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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벨라 주최의 2016 바리스타 커피 토크 콘서트―에스프레소, 한남동 앤게더에서 개최

201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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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Barista Coffee Talk Concert
Espresso Talk

주최: ㈜따벨라 / 주관: &Gather, 블랙워터이슈


지난 10일(목) 오후 7시부터 ㈜따벨라 주최의 2016 바리스타 커피 토크 콘서트가 한남동 앤게더에서 열렸다. 10, 11일 양일간 2015, 2016년 일본 바리스타 국가대표 선발전 챔피언 요시카주 이와세(Yoshikazu Iwase, REC 커피 소속),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전 챔피언인 김사홍(커피 템플 소속), 전 국가대표 바리스타인 박근하(프릳츠 커피 컴퍼니 소속), 도형수(5Brewing 소속) 바리스타까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4명의 바리스타들과 조우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첫째 날에는 Espresso를 주제로 이와세, 김사홍, 박근하 바리스타가 함께 모여 국가대표 선발전을 비롯하여 에스프레소 추출 등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한국바리스타협회의 유태운 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커피 토크 콘서트에서 오고 간 다양한 질의 내용들을 블랙워터이슈에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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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커피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와세:24살 무렵 우연히 들어간 커피숍이 시작이었다. 그곳의 커피 맛에 매료되어 바리스타가 되기로 결심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현재 나이는 35세이므로 커피를 접한지는 11년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커피를 처음 접하고 3년 정도는 아르바이트 정도의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내가 하고 싶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푸드 트럭 컨셉의 모바일 커피 트럭을 선보였고,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그 이후 REC COFFEE를 런칭하였고, 현재는 본점을 포함하여 3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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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홍: 20대 시절에 영화에 빠져 살았다. 이후 29세가 되던 해에 영화 감독을 목표로 창문없는 옥탑방을 빌려 1년간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했다. 그 1년간의 경험이 나를 커피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직업으로써 그 고된 기간을 이겨낼만큼 독하고,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었던 내 자신을 발견하고 직업으로써의 영화를 포기했다. 그 이후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30세에 안정적인 직업군으로써 다른 사람들도 선호하는 직장을 갖는다는 것은 너무 치열했다. 어느 주말 신문에 나온 라떼 아트 기사 내용을 보고, 커피가 쉬울 것이란 착각으로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시작했다. 시작하고 나서 보니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커피가 너무 재미 있었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커피에 빠져 있다. 현재 운영중인 커피 템플은 6년째 운영 중이다. 스페셜티 커피는 업계에 입문한지 3년째되던 해에 커피 템플을 오픈하면서 시작했다.


박근하: 기타리스트로써 음악을 했었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음악을 하면 할수록 재능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나의 기호가 대중의 기호와 맞아야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였다. 과격한 음악을 선호하던 내가 만든 음악이 대중을 공감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음악을 시작은 했지만 귀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음악을 이론으로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20세 즈음 집 앞의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가 볶아져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집에서 처음으로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첫 잔의 경험은 썼지만 마음 한켠에 호기심을 남기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이 왜 에스프레소를 마실까?"하는 의문이였다. 이후 집 앞 커피 전문점을 매일 갔고, 어느 날은 아르바이트 생이 부족한 시기에는 일손을 돕기도 했다. 문득 바리스타로 일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커피를 하면 음악보다는 외롭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였다. 이후 군대와 학교를 마치고, 2006년부터 제대로 커피를 배우기 시작했다. 벌써 15년이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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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이렉트 트레이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박근하: 꼭 필요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프릳츠 커피 컴퍼니를 비춰보면 '관계'에 대한 욕심이였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드하면 좋은 커피를 떠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산지에 가는 것은 좋은 커피를 선택한다기보다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산지에서 일하는 농장주와 농부들을 직접 만나고 악수하고 서로 친구가 되어 간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이유는 물리적으로 먼 이국 땅에 있는 농부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커피에 대해 설명하고 부탁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요소이다. 물론 다이렉트 트레이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 지금도 그렇다.


