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비

  

  최신예 기술로 무장한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가 홍수와도 같이 쏟아진다. 매장들의 세팅도 함께 더욱 화려해지는 가운데 우리는 다시 원초적인 질문을 건네고자 한다.


'그러한 세팅이 갖춰진 매장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가?' 


Inventory 세션에서는 짧게, 핵심만을 간추려 매장 세팅 및 운영의 핵심 철학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커피볶는곰의 현성주 대표에게 솔직한 생각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IMG_0163     커피볶는곰의 세팅

  • 에스프레소
    • 에스프레소 머신 : 산레모 오페라 2gr
    • 그라인더 : 매저 로버(도저 모델), 안핌 슈퍼 카이마노(티타늄 버, 도저 모델)
    • 정수 시스템 : Brita Finest C500(소듐 이온 교환 수지)
  •  브루잉 바
    • 그라인더 : EK43(DLC 코팅 버)
    • 브루잉 머신
      • Bunn Trifecta
      • Wilfa precision brewer
      • Bonavita coffee maker
    • 정수 시스템
      • Brita C1000 AC(활성탄 블록 필터)
      • Brita C50 Quell ST (수소 이온 교환 수지)
      • Brita Finest C150(소듐 이온 교환 수지)
    • 로스팅
      • 디드릭 2.5T
      • 크롭스터
      • 측정도구
        • 수분측정기(GMK-99C)
        • 수분활성도(Aqualab Pawkit)
        • 색도계(Roami)


Q&A


Q. 커피볶는곰의 컨셉은?(커피볶는곰의 커피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밥 같이 매일 마셔도 편안한 커피, 그리고 사람이 하는 커피. 음료로서는 '곰' 이라는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가는 커피를 지향한다. 그러면서도 생두가 가지는 고유의 특징을 잃지 않아 편하지만 색다른 면도 있는, 커피가 가진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거부감 없이 맛보여 주고 싶다. 또한, 이러한 재료가 혼자 서는 것이 아닌 재료를 고르는 눈, 의도에 따른 로스팅, 이 모든 것을 한 잔의 커피로 만드는 추출 단계까지 거치는 사람의 손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인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Q. '스페셜티 커피' 란 단어는 커피볶는곰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기준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하나는 재료, 그리고 그걸 다루는 사람. 

재료로서의 스페셜티 커피는 '제철 과일로서의 커피' 다. 아예 매장 앞에 현판으로 붙여놓았을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며, 고객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과일같은 단 맛과 지속성이 좋은, 높은 품질의 커피를 확보하는 것이다. 

사람으로서의 스페셜티 커피는 위와 같은 기준으로 선택된 좋은 재료의 향과 맛을 로스팅부터 추출까지 흐트러짐 없이 고객의 손으로 전하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그 안에 숨은 사람들의 노력이다. 좋은 재료와 좋은 로스팅, 좋은 추출까지 이어져 한 잔의 커피로 제공되는 것 까지가 우리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스페셜티 커피이다.   



Q. 결국 '커피볶는곰' 이 말하고자 하는 커피의 제 1 요소는 무엇인가? 

소통이다. 커피를 키우는 농부도, 장비 제작/판매자도, 로스터도, 추출을 담당하는 바리스타도, 고객도 결국은 모두 서로 뗄 수 없는 상호작용 안에 있다. 좋아하기에 더 알고 싶고, 그러기에 더 잘 하고 싶고, 그런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 재료로서의 커피도 매력적이지만 이러한 상호작용의 가장 효율적인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 커피이고, 이 모든 과정을 다루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이들의 연결과 소통이 가장 첫 번째 요소라 생각한다. 



