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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 엄성진 바리스타의 시연 관련 심화 인터뷰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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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 엄성진 바리스타의 시연 관련 심화 인터뷰




블랙워터이슈에서는 올해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World Latte Art Championship에서 챔피언이 된 엄성진 바리스타와 시연에 관한 자세한 인터뷰를 전한다. 올해 대회는 이전 대회와는 다르게 Light Roast된 원두로 인해 라떼 아트시 마무리 부분에서 번짐 현상이 발생하는 어려운 상황을 빠르게 적응해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던 대회였다.


엄성진 바리스타는 그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쌓은 숙련된 경험으로 예선전에서 주어진 원두와 우유에 빠르게 적응하였고, 그림에 번짐 현상이 발생하기 전에 패턴을 완성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보다 선명한 패턴으로 심사 위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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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아트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엄성진 바리스타는 "내가 그린 라떼 아트가 누구나 보았을 때, 팅커벨, 천사, 아기 백조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심사 위원들도 고객의 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분명한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우리가 그간 생각해왔던 라떼아트는 어렵고 숙련된 기술을 전시하듯 선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엄성진 바리스타는 소비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라떼아트를 대하는 그의 따뜻한 시선이 그를 월드 챔피언으로 이끌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가 우승하기까지의 준비 과정과 시연에서의 디테일들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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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가대표 선발전과 동일한 팅커벨, 엔젤, 백조를 선보였다. 국가대표 선발전과 월드 대회 결선에서 다른 점이 있었다면? 

3가지  모두  디테일을 바꾸는데 중점을 두었다. 엔젤은 엔젤다울 수 있도록  옷을 만들어주고  팅커벨은 몸매 교정을  해주고,  베이비 스완은 날개 짓을 할 수 있도록  나뭇잎 받침을  물으로 표현해주었다.



Q)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나고 상하이로 가기 전까지 어떤 전략으로 준비를 했나?

실제  시연은 국가대표  선발전과  마찬가지로  5일정도  연습을  했다. 이유는  연습량보다는  아이디어가  더  중요함을  느껴서였다.


작전은 몇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했던 것은  국대에서는 엄폴답게  하는 것이었고  세계 대회에서는 더 엄폴답게  하는것이었다. 최종 목표는  라떼 아티스트와 심사 위원, 참관객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것이었다.


그림만 잘 그리고 내려오는 것이  아닌 뮤지컬처럼 즐겁고 멋진 무대를 만드는것이었다.  I belive I can fly라는 노래를 시연 중에 부른 것도 그 이유이다.


또 한가지는 새로운 것을 내놓기보다 몸에 익힌 완성도를 가진 패턴으로 본래 잘 하던 것을 선보이고 싶었다. 프리젠테이션까지도 즐겁기를 바라는 마음과 무대에서 라떼 아트의 깊은 의미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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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선보였던 패턴들의 모습, 프리푸어링, 마키아토, 디자인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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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월드 챔피언 엄성진 바리스타의 팅커벨(디자인 커피)과 엔젤(프리 푸어링), 팅커벨의 몸매 라인이 콜라병 몸매가 되었고,  엔젤은 옷이 추가되었다.



월드 대회에서 심사 위원들이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못 보던 패턴일지, 어려워보이는 시연일지, 신기에 가까운 기술로 그려내는 것일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연습보다 이 과제를 풀어내는 것이 전략의 첫 단추였다. 주변의 라떼 아티스트와 일반인들과 모든 만나는 사람들에게 디자인을 보여주며 반응을 모으고 도움을 구하고 피드백을 얻으며 마치 수수께끼 풀듯이 풀어 나갔다.

 

결국 다수가 똑같은 마음을 느끼는것으로 결정을 했고 수정을 했다. 결론은 사람이던 것 같다. 사람은 모두가 똑같이 느낀다는 것. 행복, 즐거움, 공감, 이해. 그렇게 국대 디자인의 부족함을  완성시켜서 나갈 수 있었다.


또한 중국에서 연습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대회 시작전 20분의 준비 시간에만 전적으로 집중하고 실제 시연에서 문제점을 파악하자는 것이 전략이였다. 그래서 본선에서 결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동선의 꼬임과 긴장으로 테크닉 문제로 탈락 위기가 있었지만 결승에서는 쉽게 적응하여 시연을 차분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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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얻었던 중국의 Qi Li를 제치고 우승했다. 홈그라운드가 아닌 선수들은 대개 대회장에서 만나게 되는 커피와 우유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즉석에서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어려움들이 있었나? 

일단 크레마가 없었다. 10초 정도면 크레마가 사라지는 것이였다. 우유는 의외로 괜찮았기에 다행이였다. 대신 오일이 없는 크레마로 인해 우유의 번짐현상(Washed 현상)이 70% 정도 잔이 차오르는 시점부터 발생했다. 따라서 준비 시간동안 최대한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겆이를 하지 않고 행주로 잔을 대충 닦으며 빠르게 그리고 매 잔마다 다른 방식으로 푸어링을 시도했다. 특히나 아트 바에서는 6 shot 리스트레또를 사용했음에도 크레마가 너무 연해서 당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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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3위를 한 미나코 선수의 프리 푸어링 패턴. 번짐 현상이 눈에 띈다.



Q) 언급한 것처럼 특히 올해의 라떼아트 대회에서는 나인티플러스 레벨업 드리마제데 Light Roast 커피가 대회용 원두로 사용되어 많은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어떤 어려움들이 있었나?

