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인 라운지

  

안녕하세요 

커피나무 생리학과 유전학을 바탕으로

커피를 큐레이션 하는 파이오니어 커피입니다.


한해 잘 보내셨나요. 벌써 12월 입니다

올해 전 다양한 걸 처음 하는 해 였네요


일인 매장도 오픈하고, 조직배양 한다고 기기도 들이고 결혼도 했습니다

다 처음 하는 것들 ㅋㅋㅋ

조직배양 기기는 중고로 샀는데 고장난 제품이 왔군요 ,, 노후는 감안했지만

그렇다고 작동 자체가 전혀 의미없는 기기를 보낼줄이야 ;

회사측에선 정상 작동이라고 했고 식품 회사라서 믿고 샀는데 ㅋㅋㅋ

이래서 중고는 가급적이면 직거래 해야하는군요.


우선 오늘 다룰 내용은 커피 체리 색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예전에 옐로체리와 레드체리의 차이점이 뭔가 해서 찾아봤는데 커피의 경우 상세한 자료가 없었습니다

다만 과일 외피의 색은 색소체의 종류와 조합, 양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커피도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유추했었죠.


이전 포스팅에서 핑크체리에 대한 내용을 다뤘었고 토마토를 예로 들었어요.


이번 논문은 다양한 색을 가진 커피 체리 - 옐로, 레드, 퍼플등-의 유전적인 배경과, 색을 이루는 색소체들을 비교한

논문입니다.

가려운 부분을 굉장히 잘 긁어준 주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요런게 궁금했거든요 


그럼 시작


Transcriptome and carotenoid profiling of different varieties of Coffea arabica provides insights into fruit color formation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커피 열매 또한 여러 색을 가진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

미 성숙 커피 체리일 때는 초록색이지만 익어가면서 점차 노란색, 주황색 그리고 빨간색으로 익어가는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알려진 몇몇 품종들은 다 익었음에도 빨간색 외피가 아닌 노란색이나 주황빛 또는 보라색의 체리 색을 보이곤 하는데요

예를들어 옐로버본, 옐로카투아이등 옐로시리즈와, 핑크버본, 오렌지버본, 기타 다른 색을 띄는 체리들은

분명 빨간색과는 조금 다른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꽃잎이나 잎, 과일 외피의 색은 색소체라고 불리는 안토시아닌, 플라보노이드, 클로로필, 카로티노이드

그룹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가을철 푸른 잎이 울긋불긋하게 변하는 이유도 광합성을 담당하고 녹색을 띄게 해주는 클로로필이 분해되면서

다른 색소체들이 증가하기 때문이죠


오래전 브라질에서 보고된 내용중 하나는, 옐로체리의 경우 하나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노란색 체리를 가진 커피와 빨간색 체리를 가진 커피를 교배시켜서 진행한 실험이였어요.

마찬가지로 버본의 돌연변이인 카투라도 열성유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커피체리의 *전사체를 분석해서 각각 다른 색을 가지는 체리들의 유전자 발현이 어떤 양상을 띄는지 알아본 논문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색을 띄는 색소체들의 종류의 양적 비교도 진행했어요

* DNA는 단백질로 번역되기 위해 우선 RNA로 전사되는데, 이 RNA들을 정성, 정량적으로 분석해서

유전자 (일반적으로 DNA라고 알고계시죠)의 발현 유무와 양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사실로부터 유추해보자면 과일의 색은 다양한 색소체들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달라지니

커피체리의 경우도 색소체가 다를거라고 생각할 수 있고, 각각의 색소체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다르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4개의 체리

이번 실험에 사용된 체리들은 레드(RF), 옐로(YF), 오렌지(ORF), 퍼플(PF)입니다.

세부 품종정보든 없으며 중국 농업기지에서 재배한 아라비카 품종으로만 진행되었어요.


왼쪽부터 퍼플 레드 오렌지 옐로

얼핏 보면 퍼플은 오버립으로 보이죠. 근데 퍼플이랍니다

그리고 오렌지는 핑크버본등의 색과 유사해요. 핑크버본 사진들 보면 진짜 핑크색이 아니고

저런 류의 빛바랜 레드, 또는 오렌지색이거든요.



유전자발현의 차이

이번 논문의 기술적인 측면은 생략하고 진행하려고 합니다.

일단 저도 실무를 자세하게 설명하긴 어렵기도 하고 사전 배경지식이 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그런 기술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서로 다른색의 체리들을 유전자 수준에서 알아보기 위해, 서로 짝지어서 다르게 발현된 유전자들을 알아봤습니다

DEG (differentially expressed genes)

각각 체리들을 짝지은 후 유전자 발현을 비교해서 얼마나 많은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 했는지, 발현 패턴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위에서는 어떤 유전자가 어떤 체리에서 더 많이 발현했는지, 적게 발현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럼 발현이 서로 다르다는 기준이 뭘까요

일반적으로 발현 값을 표준화 해서 log2 fold change =>1 일때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두배 이상 차이가 있을 때 부터 차이가 있다 라고 하는거죠

예를들어 오렌지에서 A라는 유전자가 4 만큼 발현됬고, 퍼플에서도 A라는 유전자가 2만큼 발현됬으면

발현이 서로 다르니까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위 결과에서 눈여겨 볼 만한 것은, YF와 나머지들을 비교한 값과 오렌지, 퍼플, 레드끼리 비교했을 때

YF그룹이 더 많은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에요.