이와세: 나의 대답은 'NO'이다. 바리스타가 모두 산지에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산지의 농부의 역할을 아마 바리스타가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바리스타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고객에게 산지의 커피 맛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지에서 원두를 고른다는 것보다 산지의 환경들을 통해서 커피를 공부하고, 그 내용들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나의 커피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패키지에 적혀 있는 이 단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마시는 커피가 어디서 오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과연 산지가 같다고 해서 맛이 같은가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그것은 아니다. 우리는 패키지에서 산지에 대한 정보를 보지만 실제 로스팅된 원두는 산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담고 있지 않다. 오로지 맛으로 산지의 환경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바리스타들의 역할은 우리의 커피가 왜 맛있을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할 때, 같은 산지이지만 우리의 커피는 보다 건강한 커피 나무에서 보다 잘 익은 커피 체리를 수확하여 만든 커피라는 점을 추상적이 아닌 실제적으로 묘사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바리스타의 역할에 비추어 보면 분명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많은 돈이 지출되기 때문에 부담이 되지만 내가 사용하는 커피의 스토리를 위해서는 한번쯤 다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사홍: 질문의 관점을 좁혀서 "대회를 위해서 산지를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대회에서 내가 가지고 나온 커피에 대해 이야기할 내용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머신이나 그라인더와 같은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춘 시연이라면 산지에 다녀올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커피가 재배된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직접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커피를 처음 배우던 시절에 "내가 추출하는 에스프레소가 과연 이태리에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와 비슷한가"라는 호기심이 들었던 적이 있다. 마치 외국 사람이 외국에서 김치를 만들고 한국의 김치와 비교해보고 싶은 호기심과 비슷한 듯 보인다. 사실 커피 산지 역시 외국의 시골일 뿐이지만 그 안에는 나의 커피가 가진 맛의 이유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재배되는 환경을 비롯하여 가공 과정을 볼 수 있다. 호기심 충족의 과정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커피에 대한 확신과 가치 부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Q) World Barista Championship을 준비하는 선수로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사홍: 15분의 시연을 한편의 연극으로 본다면 시나리오를 만드는 창작의 고통이 크다고 생각된다. 이후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밤을 새서 연습해도 무리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집중력있게 연습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이와세: 그나마 한국과 일본은 미국, 호주, 유럽 등에 비해 유리한 편이다. 10월에 국가대표 선발전이 마무리되고, 약 6-8개월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마침 이 기간이 산지에서는 커피가 수확되는 기간이다. 대개 11-12월 동안 수확이 되기 시작해서 2월즈음 마무리되며, 3월이면 산지에서 만난 커피들이 샘플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 역시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치고 에티오피아, 파나마, 콜롬비아 산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계 대회에서 내가 사용할 커피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첫 번째 단계가 끝나면 연습이다. 수없는 맛 평가와 시연 연습을 통해서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개인의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들 수 있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희생하고 대회를 준비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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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리스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했던 가장 큰 실수가 있다면 무엇인가?


