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아메리칸 레트로와 그 속에 가득 찬 낭만, 영앤도터스

2020-09-23  




아메리칸 레트로와 그 속에 가득 찬 낭만, 영앤도터스


지리상으로 공덕동 정중앙쯤일까. 공덕역으로부터 조금 걸으면 아기자기한 풍경이 펼쳐진다. 독특한 색감과 무드가 인상적이다. 얼마 전 필자가 소개한 오디너리핏 기억하는가. 그때 잠시 언급된 적 있는 곳이자 아메리칸 레트로 감성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영앤도터스이다.


 

 

영앤도터스에 처음 도착했을 땐 유모차를 끌고 온 손님들이 입구 앞 의자에서 넉넉한 낮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건물의 외관 디자인과 너무 잘 어울려서 잠시 멈춰서서 그 풍경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겉으로도 안으로도 따뜻한 색감을 가진 영앤도터스는 공간이 매우 작다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커피 바와 로스팅룸, 그리고 비록 스탠딩이지만 테이블까지 쇼룸답게 갖출 건 다 갖췄다. 커피 바는 말 그대로 딱 필요한 공간만 마련한 듯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계산대 주변으로 보이는 로고 캐릭터와 민트색 가득한 상부장과 바 하단부는 왠지 더욱더 이국적으로 느껴지도록 한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오픈형 문 너머로 디드릭 커피 로스터가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행히 천장은 조금 높은 편이었고 전체적으로 공간은 '작다'라는 부정적인 느낌보다는 '아담하다'라는 긍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스탠딩 테이블은 3개가 놓여있다. 사실상 음료 주문 후 웨이팅을 위한 테이블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는 꿋꿋이 자리를 확보했다.


주문하면 웰컴티의 느낌으로 콜드브루 샘플을 준다. (맨 우측 작은 잔) 고정 서비스인지 신메뉴 시음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우 만족스러운 서비스임은 분명하다.

벽지나 액자 구성이 1950's 정도의 레트로를 표현한 듯하다. 1955버거 먹고 싶다.


영앤도터스의 매장은 첫 방문이었지만 커피는 이미 마셔봤다. 그래서 커피보다는 멜팅 라떼라고 하는 시그니쳐 음료를 주문하기로 한다. 막대 아이스크림에 바닐라 빈을 넣은 우유를 부어서 녹여 먹는 음료인데,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큐브 라떼의 원리와 비슷하다. 멜팅 라떼는 이름 그대로 커피 얼음을 녹여 마시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농도를 스스로 조절해가며 마실 수 있다는 게 장점. 바닐라 빈을 듬뿍 넣은 우유는 맛있게 달았다. 매장에서 30분 정도 시간을 보내는 동안 손님이 꽤 다녀갔는데 80% 정도가 멜팅 라떼를 주문했다. (참고로 필자가 방문한 날이 멜팅라떼가 서비스되는 마지막 날이었다. 21일부터는 딥 카라멜 라떼라는 메뉴로 서브 된다.)


성격 급한 필자는 빨리 마시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얼음은 잘 안 녹았다.

한쪽엔 각종 MD상품과 원두, 드립백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이쯤 되면 타이틀에 '낭만'이라는 단어를 왜 사용했는지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이유가 나오니 집중하시길! 영앤도터스는 이름부터 발음이 귀엽기도 하고 폰트와 일러스트도 적절히 사용하여 단순히 아기자기하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이름의 뜻은 사실 동업하시는 대표님들의 자녀 이름으로 만든 것이다. 대표님 한 분의 아들 이름에서 한 글자를 따온 '영'과, 또 다른 대표님의 두 딸을 표현한 '도터스(Daughters)'를 합쳐서 영앤도터스를 완성했다고. 뒷이야기가 너무 낭만적인 바람에 괜히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필자는 모성애, 부성애를 보면 사르르 녹아내리는 편)



로고를 보는 필자의 눈빛이 달라졌다.


두 분의 대표님 중 이기솔 대표님은 음악에 일가견이 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대한민국 대표 흑인음악 채널인 '리드머'의 운영진으로도 활동하셨을 정도다. 그래서 매장에 흘러나오는 BGM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많은 분이 곡을 물어봤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플레이리스트를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커피 한잔하면서 가만히 음악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운 기분을 선사할 것이다.


영앤도터스 인스타 캡쳐.


커플은 늘 옳다.


카페를 방문하면 꽤 오랜 시간 머무르는 성향인 분들은 아쉬울 수 있겠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바로 옆에 공덕 소공원이 있어 운치 있게 커피 한잔할 수 있다. 게다가 골목으로 코너만 돌면 공덕 소담길이라는 먹자골목도 등장하니 맛있게 식사하고 영앤도터스에서 테이크아웃해 공원에서 한잔하면, 아- 생각만 해도 너무 좋은걸. 인자기급 위치선정에 감탄만 나온다. 큰 그림 그리셨네 그리셨어. 

 봄과 여름을 집콕하느라 무기력하게 흘려 보내고 어느새 하늘이 높아지고 당신이 살찌는 계절, 가을이다. 여전히 어딘가를 다닌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공덕까지는 아니더라도 집 앞에 잠깐 나와 푸르른 하늘을 잠시 감상하면서 긴장했던 육체와 마음에게 심심한 위로를 해주는 건 어떨지.




※ 글, 사진 :  블랙워터이슈 이지훈 에디터

instagram : @ljhoon1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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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f

2020-09-24 08:43  #1354047

가보고 싶었던 곳이였는데! 잘 읽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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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9-25 15:08  #1354972

@Olaf님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하니 낮에  한번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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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지

2020-09-24 13:10  #1354188

꼭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멋진 카페 소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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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9-25 15:08  #1354976

@나은지님
감사합니다:) 만족스러운 공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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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숨

2020-10-27 11:12  #1377443

멋진 카페 소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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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12-03 13:52  #1409938

@홍숨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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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gle

2021-03-15 09:22  #1489255

꼭 방문 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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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1-03-15 18:21  #1489715

@beagle님
네 날이 좋으니 꼭 방문해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