확실히 오렌지와 레드는 서로 다르게 발현하는 유전자가 적습니다


더 자세한 연구가 진행되어야겠지만 오렌지역시 레드계통에 가깝기 때문에 (옐로인가 ?)

어느정도까지는 색소체 합성이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선 커피체리들의 색만 다르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품종의 차이가 한 몫 했을 수도 있어요



옐로색의 차이

위에서 네 품종을 짝지어서 유전자 발현을 비교 했죠. 그래서 어떤 기준에 의해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고

그렇게해서 총 9877개의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했습니다. 그리고 각 품종들과 다르게 발현된 유전자들의 발현 수준을

비교해서 위와 같은 heat map을 만들었어요. 빨간색은 더 많이 발현됬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각 행은 유전자, 컬럼은 품종입니다.  근데 각 품종마다 3개씩 되어 있죠. 한 품종당 3번의 반복을 한 결과에요

그리고 각 품종들은 가지로 묶여있는데 잘 보시면 처음에 YF와 나머지들로 분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분리된 세 품종은 다시 서브그룹인 레드와 오렌지, 퍼플로 분리되었어요.


발현 패턴을 비교해봤을 때, 옐로는 다른 색의 체리들과 다른 양상을 띄고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레드와 오렌지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퍼플도 유사하기 때문에, 옐로와 나머지들을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옐로 vs 레드, 옐로 vs 오렌지, 옐로 vs 퍼플 요렇게요



각각을 비교했을 때 결과입니다

음 

여기에 대해서 크게 할 수 있는 말이 없네요

다음으로 넘어갈게요


커피 체리색 관여하는 색소체 유전자들

커피 체리의 색은 색소체들에 의한 변화라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다르게 발현되는 유전자들 중에는 색소체 합성에 관련있는 유전자들도 있을겁니다

아래 그림은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아닌 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 중 일부의 발현 패턴입니다

이들 중 유난히 옐로(YF)에서 발현이 적거나 많은 유전자는 옐로 색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겠죠

카로티노이드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

저자들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먼저 카로티노이드 생합성 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 패턴을 비교했습니다

우선 각 박스는 색소체들 입니다. 그리고 화살표 위 혹은 옆에 빨간글씨는 합성경로에 관여하는 효소들이에요

각 박스의 색에 대한 설명은 없는데, 그 색소체의 색상으로 생각됩니다

오른쪽 범례는 옐로체리와 나머지 체리들을 비교했을 때 효소들의 발현 값입니다. 양수는 나머지 붉은 컬러계열 체리에서

발현이 더 많다는 뜻이고, 음수는 옐로체리에서 발현이 더 높다는 뜻입니다.


카로티노이드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은 대부분 옐로보다 나머지에서 발현이 높죠. 

옐로체리에서 더 높게 발현된 유전자들은 PSY, CCD7, NCED, ABA2등이 전부네요


하나하나 콕 찝어서 설명하긴 좀 어렵구요. 이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색에 관여하니 아 이런차이가 있구나

정도로 봐 주세요


페닐프로파노이드,플라보노이드,안토시아닌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

나머지 색소체 그룹입니다. 

빠진 그룹으로는 클로로필이 있는데, 클로로필은 광합성을 수행하는 색소체고 초록색을 띄기 때문에 제외됬어요.


페닐프로파노이드 합성경로는 식물체의 많은 2차 대사산물생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생산물로는 플라보노이드 그룹이나 이것의 서브 그룹인 안토시아닌 그룹, 식물체의 구조를 담당하는 리그닌등이 있죠


아래 그림은 페닐프로파노이드-플라보노이드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 패턴입니다



보시면 대다수의 유전자들이 옐로보다 나머지 체리에서 발현이 더 높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근데 왜 유전자가 하나가 아니고 많냐고 하실 수 있는데, 보통 진화과정에서 gene duplication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구조와 기능이 유사한 유전자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어요


위 그림은 안토시아닌 생합성 경로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들입니다

두 유전자 모두 옐로에 비해 두배에서 세배정도 많은 발현을 보이고 있어요

안토시아닌은 보라색-붉은 계열을 주로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으니 옐로에서 발현이 적은게 납득이 가는군요


핵심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조절 유전자들(전사인자-TF)

신호전달경로는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한 편인데요, 지금까지 다뤘던 내용에서는 생합성에 관련된 주요 유전자들의

발현 수준을 통해서 생산물의 양적 수준을 가늠했습니다. A -> B 라는 경로에서 이 둘의 반응을 촉매하는 C가 있다고 했을 때

C의 발현이 높으면 B가 더 많이 생산된다고 볼 수 있겠죠.


근데 생물은 그 외에도 수많은 직-간접적인 효소들이 존재합니다. 

