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4님의 글에 댓글을 달려하다가 드리고 싶은 말이 길어져 그냥 글로 남깁니다.
우선, 좋은 기회가 꼭 올겁니다.
저도 그렇게 힘들게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분명 이런 고비의 시간이 있었던 혹은 있는 사람들이 많을겁니다.
분명하게 해줄수있는말은
그 시간동안에도 계속해서 커피를 마시고, 글을 읽으며, 좋은 원두를 찾는일과
그것을 컵에 내어주는일을 멈추어서는 안된다는 것 입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 하자면, 어느 초록문이 있고 천장이 높은 스페셜티 카페에서
커피를 맛보고 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때부터 커피에 대해 궁금한게 많아졌고, 책들을 구매해 읽어가며 호기심들을 풀어갔습니다.
어느순간 일을 해보고싶더군요. 다니던 학교를 잠시 쉬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제 역할을 해나가니 '커피 바이저'라는 사람이 다가와서 말하더군요?
"젊은 학생! 혹시 커피가 궁금해서 일하는거야? 우리 회사가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열심히 일해줄 사람이 꼭 필요한데 본사에서 커피교육을 받아보는건어때? 월급받으면서 말야."
저의 커피 첫걸음은 그것이였습니다.
'고작 프렌차이즈 알바' 라고 선배, 친구, 가족들까지도 말리던 그 일이
저에겐 특별한 기회가 되었던거죠.
별거 아닌 일처럼 보였겠지만, 저에겐 유일하게 커피를 만질수있는 곳이였습니다.
뭐 결국엔 커피를 알아갈수록 더 좋은커피를 찾게 되어가면서 본사에서 나오게 되었고
또 다시 일자리를 찾으며 긴 시간을 기다리고 버텨야 했습니다.
경험을 쌓을수있는, 커피를 만지며 배울수있는 곳 말이죠.
기다림 끝에 일자리를 찾았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요.' 입니다.
스페셜티를 만지는 카페들은 더 실력있는, 경험있는, 자신있는 사람을 원하더군요.
그래도 저는 커피를 만지는일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온갖 커피 도구들을 사서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말이죠. 한잔 두잔 먹어가며 어느 나라, 어느 품종, 어떤 가공, 어떤 로스팅, 어떤 도구마다
무엇이 다른지 노트에 미친듯이 적어갔습니다.
집 근처에 좋은 원두를 취급하는 카페에서 그렇게 미친듯이 노트를 써가는데
이번엔 사장님이 다가오더군요.
"젊은 학생! 혹시 커피 공부하는 사람인가? 커피에 대해서
궁금한게 많다면 세미나에 와볼래? 조금씩 배워가는게 많을거야."
몇달 아니 거의 1년정도의 긴 고비끝에 다시 기회가 온것이였습니다.
세미나 후에 카페 청소를 조금 도와주고 드립커피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사장님과 함께 그동네 아주머님들을 가르쳐주기도했고, '꿈을 찾는 학교'
선생님이 되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온갖 로스터즈들을 돌아다니며 봐왔던 안목으로
동네 카페 사장님들에게 원두를 추천해주는 사람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배고팠던 시절을, 하지만 커피때문에 신나했던 시절을,
마음대로 되지않아 낙담했던 시절을, 직접 내린 탄자니아가 너무 맛있어서
눈물흘렸던 그 시절을 그렇게 지나고 나니
이제야 자신있는 사람으로 봐주더군요.
그 시간까지 3년 남짓이 걸렸습니다.
분명 저의 커피라이프에는 더많은 굴곡이 있었겠죠. 그리고 앞으로도 많을겁니다.
그리고 말씀드리자면 저는 현재 전문적인 바리스타가 아닙니다. 알고있다고 생각된것들도 정녕 제것이 아니였고, 아직도 지도받고 교육받으며 연구하고 연습할 기회를 찾고있습니다.
더 정교하고 완벽한 에스프레쏘와 라떼,
브루잉 커피와 시그니쳐 커피를 위해 공부했던 시간들도 있었고,
로스팅과 커핑을 위해 교육을 받아가며 힘썻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서울 근처 그어딘가에 세미나가 열린다고만 하면 미친듯이 뛰어다녔습니다.
실력있는 유명한 바리스타의 영상과 인터뷰 SNS마저도 놓치지 않았죠.
어디 커피가 괜찮다던데, 언제쯤 대회가 열린다던데, 어떤책이 커피공부하기 좋다던데.. 방방곡곡
뛰어다녔기에 더 빠른시간안에 발전할수 있었지만요... 분명한건!
정말 성실한 마음으로 한자리에서 하나만을 바라보며 열심을 기하면
언젠가 좋은기회가 어떤방식으로든 찾아옵니다. 그때 기회를 잡으시면 됩니다.
죽으란 법은 없으니까요. 가슴 따듯한 일들만 있진 않겠지만, 살아가면서 얼마나 맛난 커피들을
먹게 되겠어요? 그 마음 하나로 하루하루 웃으며 지내는겁니다.
글이 아주 길어져서 댓글이 아닌 글로 남기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제가 자주하는 말인데,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다짐을 담아
"그럼에도 화이팅" 당장 무언가가 당신을 끌어 올려주진 않을겁니다. 그럼에도 화이팅 힙내봅시다!
낙담할때마다 힘이 되어준 책이있는데 그것도 추천해드릴까요? 이병률-"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우울할때에도 다시금 드립포트를 들게 해주었던 책입니다. (커피관력서적아닙니다..!하하하)
이 밖에 커피 이론이나 포럼등 정보 공유하는 해외사이트라던지, 커피 관력 서적이던지,
추천 카페, 등등 어떤것이든지 제가 잘 알고있는 분야라면 다 알려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어떤 어려운 의미의 글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커피를 함께하고 싶은 사람으로서의
응원하는 글임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커피가 있을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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