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비

  

운영자 19.12.31. 10:02
댓글 1 조회 수 3911

한동안(석달 가량) R9 One을 "다양하게" 사용해봤습니다. 솔직한 소감을 적어볼게요.


- 마감 : 뭐 로켓 답다 정도. 디자인은 토르 망치 처럼 생긴 헤드 디자인이 의외로 괜찮습니다. 남자가 쓰기에 왠지 좀 잘 어울리기도 해요. (이 말은 여성 분들이 선호할 디자인이라고 보기엔 좀 어려운 구석이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제 생각에는 가격적 측면에서 마감은 딱히 부족한 부분을 찾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만 전면 터치 디스플레이는 아쉽습니다. 차라리 외부 터치 패드로 뺐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거든요.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터치감이 좀 더 고급스러웠다면 하는 느낌. 그리고 압력 설정 방식이 조금은 더 편리해졌으면 합니다. 

헤드의 패들의 디자인도 나쁘진 않은데 압력 프로파일링 머신인만큼 패들링시에 보다 나은 조작감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단 생각은 듭니다. 지금은 패들을 움직일 때 아주 스무스합니다. 그런데 또 막 그렇게 나쁜 느낌은 아닙니다. 

전체적인 디자인 측면에서는 호주에서 커스텀 한 모델이 있는데 그 사진을 보면 참 이뻐 보입니다.  





- UX : 프로파일링 디자인시에 앱 연동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패들링으로 압력 프로파일링을 가져가는건 재밌고 유용합니다. 하지만 자율 프로파일링 모드에서는 그룹헤드의 패들로 압력 수치를 커브형태로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만, 이렇게 만든 커브를 여러 세트로 저장하는 기능이 없어서 좀 아쉽긴합니다. 하나만 저장이 가능하거든요. 물론 수동으로 압력 구간을 설정하는 프리셋은 몇개 설정이 가능합니다. 대신 프로그램 모드에서는 자율 커브 곡선 대신 구간별 압력 세팅만 가능합니다. 즉 프로파일링 디자인 시에는 곡선형이 아니라 계단식 형태로 그립니다. 시네소의 MVP 모델의 다단 램프업 다운과 비슷하게요.

 그런데 앞으로는 아마 압력 커브를 조절하는 형태보다는 아예 플랫 프로파일로 압력 자체를 조절하기 위한 접근이 더 두드러질 것 같아서 그런 의도에서는 꽤 괜찮을것 같습니다. 저라면 프리인퓨전 구간 조합과 4바, 6바, 9바, 10바 세팅 등으로 커피에 따라 프리셋으로 만들어서 사용할 것 같습니다.  


- 추출 : 앞서 좀 이야기 하긴 했습니다만 프로파일링 기능은 일단 유용합니다. 구형 라마르조코의 스트라다 EP 같은 형태의 압력 프로파일링이 아니라(기존 스트라다 EP는 추출 압력을 피드백 받아서 그 추출 압력을 구현하게끔 RPM를 조절합니다만 이 때문에 불거지는 추출 불안정성이 많이 회자 되었죠. 예컨데 9바 구간에서 채널링이 발생해서 압력이 감소하면 그걸 다시 끌어 맞추려고 RPM이 증가하거나 한다던지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아예 투입 압력을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즉, R9 One은 Driving Pressure 자체를 조절합니다. 투입 압력 자체를 사용자가 원한대로 바꾼다는 이야기입니다. 추출 압력을 확인하기에는 좋은 방법이고, 사용자가 명확하게 압력을 설정하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세팅 압력은 실제 디스플레이상에 보여집니다. 전면부 압력 게이지는 단순히 투입 압력을 보여주는 건 아니고 어느정도는 실제 퍽에 걸리는 압력을 반영해줍니다. 사용자로서는 확인 할 수 있는 방향등이 많을 수록 좋죠. 압력 조절 가용 범위는 최대 10바 입니다. 아마 더 높혀도 좋을 듯 한데 현재로서는 기본 세팅 상에서는 10바가 리밋입니다. 

R9 One의 경우는 추출시간에 있어서 어떤 프로파일이던지 Ramping Up 구간이 충분히 주어집니다. 0초에서 10바를 세팅하더라도 바로 10바로 점프하지 않아요. 기어펌프의 RPM 구동 속도를 생각하시면 되고 이로 인해서 스무스하게 압력이 증가하게 됩니다.(제로백 도달하기 전까지 지연시간 생각하심 됩니다.) 물론 압력 세팅에 따라서 Ramp UP 구간의 길이는 가감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도 소프트 인퓨전 기능이 어느정도 적용된 형태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온도 유지 능력은 많이들 좋아하시는 라마르조코 상업용 라인 리네아(Linea)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 총평 : 겪어본 바(이탈리아 공장도 방문해봤습니다) 로켓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기술 개발에 나름 투자를 많이 합니다. 더 발전될 여지도 많긴 하지만, 돌이켜보면 브랜드 가치도 이정도면 비슷한 경쟁군들(6~7년전쯤만해도 가정용 1그룹 시장엔 퀵밀, 베제라, 비비엠, ecm 등등 다양한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만) 중에서 가장 독보적인 성장과 기술 투자를 하고 있는 회사라고 보여집니다. R9 One 만 해도 실제로 제작될 줄은 몰랐죠. 타 경쟁 회사는 여전히 특허가 만료된 e61 형태의 그룹헤드와 이제는 그리 효율적이지 못한 써모싸이펀 구조 기반의 머신들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로켓의 R9 One은 이 가격대에서 경쟁 모델이 없습니다. 독립형 듀얼 침출식(포화) 그룹헤드, PID 온도 제어, 압력 프로파일링 기능, 물통 직수 사용 모두 가능 등등에 경쟁 모델과 대비 작은 Foot Print 로 적은 공간만을 차지합니다. 


저는 라마르조코의 GS/3를 약 2년간 사용해보았었고, 현재는 키스반더웨스턴의 스피드스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R9 One은 확실히 재미있습니다. 앞으로 에스프레소의 추출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질텐데 R9 One의 추출 압력 프리셋 기능은 그런 점에 있어서 현장에서 직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솔직한 생각에선 고정압 머신들이 앞으로 다양한 변화에 아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거든요.

여튼 앞서 설명한대로 R9 One은 몇가지 아쉬운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만 그럼에도 이 가격대에서는 여전히 경쟁 모델이 없습니다. 유일한 경쟁 머신이라면 압력 대신 유량을 조절하는 달라코르테 미나(Mina) 정도가 될 수 있겠네요. 혹시 더 있다면 알려주시면 차후에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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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zarinewhale

2019-12-31 11:57  #1130908

좋은 글입니다. 여러가지 빈과 로스팅, 그리고 사계절이 있어 환경변화가 큰 한국의 경우에는 고정압머신으로는 조금 아쉬운 경우가 많아질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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