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ra, South Korea — 2022 World Latte Art Championship: Round One

2022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영화 바리스타 인터뷰

현재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낳고 있는 한류는 비단 엔터테인먼트 쪽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스페셜티 커피 필드에서도 한국인들의 위상은 높다. 특히 라떼아트라는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라떼아트는 대중들에게 커피를 보다 쉽게 소개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로서 역할을 해왔다.특히 지난 2016년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십에서 한국대표 최초로 우승한 바 있는 엄성진 바리스타(올해 우승한 이영화 바리스타의 코치) 이후 한국의 라떼아트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2016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 엄성진 바리스타의 시연 관련 심화 인터뷰

지난 수년간 드롭핑을 비롯한 다양한 라떼아트 기술들이 발전해 오면서 이 분야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챔피언십 부문 가운데 하나이다. 올해 준우승을 차지한 이영화 바리스타를 통해 이번 대회와 그녀의 시연 전략을 들어봤다.

Q. 본인 소개

A. 현재 월드 라떼아트 챔피언으로 활동하고 있고 회사 (주)로앤엄의 대표를 맡고있다. 주요 수상내역은 2019 도쿄 프리푸어 라떼아트 월드 그랑프리 우승, 2020 KLAC 우승, 그리고 이번 2022 WLAC 세계대회에서의 준우승이다.

Q. WLAC 대회 준비 과정에 대해

A. 긴 여정이었다. 월드 대회인 만큼 영어를 준비해야 했고 디자인 적으로는 기존의 것에 디테일을 더했다. 대회는 항상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를 가정한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연습했다.

Q. 대회에서 선보인 라떼아트 패턴에 대해

A. 디자인은 서커스를 주제 했는데 총 5가지 디자인을 준비했다. 1)프리포어링으로만 만드는 '파이어링을 뛰어넘는 사자' 2)프리포어링 디자인 '킥보드를 타는 푸들' 3)에스프레소잔에 만드는 '아기 코끼리' 4)에칭 디자인 '삐에로' 5)아트바에서 선보였던 '사슴을 사냥하는 독수리' 였다.

Q. 올해 경쟁했던 선수의 것중 인상적인 패턴이나 기술에 대해서

A. 올해는 새로운 기술이나 패턴은 없었지만 3위로 입상한 대만선수의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빠르게 그림을 그리는 스타일이다. 호랑이 디자인에서 얼굴부분을 디테일하고, 리얼리티하게 표현했던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Q. 예선부터 결선까지 라운드를 치르면서 발생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A. 변수가 매일 발생해서 에피소드가 정말 많다. 첫째날 예선전 아침에 대회장에 도착했으나 연습시간이 종료 된 시점이어서 연습 없이 대회를 치러야 했다. 당황했지만 이 역시 변수라고 생각하면서 집중했고 첫 라운드를 무사히 마쳤다. 본선 때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연습도 완벽했고, 무대에서도 실수가 없었다. 역시 결승에서는 긴장이 되었고, 그럴수록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시연중에는 심사위원의 테이블위에서 우유가 피쳐 밖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심사위원들을 향해 밝은미소를 보내며 시연을 마무리 했다.

Q. 대회장에서 발생하는 변수와 통제방법

A. 변수는 무한으로 생각한다. 예를들면 포타필터를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무대에서의 동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 그라인더나 커피머신으로부터의 기계적인 변수, 현장 상황에 따른 변수 등 모든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상황들을 가정하고 미리 연습을 해두는 편이다. 이렇게 충분한 연습들이 쌓이면 대회장에서 변수를 겼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잘 통제할 수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Q. 최근 라떼아트 디자인 트렌드는

A. 최근까지 몇 년 주기로다 큰 변화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드로잉 패턴이 나온 이후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최근 5년간의 트렌드는 비교적 낮은 온도의 우유거품으로 그림을 그리는 드로잉 기술로 인해 에칭기법 없이도 다양한 디자인들이 만들어지고 있는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단순히 디자인으로 차별화하려 하기보다는 한 잔 안에 스토리가 담긴 디자인을 주로 고민하고 만들고 있다.