Q. 가장 즐겨 쓰는 재료를 꼽는다면? 

개인적으로는 워시드 커피를 선호하는 편이다. 커피를 선택하는 기준이 지속성(맛이 오래도록 유지되는 것)과 깔끔한 새콤함과 달콤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워시드를 선호하게 되었다. 특히 코스타리카 워시드, 그 중에서도 ASOPROAAA 조합의 라안티구아 농장 커피를 좋아하고 현재 3년 정도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 커피와의 만남이 꽤나 재미있었다. 커피를 소개하는 비즈니스 커핑 자리에서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은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 강했 는데, 커피를 볶은지 3일 정도의 기간이 지나자 전체적으로 산미와 단 맛의 밸런스가 단단하게 잡히고 마치 유제품과 같은 부드러운 질감으로 확 풀려 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20일까지 두며 일별로 맛을 보았는데, 40분이 넘는 커핑 시간에도 지속성이 좋아 커피볶는곰의 메인 블렌딩인 메이플 블렌드의 기반을 담당하도록 배치하게 되었다. 이후, 직접 조합과 소통하는 헌터를 통해 ASOPROAAA 조합의 사정을 듣게 됨으로써 커피에 대한 믿음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별 일감 없이 한량처럼 지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커피 농사를 알려주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점점 조직을 단단하게 굳혀 가는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사용하는 라 안티구아 농장의 모습을 보며 철저한 관리와 3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농장주의 점점 더 좋은 커피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듣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와 함께 도착한 커피는 이전의 좋은 밸런스와 함께 오렌지필의 아로마를 품고 있었고, 우리는 좋은 커피에 대한 다른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 단순히 그 해 맛이 뛰어난 커피만이 아닌, 좋은 마인드의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커피가 좋은 커피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Q. 어떤 의도로 세팅을 하였는가? 


- 세팅의 전반적인 컨셉은? 

궁합과 일관성이라 말할 수 있다. 다양한 커피에 맞는 로스팅을 하고, 그 향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게 그라인딩 하며, 내 의도에 맞게 추출할 수 있는 세팅을 맞추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일관적인 퀄리티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함에 중점을 두고 에스프레소/브루잉 환경을 구축했다. 결국 손님과 마주하는 것은 바리스타이기 때문에, 기기의 경우 조작의 편의성과 메모리 기능이 있는 도구를 선택하고자 했다. 


- 로스팅 

로스팅에 앞서 생두를 점검한다. 좋은 재료를 샀더라도 그것이 보관 중 변할 가능성이 많은데, 커피볶는곰에서는 커피 생두의 함수율과 수분활성도를 함께 측정하여 어느 것을 먼저 사용할지, 그리고 현재 보관 상태가 어떤지를 매 번 체크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실제 로스팅 단계에서는 디드릭 로스터 Diedrich 2.5T 를 사용 하고 있다. 로스터를 선택할 때 가장 중점으로 두었던 것은 ▲상미기한 을 길게 가져갈 수 있을 것 ▲안팎을 고르게 볶을 수 있을 것 이었는데, 이러한 점에서 디드릭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가격도 타 프리미엄 로스터에 비해선 저렴한 편이다.) 여타 로스터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열원이 세라믹 히터라는 점과, 드럼의 회전수가 45rpm(1분에 45회전)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전도열과 복사열의 비율이 다른 로스터기와 다른 의도로 설계 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이에 쓰이는 재료는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가? 여러가지로 테스트 해 본 결과 밀도가 비교적 단단하고, 모양이 타원형에 가까운, 일반적으로 로스팅 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커피가 오히려 골고루 잘 익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세라믹을 이용한 인프라레드(Infrared : 적외선) 히터의 영향이라 볼 수 있는데, 좋은 커피의 맛을 오래 보존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우리와 궁합이 잘 맞는 로스터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로스팅 로그를 크롭스터 Cropster 로 보존 및 관리함으로써 퀄리티를 지속할 수 있는 바탕을 가져가고 있다.    IMG_0161 


- 추출(에스프레소/브루잉) 

