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뉴스

[한국커피문화진흥원] 물의 경도에 따른 커피 플레이버의 관능적 평가

201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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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경도에 따른 커피 플레이버의 관능적 평가

주최: 한국커피문화진흥원



최근 국내 모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는 물에 관한 대대적인 교육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백개의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커피의 퀄러티는 물론 커피 플레이버의 항상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일한 커피와 로스팅 그리고 추출 하드웨어에서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면 결국 의심해볼 수 있는 요소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은 '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을 인지하는 기준은 먹는 물과 먹지 못하는 물이다. 먹는 물이라는 것의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 대개 우리가 인지하는 먹지 못하는 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수돗물이다. 수돗물을 먹지 못하는 이유는 수돗물이 정화되면서 물가운데 녹아있는 염소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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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의 보일러에서 어떻게 스케일이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실험>

※ 흔히 보일러에 스케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탄산염때문이다. 보통 물의 경도를 결정하는 칼슘(Ca)과 마그네슘(Mg)이 HCO3를 만나 탄산염이 되어 침전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물의 경도를 무조건 낮출 수 없는 것은 물의 경도를 너무 낮추면 커피 플레이버의 캐릭터가 잘 발현되지 못하기 때문에 적정의 칼슘과 마그네슘은 필요하다. 때문에 커피 플레이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적정의 칼슘과 마그네슘의 양 즉, 경도를 결정하는 것은 바리스타의 몫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가 이 염소이온이 녹아 있는 물을 먹지 못하는 이유는 흔히 '발암'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염소 소독은 THMs(Trihalomethanes) 및 기타 염소 화합물을 생성시키며, THMs중 Chloroform(CHCL3)은 동물 실험 결과 발암성이 인정되었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암 아는 만큼 이긴다-박중욱저' 참조) 또한 생성되는 화합물 가운데 포름알데히드는 반응성이 높아 원수중의 아민계 화합물과 반응하고 시안화합물을 생성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집안에서 사용하는 브리타 정수포트와 같은 경우 염소 이온을 제거하는 장치로 카본(Carbon)필터를 사용한다. 국내에는 수돗물의 정화에 카본필터를 이용하여 염소 이온을 제거한 물 정도가 먹는 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물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보면 '물'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바는 수분섭취를 통해 인체의 활동을 유지해 나가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닌 것이다. 즉, 물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커피, 제3의 물결의 소용돌이 속에서 커피의 다양한 맛은 주목받고 있으며, 그 가운데 물의 변화에 따른 커피 플레이버의 변화는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Characteristic

Target

Acceptable Range

Odor 1

Clean/Fresh, Odor free

 

Color 2

Clear color

 

Total Chlorine

O mg/L

 

TDS 3

150 mg/L

75 - 250 mg/L

Calcium Hardness

4 grains of 68 mg/L

1-5 grains or 17 mg/L - 85 mg/L

Total Alkalinity

40 mg/L

At or near 40 mg/L

pH

7.0

6.5 - 7.5

Sodium

10 mg/L

At or near 10 mg/L


<SCAA에서 제시하는 커피에 사용되는 물의 기준>


바리스타들의 꿈이라 불리는 World Barista Championship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사용되어 온 물의 스펙을 보면 TDS가 125-150, 경도가 60-85 또는 3.5 grain이며 알카리니티는 40내외 pH는 7.0-8.0이었다. 이렇게 물에 대한 자세한 스펙을 제시하는 이유는 물이 커피의 플레이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한국커피문화원에서 진행된 '물의 경도에 따른 커피 맛의 관능적 평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의 대표주자인 엘로치오 자르 모델을 사용해서 경도가 다른 3종류의 물을 통해 에스프레소의 맛의 변화를 테스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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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팅에 사용된 엘로치오 자르 에스프레소 머신>


물의 경도 변화는 강제적으로 칼슘과 마그네슘을 녹인 센물을 물통형 에스프레소 머신에 장착하여 추출하였고, 나머지 두 머신에는 바이패스가 장착된 클라리스 S필터와 연결하여 물의 경도를 조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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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스 S필터의 경우 6단계의 바이패스를 조절하여 물의 경도를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왼쪽의 에스프레소 머신에는 5단계(TDS 80), 오른쪽에는 0단계(TDS 60)로 세팅하여 테스팅을 진행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우선 Standard로 잡은 5단계의 경우에는 사용한 원두인 코스타리카 내추럴 커피가 가진 다채로운 플레이버인 건자두, 파파야, 과일 계열의 화사한 느낌이 잘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센물(경도가 높은 물)의 경우에는 날카로운 금속 계열의 산미가 두드러졌으며, 비린맛, 인산의 떫은 맛이 불쾌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0단계의 경우와 같이 단물의 경우에는 짚냄새와 더불어 일부의 향미는 도드라졌지만 날카로우며 비터니스한 맛이 지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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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테스팅에 사용된 클라리스 S필터>


결과적으로 숍에서 사용하는 물에 따른 맛의 변화는 어느 정도 관능적으로 인지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또한 자신이 사용하는 물의 pH, TDS, 경도와 같은 H2O를 제외한 미네랄들의 존재 유무가 물의 맛에 분명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를 인지하여 정수 시스템을 구축해야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결론을 검증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커피 플레이버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그간 커피의 98%이상을 차지하는 물에 대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커피, 제3의 물결을 주도하는 많은 로스터들이 '물'과 관련한 연구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통해, 바리스타들에겐 커피에 적합한 물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게 될 것이고,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더 일관성있는 커피 플레이버를 전할 수 있을것이라 기대된다.


<블랙워터이슈 | 한국커피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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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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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9 14:07  #93765

언젠가는 한번해주셧으면 하는 실험이.
고여있는 상태의 물 그러니까 시간이 12시간이 넘은 물과 그렇지 않고 바로 사용되어지는 물의 차이도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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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컨텐츠팀 작성자

2014-12-29 17:30  #93816

@kook님
네 더 많은 변수들을 적용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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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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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컨텐츠팀 작성자

2014-12-29 17:28  #93811

@자이언트커피로스터스님
^^ 도움이 되셨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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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2014-12-29 18:31  #93842

역시 물이 중요하군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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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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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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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0 08:34  #94259

스케일 테스트를 하여 결과물도 같이 보여주면 더 좋았을것 같아요 ㅎ 맛도 중요하지만 장비보호도 해줄수 있는 필터이기때문에 스케일 관련 자료도 언제한번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 잘보고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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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H님
네 스케일 테스트 요청도 많으시군요 :) 스케일 테스팅은 보일러가 오픈된 머신으로 측정을 해봐야겠네요 :) 차후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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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5 13:24  #101879

수질화학의 메카니즘을 활용하여 커피에 주는 맛의 변수를 연구한다는것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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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필커피로스팅하우스님
다들 관심이 있어 하시는 부분이라 좋은 기회가 될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지켜봐주세요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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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빠

2017-07-31 14:04  #266343

지속적으로 커피물에대한 연구가 계속되어 표준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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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U

2017-09-22 01:45  #289871

역시 물이 정말 중요하군요 덕분에 많이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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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투게더

2019-01-27 22:51  #591309

집에서 머신을사용할때도 물의중요성에대해 한번더 알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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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AndThen

2024-02-16 10:46  #2303191

원두로부터 추출되는 화합물과 물에서 기인한 화합물의 조합이 커피를 만든다는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커피를 더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게되어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