀도로 만들어주기 위해 수평을 고를 차례입니다.
한손으로 포터필터를 견고하게 잡고 반대편 손의 집게 손가락을 사용해 솟아오른 부분의 커피를 보다 덜 담긴 쪽으로 쓸어 옮겨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바스켓 테두리에 손가락을 가볍게 얹고 북→남→중앙→서→동의 순서로 수평을 만들어주는 동서남북법이 가장 유명합니다. 고르기가 마무리되고 나서도 여분의 커피가 남았다면 손가락으로 바스켓 외부로 가볍게 쓸어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바스켓 내부에는 항상 목표했던 정량의 커피가 담길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만약 그라인딩 후 커피가 너무 수북히 담겨있어 수평 고르기가 어렵다면 그라인더 거치대나 바닥에 포터필터를 두어 차례 가볍게 두드려 안정화 시킨 뒤 수평 고르기 작업을 실시합니다.
* 다양한 Leveling 방법들
포터필터에 커피 원두를 도징하는 과정에서 이를 골고루 분산시키는 레벨링의 중요성은 추출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커피 케잌의 특정 부분으로 추출이 편향되는 채널링 현상을 방지하며 커피 입자가 골고루 커피 성분을 추출해 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과정이므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레벨링 방법을 찾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1. NSWE(동서남북 법)
가장 직관적인 레벨링 방법 중 하나인 동서남북 법은 중앙을 중심으로 수북히 담긴 커피 원두를 손가락을 사용해 네 방향으로 흐트려주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중앙부를 중심으로 손가락을 이용해 바스켓 가장자리 밖으로 커피가 떨어지지 않도록 네방향으로 평평하게 커피 표면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며 이때 바스켓 내부의 전체적인 커피의 양이 골고루 균형감 있게 분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Stock fleth
대표적인 바리스타 테크닉 중 하나입니다. 사용하는 손가락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두개의 인접한 손가락의 사이로 커피가루를 쓸어내려 평탄화 작업과 고르기 작업을 실시하는 방법입니다. 여러 회 같은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보다 더 균형잡힌 도징이 되도록 합니다. 많은 노력을 통해 스피드와 커피 원두입자 분포에의 균일성을 높이면 가장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3. WDT (Weiss Distribution Technique)
미국의 존 와이즈(John Weiss)라는 아마추어가 고안해낸 방법으로 포터필터 바스켓에 구경이 같은 원통형의 아래가 빈 바스켓을 끼우고 커피 파우더를 담아 뾰족한 물건으로 일정한 패턴을 그리며 고르기 작업을 해주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채널링의 발생을 억제하고 가장 고른 추출을 보여주는 방법입니다. 다만 고르기에 시간이 꽤 소요 되므로 실제 커피숍에서는 쉽게 적용하기 어려운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비교적 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홈바리스타들에겐 망설일 필요가 없는 방법입니다.
4. 도징 툴을 이용한 방법
바스켓 상단을 다질 수 있는 별도의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나이프 형태의 도구나 전용 도징 툴을 사용해서 커피 가루를 분산시키는 방법입니다. 상부의 커피파우더를 가로 세로로 두드려가며 레벨링을 하는 방식이며 세밀하게 두드리는 과정에서 커피 입자를 고루 분산시켜 균일한 밀도로 바스켓 내부에 커피를 채울 수 있습니다.
잘못된 수평 고르기로 발생되는 편류 현상
다양한 편류 현상(Channeling)
바스켓 내부의 커피층이 일정한 밀도로 형성되지 못한다면 가장 연약한 부위 위주로 가압수가 흐르는 편류 현상(chanelling)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편류현상은 곧 불균일한 추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이를 최소화 할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4. 탬핑(Tamp)
탬핑은 커피층을 다져 견고히 하며 높은 압력의 가열수의 영향 아래에서도 균열이나 패임이 없이 이상적인 형태로 추출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먼저 포터필터를 견고히 잡은 상태에서 탬핑 매트나 스탠드에 포터필터 아랫부분을 안정적으로 거치합니다. 다음 반대편 손으로 탬퍼를 가볍게 쥐어 포터필터 바스켓내부의 커피를 일정한 힘으로 압착시켜줍니다. 이 때 엄지 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의 안쪽 부분을 통해 탬퍼의 상단과 바스켓의 가장자리의 수평을 가늠하여 치우침 없는 안정적인 탬핑을 실시합니다.
너무 과도하게 힘을 줄 필요는 없으며, 안정적이고 견고하게 압착을 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커피층이 균일하게 고른 밀도로 분포될 수 있도록 수평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입니다. 이후 탬퍼를 돌려주며 표면을 보다 매끈하게 정리해줄 수도 있지만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탬핑이 마무리 되면 마지막으로 포터필터의 양 걸쇠와 바스켓 테두리 상단에 남아 있는 커피 가루를 손으로 쓸어 깨끗이 정리합니다.
