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테크닉

  

Sensory Curve 
- Tasting form의 가시성에 대한 새로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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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한 순간의 인상을 잡아내는 다양한 테이스팅 폼이 있었다. 이제는 Flavor의 기-승-전-결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폼에 관심을 가져보자.

- Text Nash Kim


맛에는 흐름이 있다. 입에 넣었을 때의 느낌, 그리고 머금거나 씹었을 때의 느낌, 목넘김 때의 느낌, 그리고 삼킨 후의 잔향까지. 커피도 예외는 아니다.
그 동안 커피의 맛과 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가지 폼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폼들을 사용하면서 오래 전부터 의문이 있었다. 바로 '흐름' 에 대한 것이다.
기존의 방식들은 맛이 가장 큰 임팩트를 발휘하는 순간을 잡아내어 그 인상을 다이어그램 등으로 기록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물론 좋은 방법이다. 커피의 'Peak'를 알 수 있고, 스코어링까지 가능하니까. 하지만 그런 것이 과연 실제 커뮤니케이션이 도움이 되는가, 라고 묻는다면 사실 미지수다. 나도 화려한 수식어가 담긴 커핑 노트에 공감하지 못하는 손님을 많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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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커피의 Flavor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포맷이 필요하다 생각되었고, 아래 내용을 표현하고자 했다.
  1. FLOW  - 커피가 입 안에 들어오면서부터 목으로 넘어간 후 까지의 기승전결을 인지할 수 있고
  2. DOMINANCE  - 한 잔의 커피에서 가장 지배적인 뉘앙스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고,
  3. COMPLEXITY  - 얼마나 다양한 Flavor가 느껴지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이와 같이 한 잔의 커피 안에 담긴 다양한 요소들을 흐름에 따라 표현 및 공유하는 것이다.


결국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그래서 기존 방법이랑 뭐가 다른데?' 라고 묻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다. 그래서 어떤 점이 다른지를 공유한다.

Flow : 커피 맛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처음에 입에 넣으면 좀 싱거운데, 씹으면 씹을수록 달콤한 맛이 나고 입에 남는 맛이 고소해”
난 회를 못 먹는데, 어떻게 해서든 나한테 회를 먹이려고 하는 내 친구들의 달콤한 속삭임이다.
음식의 ‘맛’은 한꺼번에 느껴졌다가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고로 맛이란 ‘흐름’을 가지고 있는데, Sensory Curve는 그 맛의 흐름을 파악하여 더 구체적으로 평가 및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balance와 sweetness를 중요시 하는 바리스타라면, 어떤 커피가 입에 넣자마자 산미가 도드라지는데, 곧이어 단맛이 올라오면서 좋은 균형감을 선사하는지, 아니면 뒤에서 더 나타나줄 것이 기대됐던 맛들이 발현되지 않아 실망스러운지 등을 입 안에서의 맛의 흐름에 따라 파악할 수가 있는 것. 때문에, 특정 맛이 나타나는 포인트를 체크 할 수 있다.

Dominance : 커피의 가장 지배적인 향미(Flavor)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바리스타라면 커피의 향미를 고객에게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막상 커피 - 그것이 음료건 원두건 간에 - 의 향미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고객들은 복잡한 설명을 듣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난 어떤 Ethiopia 커피를 이렇게 고객에게 설명해 본 적이 있다.
“레몬 띄운 홍차 같은 느낌의 커피고, 신맛과 단맛은 중간 정도예요”.
이는 “product cupping을 해보니, 수많은 커핑 노트(description)들이 나왔는데, 그 중에 가장 지배적인 Flavor는 레몬과 홍차였다(그 외에도 청포도, 바닐라, 허브, 민트 등의 느낌도 있었지만)”라는 의미다. 텍스트로 나열된 description 보다는 더 쉽게 커피의 지배적 향미를 알 수가 있다. 특정 Flavor의 강도(Strength)를 체크하고 시작점과 끝점을 이어 도형을 그리면 그 크기를 통해서 Flavor와 강도를 나타내면 된다.