박근하: 2014년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개최된 WBC에서 시연을 하던 중 하나의 그룹에서 물이 새어 나온 경험이다. 에스프레소 추출을 진행하던 중 그룹헤드와 포타필터 사이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너무 당황한 나머지 항의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김사홍: 작년 대회가 생각난다. 준비 시간이 마쳐지고 시연을 시작한 이후 자원 봉사자가 탬퍼를 가져가 버렸다는 사실도 몰랐다. 탬퍼를 가지러 가기 위해 모바일 카트로 돌아가 가져 와서 다시 시연을 진행했다. 한번의 실수로 인해 동선이 꼬이기 시작했다. 창작 메뉴잔을 먼저 잡아야 하는데 에스프레소 잔 먼저 잡았고, 불필요한 동선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결선에 올라가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많은 바리스타들은 바리스타 국가대표 선발전 심사 위원들이 실수를 보면 지적하려고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결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실수를 대처하는 자세였다고 생각한다. 비록 실수를 저질렀지만 심사 위원들이 고객으로써 원하는 것은 결국 최종적으로 앞에 놓이는 한 잔의 커피라는 것을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맛도 맛이지만 실수를 대응하는 열의에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이와세: 실수는 무척 많다. 나의 경우 시연 15분 동안 각 동작의 시간을 할당하여 정확하게 지키려고 한다. 2012년 일본 바리스타 국가대표 선발전 예선에서 했던 실수가 생각난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던 중 심사 위원의 물컵이 눈에 들어왔다. 에스프레소 한 잔이 제공되지도 않았는데 물부터 다 마셔버린 것이다. 물을 참 좋아하는 심사 위원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물을 붓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너무 긴장한 나머지 우유 스티밍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너무 뜨겁게 데웠고, 카푸치노의 맛의 균형감이 무너졌다. 2011년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하여 12년도의 기대주였지만 보기 좋게 예선에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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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향후 에스프레소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사홍: 최근 한국의 추출은 정상적으로 돌아온 듯 보인다. 과거 4-5년전 즈음에는 과도하게 커피를 담아 적게 추출하는 것이 유행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당한 양의 커피를 충분히 녹여 내어 신맛, 단맛 등의 균형감을 통해 편안한 맛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변의 스페셜티 카페들 역시도 정해진 바스켓 도징량의 ±1g 안에서 세팅이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독특한 커피의 개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과소 추출할 수 있으나 최근 추세는 2배수 내외의 추출이 대부분이다. 과거 신맛을 강조하는 커피에서 마시기에 편안한 커피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스페셜티 커피의 영역에서의 이야기이다.


이와세: 일본의 에스프레소 역사는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되었다. 일본에서는 4종의 에스프레소 형태가 있는데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에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전통적인 이탈리안 스타일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바의 에스프레소, 인디 계열의 스페셜티 커피숍의 에스프레소 마지막으로 패밀리 레스토랑과 같은 곳에 위치한 전자동 머신에서 추출되는 에스프레소 정도이다. 어떤 한 가지 추세나 방향보다는 이 4종의 에스프레소 타입이 혼재되어 있는 형태로 지속될 것 같다.



Q) 점점 추출 시간이 빨라지며, 커피의 뉘앙스가 밝고 가벼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사홍: 우리가 처음 커피를 배웠을 때의 커피와 현재 스페셜티 커피는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기성 커피가 블렌드라면 스페셜티 커피는 각 커피마다 캐릭터가 뚜렷한 커피이다. 이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로스팅 환경과 추출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에 점점 커피 본래의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와세: 스페셜티 커피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회사원이라고 한다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검은색 정장이다. 하지만 어떤 입사 지원자가 노란색 정장을 입었다고 생각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어울리지 않아!"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때, 노란색 정장을 입은 사람을 유니크하고, 특별할 수도 있다는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노란색 정장과 같은 독특한 맛을 보여주는 다양한 커피들이 등장하는 현 시점에서 개성을 부각시키는 라이트 로스팅을 통해 커피를 구분해보자는 취지가 스페셜티 커피인 것이다.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최근의 추세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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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스프레소 추출시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변수를 꼽는다면?

박근하: 순위를 매기기는 어렵다. 그래도 꼽으라고 한다면 생두의 성격이다. 사실 생두의 성격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된다. 재배 환경, 수확 시기, 가공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커피의 개성이 결정되면 바리스타는 그 개성을 추출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이와세: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TDS, 탬핑 압력과 같은 수치상의 변수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진을 보고 평가할 때, 그 사진의 셔터 스피드, 노출 등 다양한 요소들을 수치화해서 평가하지 않는다. 결국 피사체가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되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커피 역시도 피사체인 생두가 가장 중요하고, 추출 변수는 커피가 결정되면 그 커피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방식으로 추출하면 된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추출 시간을 보지 않는다. 추출을 멈추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맛있는 피크 시점에서 멈추는 것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따라서 나의 경우 우선 원두량을 먼저 정하고 이후 맛을 보면서 추출량과 추출 시간을 조절한다. 결국 맛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Q)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최상의 샷을 뽑기 위해 가지고 있는 나만의 노하우를 전해준다면?