#5. 물흘리기(Purge)
포터필터를 장착하기 전 그룹헤드를 통해 소량의 물을 흘려보내줍니다. 일정량의 가열수를 흘려주는 과정을 통해 샤워스크린에 남아있던 꺼피 찌꺼기를 제거하는 효과와 적정온도로 그룹헤드 온도를 안정화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6. 장착(Mount)
부드럽게 포터필터를 그룹헤드에 장착합니다필터의 걸쇠를 그룹헤드의 홈과 일치시킨 후 체결하면 되는데 통상 8시 방향의 위치에서 장착하여 6시 방향 정도까지 돌려 고정시킵니다. 단단하게 고정되지 않을 경우 추출시 미끄러져 빠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견고히 장착시켜 줍니다.
#7. 추출(Pull)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면 데미타세를 포터필터 스파웃 아래 위치시키고 펌프를 동작시켜 에스프레소 추출을 시작합니다. 머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게 추출 버튼을 누르거나 레버를 조작하여 추출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추출 버튼과 동시에 머신 내부의 가열수는 포터필터 내부의 커피로 향하게 되고 이내 추출이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추출에 관여하는 재미난 요소가 있으니 바로 “사전 적심(Pre-infusion)”입니다.
사전 적심(Pre-infusion)은 9기압의 높은 추출압력이 다진 커피에 바로 적용되기 이전에 낮은 압력으로 커피를 적셔주는 기능입니다. 머신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사전 적심 기능 채용하고 있는데 대게 추출 전 3~5초 길게는 10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편입니다. 추출 시간의 측정은 통상 펌프를 작동시키는 시간부터 측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사전 적심 시간을 고려하여 추출 시간을 가늠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출 작동 이후 수 초가 지나면 스파웃 끝으로 검은색 방울의 에스프레소 초기 추출액이 맺히며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대게 이상적인 추출일 경우 초반 추출분은 점성이 강한 어두운 색체를 띄고 있으며 시럽처럼 천천히 떨어집니다, 이내 보다 밝은 적갈색의 흐름을 만들며 추출이 되는데 농밀한 점성을 가지던 흐름이 점차 밝게 변하기 시작하면서 데미타에세 담겼던 에스프레소의 빛깔 역시 농밀한 적갈색의 먹음직스런 톤으로 바뀌어갑니다. 추출흐름의 변화되는 색상을 관찰하며 샷을 마무리할 준비를 합니다. 에스프레소의 흐름이 옅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추출 종료버튼을 누르거나 추출 레버를 조작하여 추출을 종료합니다. 대략적으로 35~30 정도의 시간에 1 온스나 1.5 oz 정도의 샷을 얻었다면 성공입니다. 만약 목표한 추출양에 도달하는 시간이 20초 미만이라면 분쇄도를 좀 더 가늘게 하거나 커피를 좀 더 사용하여 다시금 추출을 실시합니다. 추출시간이 30초를 훌쩍 넘는 반대의 경우는 커피의 양을 줄이거나 분쇄도를 보다 굵게 조절합니다. 처음 추출을 접하는 경우라면 만족할 만한 샷을 위해 꽤나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만 많은 경험이 쌓인다면 샷을 조율하는 시간은 눈에 띄게 단축되게 됩니다. 어느 분야에서나 왕도는 없습니다.
#8. 추출 후 청결유지
추출이 완료되어 서빙까지 완료된 이후, 포터필터를 제거하고 그룹헤드로 소량의 물을 흘려보내줍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룹헤드의 샤워스크린에 남아있는 커피 찌꺼기와 커피 성분들을 제거하여 다음 추출을 위한 기본적인 머신청결을 유지합니다.
포터필터에 남아있는 커피 퍽이라고 불리는 커피 찌꺼기를 넉박스에 두드려 제거한 뒤 깨끗한 행주로 포터필터 바스켓 내부를 깨끗이 닦아 물기를 제거해줍니다. 추출 뒷정리가 완료되면 다음 커피를 준비하기 전까지 포터필터를 머신에 다시 체결하여 이후 추출을 대비해 포터필터의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진 출처 : http://coffeetea.about.com
ABOUT ME
잘 읽었습니다^^
기본이 제일 중요한법인데 다시 한 번 되세기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갑니다
커피를 추출할때마다 변수가 많은게 이렇게 재미있네요^^
커피장이라면 매일하는 레벨링과 탬핑인데 하면서도 항상 동일할까? 하는 의문을 갖게하네요ㅎㅎ
자세한 부면까지 잘 배우고 갑니다 !
잘 배우고 갑니다 ~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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