Complexity : 커피가 가진 다양한 Flavor를 시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각기 다른 Flavor들을 분리시켜 다른 크기, 색깔로 도식화 되기 때문에 커피의 complexity가 얼마나 풍부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 Sensory Curve를 작성한 후 이를 합산한다면 더욱 다양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Acidity와 Sweetness를 선으로 표시한 것과 달리, Flavor들은 색을 칠해서 구분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색칠된 도형들이 그래프에 많으면 많을수록 complexity가 좋다고 할 수 있으며, 자료를 보는 다른 사람에게도 complexity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한다.

실제로 적용해 보니

2월에 진행된 '플레이버 매핑' 클래스 에서는 Sensory Curve 를 사용해 에스프레소/브루잉 커피의 Flavor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혔다. 해당 일자에 제공된 커피는 Defect를 찾아내기 쉽도록 볶은지 얼마 되지 않은 원두를 사용했으며, 실제로 커브를 그리며 함께 의견을 교환한 결과 전체적인 뉘앙스의 파악과 함께 '신 맛이 지배적이며 풍미가 덜 살아난 느낌' 을 체크할 수 있었다. 실제 테스트를 통해선 다음 사항에서 강점이 있다는 의견을 수집하였다.
 
Calibration :
로스팅과 추출의 보완점을 도출해내기 위한 효과적인 시각화 툴로 사용할 수 있다. 완성된 Sensory curve를 로스터와 바리스타가 함께 연구한다면, 로스팅 프로파일, 추출에 대한 feedback을 더 분명하게, 쉽게 제시할 수 있다.

Balance :
커피를 평가하는 여러가지 기존 form들을 보면 ‘balance의 점수를 체크하는 섹션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Sensory Curve는 굳이 Balance를 따로 체크할 필요가 없다. 그래프의 높낮이와 흐름을 통해서 산미, 단맛, Flavor간의 균형이 얼마나 잘 맞는지, 나아가서 그 균형의 지속성까지도 파악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맺으며

 ‘좋은 커피란 맛에 ‘기.승.전.결’이 있는 커피’, 라는 말에 나도 100% 동의한다. 이제 텍스트로 노트를 적고 점수를 표기하는 테이스팅에서 벗어나 커피의 기.승.전.결을 표현하는 테이스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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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파일(jpg)입니다.  스마트폰일 경우 길게 눌러 사진첩 저장 / pc의 경우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세요.
prism_sensorycurve_ccl02-01 the Sensory curve / 컬러 표시 버전
prism_sensorycurve_ccl01-01 the Sensory curve / 흑백 버전


HOW TO USE

Sensory Curve를 사용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맛의 흐름' 을 '함께'느끼며 공감하는 것이다. 모든 포인트를 느끼려고 노력하기 보단 가장 지배적인 포인트를 찾아서 체크하고, 최소 2명 이상의 인원과 함께 맞춰 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Sensory Curve complexity sample (2)
 

가로축

Front : 입 안에 들어왔을 때의 첫 인상.
Center : 입 안에 머금고 있을 때의 인상.
Aftertaste : 목구멍으로 커피를 삼킨 후 남아있는 인상.

세로축

해당 맛이 느껴지는 강도를 표시한다. 1~5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범례에 따른 표시 기준은 아래 키워드를 참고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내가 '레몬같은 신 맛' 을 좋아한다 해서 약한 레몬 뉘앙스가 있는 커피에 만점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강도와 Flavor는 구분해야 한다.

- 신 맛 Acidity
01_acidity
- 단 맛 Sweetness
02_sweetness
- 풍미 Flavors
위 항목에 포함되기 애매하지만 기재하고 싶은 내용을 적으면 된다. 예를 들어 체리같은 아로마가 느껴졌다던지 하는 특징적인 내용들이 속한다.

- 좋지 않은 맛 Bad(Defects)
일반적으로 Defect라고 여겨지는 풋 내, 탄 맛 등이 나오는 시점을 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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