박근하: 노하우를 받아들이는 대상에 따라 설명이 달라질 듯 하다. 예를 들어 초보자라고 한다면 우선 2배수 비율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이후 맛을 보아가면서 최적의 맛을 찾아가는 칼리브레이션을 진행할 것 같다. 사실 상황을 특정해 놓고 추출 타이밍을 제시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고려해야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와세: 맛없는 에스프레소 역시 맛을 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맛있는 에스프레소와 맛없는 에스프레소의 모든 영역을 경험해가면서 찾아가는 방법 외에는 왕도가 없는 듯 보인다.


Q) REC COFFEE에는 바리스타를 위한 테스트나 트레이닝 시스템이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운영이 되는가?

이와세: 우선 입사 초기에 바리스타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고,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르지만 빠르면 3개월만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직원도 있지만 길게는 1년 6개월동안 추출을 해보지 못하는 직원도 있다. 중요한 점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리스타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1년 6개월 이후 오히려 3개월만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시작했던 바리스타보다 더 탄탄한 기본기로 안정적인 실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리스타의 중요한 역량은 추출과 관련된 현상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끈기있게 의문을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본다.


Q) 바리스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초미분 제거기를 사용했다. 어떤 장점이 있나?

김사홍: 나와 같은 경우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 애프터 테이스트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유는 실제 소비자들은 에스프레소를 심사 위원들과 같이 바로 마시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따뜻할 때의 에스프레소는 좋은 맛을 선사한다. 하지만 식어가면서 시큼해지고 텁텁해지기 시작한다. 나는 이 점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나의 결론은 처음부터 에스프레소는 시큼하고 텁텁한 것인데 우리가 뜨거울 때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였다. 필터 바스켓의 홀들을 통해 빠져 나온 미세한 커피 입자들이 식어가면서 향이 날라가고, 쓴맛과 텁텁함을 도드라지게 한다.

결국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출 전 초미분을 제거함으로 클린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용한 제품이 초미분 제거기인데 원리는 원심력을 이용하여 커피 가루들을 날려주게 되면 가벼운 입자들은 쉽게 올라가게 되어 모인다. 이러한 초미분의 양은 전체 도징된 커피량의 0.1%정도의 양밖에 되지는 않지만 에스프레소 한 잔의 커피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인간의 혀의 구조는 같은 강도의 맛이라도 쓴맛은 단맛이나 신맛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지도록 되어 있다. 즉,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텁텁함과 쓴맛을 미리 걸러내기 위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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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커피를 소비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박근하: 컨셉이 아닐까. 물론 과거에는 커피가 전부였지만 소비자들과 소통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좋은 커피를 만들고 제공하는 것은 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기본 자세라 생각하고 만족하는 것에서 현재는 머물고 있다. 중요한 점은 우리의 브랜드와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디에서 즐거움을 얻어가는지에 대한 명확한 컨셉이 있어야 한다.


Q) 만약 WBC 챔피언이 된다면 그 이후에도 계속 바 안에서 일할 것인가?

김사홍: 바리스타를 요리사에 비한다면 요리사로써의 역할에 충실한 바리스타가 나의 지향점이다. 계속 바 안에서 일하고 싶다. 더 큰 목표라고 한다면 평생 바리스타라는 길을 가는데 있어서 동료들이 이 직업에 대한 자존감과 생계 문제를 모두 얻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세: 사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바 안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WBC의 룰에 명시된 바와 같이 가장 중요한 점은 정신이다. 내가 바에서 바리스타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것처럼 강의실에서 혹은 다른 장소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곳들이 에스프레소 바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챔피언이 된다 하더라도 에스프레소에 대한 계몽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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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 최대 온라인 커피 미디어 시장을 연 블랙워터이슈는 201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기반으로 국내, 외 업계 전반에 대한 뉴스와 칼럼, 교육 정보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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