에스프레소는 현재 산레모 오페라와 매저 로버(코니컬 버), 안핌 슈퍼 카이마노 티타늄(플랫 버)의 조합과 브리타의 Finest C500(나트륨 이온 교환 수지 필터)의 조합을 사용하고 있다. 2010년 오픈 때 부터 2015년까지는 라마르조코 리네아 4그룹을 사용했는데, 오버 도징을 하더라도 충분히 밀어낼 수 있는 힘과, 연속 추출에도 부족함 없는 넉넉한 보일러, 그리고 레고같이 정감가는 디자인까지, 이 머신이 바로 커피의 솔직한 모습-생얼을 보여줄 수 있는 머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서모스탯을 PID 온도 조절 방식으로 바꾸고, 솔레노이드 추출 버튼(직수/가압수)을 장착해 그 포텐셜을 최대한 끌어내고자 했다. 아쉽게도 이제는 머신이 노쇠하여 잠시 은퇴했지만 참 많은 정이 들어 버리지 못하고 있다. 리네아를 통해 압력의 변화, 프리/애프터 인퓨전의 영향, Brew ratio 등의 다양한 실험과 데이터 기록을 시작하다 보니 이런 수치들을 계량화/정량화 해서 더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머신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선택한 것이 산레모의 오페라이다. 프리 인퓨전, 그리고 추출 시, 애프터 인퓨전의 압력과 시간을 모두 조정할 수 있으며, Brew ratio 에 따른 유량 세팅이 기본적으로 되어 있어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이런 사항을 동봉된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관리가 가능한데, 기록과 관리를 중요시하는 커피볶는곰에서는 성향이 잘 맞는 머신이다. 에스프레소 그라인더로는 매저 로버를 주로 라떼용으로, 안핌 슈퍼 카이마노 티타늄을 아메리카노 용으로 사용하고 있다.(세팅 시 테이스팅에 따라 바뀔 경우도 있다.) 이는 매장에서 라떼를 많이 드시는 주부 손님들을 고려해, 라떼에서 좀 더 플레이버가 강하게 발현되도록 의도한 것이다. 아메리카노는 근처 학원 선생님들이나 직장인들이 식후에 마시러 오는 경우가 많아 깔끔한 맛을 제공하기 위하여 플랫 그라인더를 사용해 추출하고 있다. coffeegom_esp   브루잉은 EK 43 그라인더를 통해 플레이버의 강한 발현과 클린컵을 확보하고, 다양한 추출도구를 활용하여 Brew ratio를 기준으로 한 무게 기반의 추출을 한다. Bunn의 트라이펙타 Trifecta 는 전자동 에어로프레스 같은 싱글 컵 브루잉 머신인데, 투입되는 물 양을 비롯해 내부에서 공기방울 세탁기 처럼 돌아가는 터뷸런스의 빈도, 세기, 누르는 힘과 시간, 온도 등 13가지의 다양한 변수를 바리스타가 직접 수치를 입력하며 추출할 수 있는 도구다. 로스터리로서 다양한 커피를 사용하는 만큼, 실제 수치의 변화를 통해 커피가 가진 포텐셜을 다르게 발현시킬 수 있어 다양한 레시피를 실험해 보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커피볶는곰에서는 브루잉 바를 별도로 두고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특기할 만한 것이 바로 '워터 바 시스템' 이다. 브루잉 커피를 주문할 시 카본/수소 이온/나트륨 이온 필터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으며, 세 가지를 한 번에 맛 볼 수 있는 '워터 테이스팅' 코스도 운영하고 있다. 


* 관련 기사 : [Brita x 커피볶는곰] "같은 커피를 다른 물로 맛보다" 워터 테이스팅 바 오픈 , 블랙워터이슈, 16.01.08   



IMG_0162 커피볶는곰의 브루잉 바 세팅 ⓒCoffeegom



 Q. 미래에 대한 계획은? 

커피볶는곰은 우리와 만나는 한사람, 한사람이 커피의 다양성을 접하고, 스스로가 좋아하는 커피를 찾아가는 다정한 안내자가 되고자 한다. 현재 곰커피캠퍼스와 커피볶는곰에서 연구/개발된 자료를 공유하는 '프리즘'(www.prism.coffee) 을 새롭게 개장했으며, 그리고 그와 연결된 사람들이 정보를 나누는 소통의 매개로서 활용하고자 한다. 세미나&클래스(이벤트) – 매거진(컨텐츠) – 리테일 샵 & 코워킹 스페이스(공간) 등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지식 관계망과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커피를 통해 좀 더 재밌게,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고자 히는 것이 목표다. 



Q. 매장을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내가 하면 달라‘ 라는 전제를 맹신하면 안 된다. 모두가 고민을 하고 시작하는 것에는 다름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생업으로서 매장을 하는 것 사이의 밸런스를 잡는 것이 가장 힘들고 가장 중요한 일이다. 혼자만의 것이 아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맛과 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관련 세션 바로가기 inventory_gom_banner_600x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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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은 커피 관련 컨텐츠를 만들면서 크게 두 가지 일을 합니다. 리뷰, 그리고 워크샵.

다양한 커피 관련 제품에 대한 리뷰, 그리고 새로운 관점의 실험들을 통해 실증적 정보를 전하고,

이러한 것 들을 실제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워크샵의 자리도 가집니다.

일방적인 지식의 전달로 진행되는 ‘세미나’ 보다는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는 ‘워크샵’ 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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