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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디에고 캄포스가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

2021-11-01




2021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디에고 캄포스가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


올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은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출전했던 디에고 캄포스(Amor Perfecto 소속)이 선정됐다. 디에고 캄포스는 SCA 콜롬비아 내셔널 바디를 대표하여 출전한 선수로 산지부터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마지막 컵까지의 모든 과정을 하나의 스토리로 담았다. 그는 커피의 음용 경험을 미각 뿐 아니라 시각과 청각 그리고 후각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시켜서 커피 음용 경험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이를 처음부터 강조했는데 시연 초기부터 에스프레소의 음용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감각을 자극(multi-sensory stimulation)할 것이라고 알렸고, 기대감을 일으켰다. 그가 사용한 커피는 2017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방준배 바리스타가 사용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유게니오이데스 품종으로 이 품종은 유전학 연구실에서 발견된 커피 원종에 해당하는 품종이다. 

이 커피를 제공한 콜롬비아의 라스 누베스 농장에서는 유게니오이데스 품종의 본래 토착 환경인 동아프리카 지역의 야생 환경을 고스란히 복제하여 재배했다고 한다. 해발 2,000미터의 고도에서 재배한 이 커피는 높은 고도로 커피 체리가 익는 속도를 늦췄고, 가공 과정 역시 8일간의 아나에로빅 발효 과정을 진행하여 재배부터 가공까지 단맛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2017년 World Barista Championship에 참가했던 디에고 캄포스, ⓒBlack Water Issue


에스프레소 추출은 20%의 수율과 8%(TDS) 농도를 목표(로스팅된 지 11일이 지난 커피 사용)로 진행했으며, 20g의 커피를 48g 추출했다.(추출 수온은 91도) 에스프레소, 우유 음료, 창작 음료의 기초가 되는 에스프레소 모두 동일한 레시피로 추출했다고 한다. 

시연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에스프레소" 파트였다. 디에고 캄포스는 에스프레소의 음용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시연을 구성했다. 2021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규정집의 14.2항의 에스프레소 평가-파트1 부분의 내용 가운데 14.2.2항의 소제목은 Taste Experience(맛 경험)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커피를 "맛 경험"이 아니라 "맛"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에스프레소의 경우 재료인 커피가 갖는 맛과 배경 설명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디에고 캄포스는 "Experience(경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시연을 진행했다. 단지 에스프레소만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커피의 맛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악을 선택하여 헤드폰을 쓰고 마실 수 있도록 했고, 후각의 경우에는 에스프레소 트레이에 드라이 아이스 클라우드(Dry Ice Cloud)를 사용하여 향(Aroma)를 더했다. 또한 태블릿으로 음용을 안내할 수 있는 안내문을 띄워 시각적인 효과도 더했음을 알 수 있다.


디에고 캄포스의 에스프레소 제공 트레이의 모습


밀크 음료의 경우에는 2017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벤 풋이 사용한 바 있는 우유의 수분 함량을 줄여 당과 단백질, 지방의 비를 높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유 음료의 촉각과 단맛을 보완한 더 풍미가 깊은 우유 음료를 제공했다. 

창작 음료 역시 유게니오이데스 품종이라는 커피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 네 가지 재료가 사용되었는데 시연 초기에 추출하여 쿨링한 에스프레소, 수확한 커피 체리를 저온에서 30분간 냉동하여 만든 체리 엑기스, 잘 익은 망고와 냉동 파인애플, 카람볼라(Star Fruit) 엑기스, 유게니오이데스 커피의 점액질로 우려낸 재료였다. 이 네 가지 재료를 균질화기(Homogenizer, 믹서기와 다름)를 사용하여 단순히 재료를 섞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성분이 균일하게 분포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균질화기에서 만들어진 최종 음료를 유게니오이데스 커피로 추출한 콜드 브루 얼음 위에 부어 심사 위원들에게 제공했다.

디에고 캄포스는 시연 도입부에서 커피의 음용 경험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키겠다고 언급했고, 실제 시연 내내 심사 위원 패널들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가 스페셜티 커피를 다룰 때 필드 내부에서는 늘 커피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실 스페셜티 커피가 가진 가장 큰 가치가 커피 그 자체에 있는 것은 옳은 말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그 커피를 제공할 때 "맛"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커피 꼰대가 되기 쉽상이다. 


2021 World Barista Champion Diego Campos of Colombia. All images courtesy of World Coffee Events.


디에고 캄포스가 시연에서 보여준 것처럼 소비자에게 "맛"이 아니라 "경험"을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어떨까? 흔히 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커피를 소비하면서 풍경 맛집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소비자들은 "맛"보다 "경험"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은 아닐까? 커피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커피인들로서 고려해 볼 만한 주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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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WBC】 2019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주연 바리스타 시연 리뷰(Feat. Jerry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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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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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은행

2021-11-05 17:05  #1700663

보유자격 없음

정말 그날그날의 날씨와 같은 기후조건을 고려해서 서비스 되는 커피의 후각, 미각을 만족을 시켜주려면 적절한 음악선곡의 역할도 꽤나 중요합니다.   차가운 겨울철에는 산미가 있는 커피보단 Dark roasting된 원두를 사용한 커피와 그 느낌을 좀 더 따뜻하게 조명해 줄 수 있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 같은 곡들은 훨씬 더 전체컬러를 Warm tone으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꼭 날씨가 차가운 계절에만 매치가 좋은것은 아닙니다만 예를들자면 저런 구성만으로 커피한잔을 시음할때의 만족도가 훨씬 달라질 수 있다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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