우유가 크레마에 뿌옇게 번지는 현상인(실제로는 커피의 오일함량이 적은 건조한 크레마의 수분 흡수현상) 워시드가 생기면서 많은 선수들이 당황을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결선에서 3위를 한 일본의 미나코 선수는 동백꽃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마지막 파트인 꽃잎을 그리는 과정(무빙 기법을 이용)에서 전체적으로 워시드가 많이 발생하였다. 나의 경우에도 천사의 머리와 링 파트에서 번짐 현상이 생겨  결국 잔의 볼륨을 덜채우고 일찍 푸어링을 시작하고, 마무리 파트인 옷 하단 부분에서 양을 채워 마무리함으로 문제점을 줄여 나갔다. 모든 선수들이 빨리 그림을 그려도 번짐 현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생을  했던걸로 안다.



Q) 우유의 상태는 어떠했나?

우유는 좋았다. 중국 우유의 문제점이 대해 익히 듣고 간터라  걱정을 많아 했는데 우라나라 우유와 큰 차이가 없었다. 때문에 추출 셋팅에 더 집중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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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성진 바리스타의 팅커벨 디자인 커피



Q) 위에서 언급한 원두와 우유에 따라 현지에서 적응이 필요했을 것이다. 대회를 위해 어떤 전략과 적응을 해야 했나? 

위에서 말한것처럼  연습시간 20분동안 초집중을 해야 했다. 푸어링 타이밍, 푸어링 속도, 피처의 종류, 샷추출 속도를 계속 바꿔가면서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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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성진 바리스타의 튜닝한 피처의 모습. 기존의 피처들과는 다르게 스파웃 부분이 커스텀되어 있다.



Q) 대한민국의 라떼 아티스트들과 다른 나라들의 라떼 아티스들의 사용하는 피처에 다른 점이 있다고 들었다. 피처에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

한국의 라떼아티스트들만이 직접 튜닝을 한 피처를 사용한다. 그것이 유일하게 다른 특징이다. 외국의바리스타들은 대부분 주둥이가 긴 모양의 기성품들을 사용한다. 그러나 한국 바리스타들은 반대로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보통 길이의 튜닝 피쳐를 쓴다. 따라서 외국 선수들이 매우 놀라기도 한다. 사실 한국 라떼 아티스트들은 매우 다양한 피처를 사용하여 정형화된 피처가 없기 때문에 그 점에 있어서 더욱 특별하게 보는 것 같다. 자신에게 커스텀된 피처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피처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재능과 스타일에 따라 둥근 모양의 스파웃을 좁고 가늘게 혹은 길게 각지게 선호하는 성향에 따라 직접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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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3위를 한 미나코 선수(일본)



Q) 결선에서 진출하던 순간 6명의 파이널리스트들 가운데 가장 어려울 것 같던 선수가 있었나?

아무래도 일본과 중국선수였다. 결국 1, 2, 3 등을 했다.



Q)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일본선수는 독보적인 창의력과 스킬이 너무 좋았다. 또 중국 선수는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과 창의력이 좋았다. 그래서 대회의 커피와 우유 그리고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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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2위를 한 Qi Li의 봉황(프리 푸어링)과 Sunset(디자인 커피)


  

Q) 중국의 Qi Li가 창의적인 패턴을 선보였다. 어떻게 생각하나?

생각해 보지 못한 디자인이었고, 생각은 해봤으나 실패할 것 같은 디자인도 있었다. 어려운 선택이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나와는 다르게 나이가 어리고, 기존에 라떼 아트에 대한 고정된 틀이 없어서 가능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Q) 지난해 호주의 한인 바리스타 케일럽 차 바리스타가 우승을 하고, 이어 대한민국 다시 한번 우승을 했다. 세계 바리스타 필드에서 이렇게 대한민국 선수들이 우승을 하는 이유에 대해 어떤 점을 꼽겠는가?

Korean이라는 단어가 이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왠지 모를 한국이라는 Soul이 케일럽을 그리고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것이 아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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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2위를 한 Qi Li(Mellower Coffee 소속)



Q) 이제 월드 챔피언이다. 현재 무소속으로 많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을 듯 하다. 어떤 길을 생각하고 있는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세상을 위해 해야만 하고, 또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려 한다. 뒤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후배들을 위해 꿈을 꾸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올해의 트로피는 내게 주어진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은 없다. 하지만 가슴 속 깊은 곳에 숨겨놓았던 꿈들은 있다. 그것들을 다시 하나씩 꺼내 이루어 나가고 싶다. 세계 많은 곳을 다니길 원한다. 그곳에서 만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커피와 라떼아트 그리고 음악으로 행복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지만 많은 바리스타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커피를 통해 세상을 행복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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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년의 라떼아트 챔피언십에 엄성진 바리스타를 응원하던 많은 선수들이 다시 한번 엄성진 바리스타의 길을 가고 싶어할 듯 하다. 그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인생은 여행이다. 진짜 여행은 길을 잃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세상에 물들기보다는 세상을 물들이는 사람이 되자"  이 두가지가 인생의 모토이다.


많은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지만 중간에 장애물을 만나면 길을 잃곤 한다. 하지만 그 길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게 되며, 친구가 된다. 그렇게 인생이라는 여정을 걷다보면 길을 잃었기에 추억이 선물로 주어짐을 깨닫는다. 내가 가야할 목적지의 주소만 있으면 돌아가는 길이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이다. 여행지에서는 관광지보다 돌아갈 목적지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목표를 같이 하고 있는 친구가 있으면 돌아가는 길은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다. 나로 인해 세상을 조금 더 밝고 환하게 만드는 꿈을 꾸면서 이 길을 걷길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하고 싶은 일과 친구들과 동료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일들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주변은 나로 인해 물들어 가는게 아닐까. 그렇게 가다 보면 꿈과 같은 목적지가 머지 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과정의 아픔을 견딘다면 마음의 굳은 살이 생기면서 더 아픈 일도 견딜수 있게 될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커피를 사랑하는 우리의 바리스타들에게 '화이팅'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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