Q. 라떼아트 대회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한 팁

A. 공감을 이끌어내는 스토리 텔링과 함께 만들어진 새로운 기술 또는 난이도가 높은 디자인을 동일하게 실수없이 그려내는 것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방법이다.

이영화 바리스타가 대회 현장 아트 바에서 선보인 라떼아트

Q.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디자인이나 패턴을 구상하는지

A.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서 디자인을 보고 캡쳐하면서 아이디어를 정리해 둔다.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는 첫 단계는 내가 그리고 싶은 컨셉을 구상하는거다. 아이디어를 통해 단어나 주제가 구체화 되면 거기에 맞춰 검색을 하고, 관련 디자인을 최대한 방대하게 모아서 구상하고, 그려보고, 실패하고, 또 수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다 보면 결국 좋은 디자인이 나오더라. 결국은 Input이 많을수록 Output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Q. 라떼아트 대회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에 대해

A. 그런 이야기들이 나올수 있음에 공감한다. 라떼아트 대회는 확실히 오랜 경험과 반복으로 인한 결과물로 경쟁을 하는 곳이다 보니 오랫동안 상위에 있는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난 개인적으로 이 지적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부정적으로 보면 새로운 선수들이 출현하지 않는다는 얘기지만 이를 바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반짝 스타가 나오기 쉽지 않은 분야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선배들이 지속적인 기술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새롭게 시작하는 바리스타들이 더 개선되고 발전된 상황속에서 한단계 더 도약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주변을 통해 배우고 익히며 현재의 위치에까지 이를 수 있었기 때문에.

Q. 라떼아티스트가 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A. 라떼아티스트는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고 생각한다. 정적인 커피 문화속에서 사람들과 즐겁게 소통하며 커피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좀 더 쉽고 재밌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라떼아트는 업무에 지친 바리스타들이 현실적 스트레스를 잠시 잊고 스킬업을 하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하는 기능도 한다.

라떼아티스트가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대회 중 유일하게 라떼아트 대회만이 흥행을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라떼아티스트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수록 이런 흥행을 이끌어가는 역할로써 라떼아티스트의 가치가 빛나지 않나 싶다.

Q. 이번 WLAC 준우승으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는데 앞으로 라떼아티스트로서의 계획은

A. 라떼아트를 지속적으로 멈추지 않고, 즐기면서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라떼아트 대회를 직접 주최해서 세계적인 대회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다. 스포츠분야에서도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 경기위원이나 심사위원을 하듯, 라떼아트 분야에서도 뛰어난 바리스타들이 많아진 요즘, 선수 출신의 바리스타 또는 챔피언 출신의 바리스타들과 함께 심사위원단을 꾸려 선수들도 모두 인정하고 즐길수 있는 대회를 만들고 싶다.

Q. 라떼아티스트를 지망하는 바리스타들에게 메세지

A. 도전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처음엔 나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열심히 하다보니 좋은 멘토와 친구를 만났고 지금은 커피와 라떼아트를 통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전했으면 좋겠다. 대회 출전을 고민하지 말고 신청하고 오늘부터 한 잔이라도 더 그려보자. 어려운 디자인에 도전해보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완성될때까지 연습을 이어가다보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거다.

라떼아트의 아트라는 말의 의미는 영감을 주는, 감동을 주는 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여러분들이 그저 커피위에 그림 조금 그릴줄 아는 '라떼바리스타'가 아닌 커피위에는 그림을, 커피속에는 감동을, 위로를 담는 진정한 '라떼아티스트'가 되길 바란다. 도전을 계속 이어나가고 포기하지 않고 실력을 쌓다보면 다른 누군가에게 조언하고 이끌어 줄 수 있는 멋진 라떼아티스트가 될 수 있을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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