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커피의 감미료 설탕, 대중을 향한 설득력 있는 메세지

201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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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BAOK 결선에서 커피네스트 김승준 바리스타가 창작메뉴에 사용한 태국 도이창 지역의 커피꽃 꿀>



최근 국내에서 개최된 대부분의 바리스타 대회들에서 바리스타들은 커피가 가진 맛의 밸런스 가운데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맛의 중심을 'Sweetness(단맛)'로 꼽았습니다. 스윗니스를 중심으로 Acidity(산미)와 Bitterness(쓴맛)은 양념처럼 곁들여졌을 때 많은 대중들은 그 커피를 마시며 황홀해한다는 바리스타들의 스크립트를 보면서 우리가 어린 시절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았던 사탕이 떠오릅니다. 몇몇 학자들은 기호의 이유를 인간 진화에서 찾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처음 접하는 음료이자 음식인 젖의 지배적인 맛이 단맛이며, 그 맛에 어린 시절부터 길들여졌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결국 대중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단맛을 커피로 어떻게 풀어내는가는 커피 사슬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공 방식의 차이를 통해 단맛을 극대화시키는 프로세싱(내추럴, 허니 프로세싱 등), 로스터라면 배전이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당성분의 포인트를 어떻게 잡아낼 것인지 바리스타라면 추출시 커피가 가진 맛의 스펙트럼 가운데 초반부의 과당과 같은 과일의 산미를 추출하여 끊을 것인지 이어지는 자당과 같은 스윗함까지 잡아낼 것인지 밸런스를 위해 Bitterness함까지 추출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커피, 제2의 물결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고민은 사실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생산자는 오로지 양을 위해, 로스터는 그 커피가 가진 개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강배전이 아닌 커피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강배전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추출과는 상관없이 쓴맛을 설탕으로 포장할 수 있었던 전반적인 소비 환경까지 생각해 보면 설탕 자체가 커피, 제3의 물결에서 필수가 아닌 옵션이 되었는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설탕은 커피를 조금 더 대중들에게 설득력있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옵션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커피의 다양한 맛의 스펙트럼 가운데 쓴맛을 잡아주면서 좋은 밸런스를 선사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정제설탕을 사용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죠. 정제설탕의 역사는 인스턴트 커피의 역사와 유비관계에 있기 때문에 제3물결의 커피와는 묘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재료 같은 느낌이 드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따라서 필자는 최근 바리스타 대회들과 같은 특별한 행사에서 커피와 함께 사용된 몇가지 감미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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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BAOK 결선에서 시연중인 커피네스트의 김승준 바리스타>



커피꽃 꿀

한국인들이 년간 1인당 설탕을 소비하는 양은 약 23kg정도로 인류가 1인당 소비하는 평균적인 양에 근접합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산업군에서는 설탕의 소비가 다른 요식업계에 비해 극도로 꺼려지는 산업군이 아닐까 합니다. 판매자들이 설탕의 사용에 대해 '커피 본연의 단맛을 가릴 수 있기'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도 있지만 소비자군 역시 설탕의 사용을 꺼려하는 매니아 그룹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바리스타 대회의 창작메뉴에서는 커피의 단맛을 부각시키거나 밸런스를 잡기 위해 설탕을 첨가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대회의 성격상 바리스타는 흔한 정제설탕보다는 조금 더 특별한 설탕이나 시럽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꿀인데 꿀 중에서도 커피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꿀이라면 단연 커피꽃에서 채집되는 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꿀과 설탕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맛의 스펙트럼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설탕(특히 정제 설탕)은 단맛외에 다른 맛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재료들과 함께 사용되기 적합한 재료이지만 꿀은 단맛 이외의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꿀이 가지고 있는 설탕과 다른 단맛 이외의 맛을 커피와 조화롭게 이용한다면 분명 매력적인 재료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11월 29일에 개최된 한국 바리스타 협회 주관의 2014 BAOK 바리스타 챔피언십 결선에서 커피네스트의 김승준 바리스타는 전세계에서 콜롬비아와 태국 도이창 지역에서만 제조되는 커피꽃 꿀을 태국에서 공수해와 카스카라(커피열매의 과육을 말린 것)와 함께 시럽을 만들어 브루잉 커피와 에스프레소를 혼합한 커피에 넣어 창작 메뉴의 밸런스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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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커피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콜롬비아 빠넬라, 제품문의: 커피림(070-7621-9414)>



필리핀의 마스코바도, 콜롬비아의 빠넬라(Panela)

빠넬라는 넓은 의미로 설탕이라고 볼 수 있으나 기존의 정제 설탕을 비롯하여 비정제 설탕과도 다릅니다. 설탕이 우리의 식탁에 이르기까지 설탕은 산지에서 그리고 소비국에서 두번 정제가 이뤄집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산지에서 이뤄지는 가공 과정을 정제라고 부르진 않지만 사탕수수에서 나온 액즙(Cane Juice)안의 15% 가량의 자당만을 분리해내기 위해 원심분리를 하여 당밀(당 이외에 Cane Juice에 포함된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을 제거하는 과정을 제거한 원당이 수입되어 다시 한번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과정을 '정제'라고 부르기 때문에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산지에서 이뤄지는 분리 과정 역시 정제라 보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산지에서 이뤄지는 정제? 과정조차 베재한 전통방식의 설탕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필리핀 전통방식의 설탕인 '마스코바도 설탕'이 바로 그러한 유의 설탕입니다. 전통적인 설탕 제조 방식은 단순히 사탕수수를 베고, 자르고, 밀링(Milling)기의 기어 사이를 통과하면서 착즙되어 액체만 모아 끓인 후 수분을 없애 건조하는 방식입니다.


마스코바도 설탕 외에도 커피의 생산지인 콜롬비아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설탕이 존재하는데 그 이름이 빠넬라(Panela)입니다. 빠넬라 역시도 Cane Juice(사탕수수 액즙)를 따로 모아 여러번 끓이는 방식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고형화시키는 방식으로 마스코바도 설탕과 마찬가지로 미네랄을 비롯한 여러 영양소가 그대로 존재하는 설탕을 가리킵니다.




<Pulverizada 빠넬라 Trapiche의 모습>



최근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들에서 사용하는 움직임이 있어왔는데 물리적인 거리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필리핀의 마스코바도 설탕보다는 덜 보이는 감미료입니다. 국내에서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커피림에서 콜롬비아에서는 보기 드물게 위생적으로 빠넬라를 생산하는 Trapiche에서 만들어지는 Pulverizada 빠넬라를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커피꽃 꿀, 마스코바도, 빠넬라 등의 유니크한 감미료를 찬양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제 설탕 뒷면에 보면 100% 사탕수수라는 표기에서 볼 수 있듯이 정제 설탕 역시도 천연 감미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객을 설득하는 키워드가 단맛이고 그 단맛을 첨가할 때, 유비관계가 스페셜티 커피와 비슷한 맥락의 감미료가 있다면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요소로 고려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고민이 더 좋은 재료들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조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스페셜티 커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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