전사인자라고 하는 단백질들은 주로 유전자 프로모터 부위에 결합해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곤 하는데요

이런 단백질들이 발현을 미세하게 조절하고 관여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들도 색소체 생합성 경로에 관여하는 전사인자들의 발현 패턴을 분석했습니다

A-G는 각각 아래의 전사인자들입니다

MYB, bHLHs, AP2/ERF, NAC, MADS, AUX/IAA, and WRKY TF

사실 이들은 모든 신호전달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이렇게 대량으로 다뤄서는

의미있는 결과를 얻긴 힘들 것 같습니다


MYBs전사인자들은 이전 핑크버본 포스팅에서 다뤘던 핵심 유전자였습니다.

이 유전자가 색소체 생합성 경로에 있는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해서 핑크색 토마토가 만들어졌었죠.


어쨌든 보면, 거의 대부분의 전사인자들이 퍼플,레드,오렌지 체리에서 발현이 더 높았습니다.

사실 A-B는 조금 애매하긴 한데, 저자들에 따르면 발현이 옐로보다 더 높았다고 해요


그리고 전사인자의 발현이 낮다고 항상 이것과 관련된 생합성 유전자의 발현이 낮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전사인자의 조절 역할을 생각해볼 때 조절하는 유전자를 항상 positive하게 조절하진 않거든요.

예를 들어 볼게요.

B 가 C를 positive 하게 조절함으로써 C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이 경로에 참여하는 또 다른 유전자 A는 B의 발현을 저하시킵니다

그럼 A가 발현되면 C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B의 발현이 저하되니 결과적으로 C 발현이 낮아지겠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전사인자가 더 많이 발현됬다고 이 것과 관련되있는 것 같은 유전자의 발현이 항상 증가하진 않습니다.


색소체들의 양적 변화

그럼 이제 아마도 오늘 가장 중요한? 내용이겠네요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하죠

유전자 발현들 나와서 뭐해요


요런게 필요합니다


위 표는 네게 품종에서 다양한 카로티노이드의 함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포스팅 계속 보셨다면 숫자 옆에 알파벳쯤은 아시겠죠 ? 알파벳이 다르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 을 나타냅니다.

통계적인 유의미함과 실제 체감상 유의미는 조금 달라요.


일단 옐로에서 많이 들어있는 카로티노이드는 lutein루테인, 제아잰틴zeaxanthin dimyristate

알파카로틴-alpha carotene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머지는 양적으로 그리고 다른 체리들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이네요


이들 색소체는 주로 옐로우 색을 가지고 있고 알파카로틴만 주황빛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카로틴 많이 들어보셨죠 ? 당근에 많은 ,,


이번 내용은 여기 까지입니다. 급격한 마무리



opionion


1. 아쉬운 점은 아라비카라는 종 정보만 있을 뿐 상세 품종정보는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체리의 유전자 발현 양상이 꼭 색이 달라서 그렇다는 보장이 없죠.


2. 위와 비슷한 이유로, 위 결과에서, 서로 다른 발현을 가진 유전자 중 커피향미의 질적인 요소에 기여할 것 같은

유전자 발현이 다를지라도 그게 커피색과 관련이 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3. 바리스타들이나 로스터들, 재배자들이 궁금해 할 법한 논문이라 참 좋습니다

이런 류의 데이터들은 어필하기도 쉽고 되게 실용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처럼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렸으니 각 유전자에 어떤 변이가 일어나서 체리색에 기여하는지는

곧 밝혀질겁니다.


4. 특히나 커피는, 체리 색상이 커피맛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일단 생과로 섭취하지 않고, 프로세싱이 향미 프로파일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거든요.


5. 모두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십시오

*블랙워터이슈 여러분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쇼!







[1] https://sciencenotes.org/anthocyanins-definition-benefits-sources/

[2] https://bmcplantbiol.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1471-2229-6-26

[3]Transcriptome and carotenoid profiling of different varieties of Coffea arabica provides insights into fruit color formation

profile

ABOUT ME

커피 전분야를 사랑합니다. 주로 식물생리학과 유전학 육종학에 관심이 많으며 식품쪽으로는 생두의 가공을 통한 풍미관련해서 관심이 많습니다바리스타로써는 좀더 산업적인 분야와 아카데믹한 추출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증사업자회원

댓글 3

profile

Baristar

2021-12-27 09:43  #174352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profile

kuruku

2021-12-27 16:26  #1743799

와우 엄청난 정보

profile

초코로스터

2021-12-28 08:27  #1744240

무슨말인지 백퍼 이해함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4
사진속 그라인더 장비 이름이 궁금합니다 3
커피 센서리에 대하여 5
로스팅 체험 3
달라꼬르테 에보2 2
이게 뭔지 아시는분 계신가요? 4
HB로스터기 질문 3
바리스타 대회 질문이요. 15
2023 서울 커피 엑스포 질문 2
입자조절 과소추출 질문합니다 3
1키로 소형매장 로스팅기 질문! 7
드립백 아로마밸브 5
로스터 입문 과정 질문드려요 9
이직을 준비하려 합니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