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테크닉

  

hansing80 15.01.29. 02:10
댓글 8 조회 수 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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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저는 에스프로프레스의 팬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죠. 왜 저 물건에 열광할까? 그래야봐야 프렌치프레스와 비슷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런 의심은 이 물건을 몇 번 써본 다음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가장 추출하기 쉽고, 가장 좋은 커피맛을 내주는 도구라는 확신이 듭니다. (현재까지는)


그래서 간혹 에스프로프레스에 실망하시는 분들, 혹은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찾은 에스프로프레스를 맛있게 즐기는 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제 방법이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참고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2. 약배전 원두를 고르자

에스프로프레스의 최대 장점은 바로 보온성입니다.  그말인즉, 추출하는 동안 계속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다시 말하면 높은 추출온도를 요구하는 원두에 최적화된 도구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에스프로프레스는 약배전원두와 만났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최대한 밝게 볶인 원두를 선택하십시오. (물론 밝게 볶인 원두를 고르시다보면 자연스럽게 스페셜티 중에서도 좋은 품질의 원두를 고르시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3. 끓는 물을 붓자

약배전의 원두의 경우 보통 95도씨 정도, 최소한 92도씨 이상의 물이 필요합니다. 온도계를 사용해 추출온도를 맞추는 것도 좋지만, 에스프로프레스는 그런 과정을 과감히 생략하셔도 좋습니다. 보통 100도씨로 끓던 물도, 열공급이 중단되면 95도 정도까지는 정말 순식간에 식습니다. 팔팔 끓이고 뚜껑을 열어 김만 뺀 뒤 부어도 충분합니다. 어영부영하다 물이 식으면 맛이 떨어집니다.


4. 첫째도 예열, 둘째도 예열

온도와 관련해서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예열입니다. 에스프로프레스는 그 자체 열용량이 큰 편이라 예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뜨거운 물을 부으면 순식간에 물 온도를 빼앗아갑니다. 추출 전에 반드시 뜨거운 물을 1/3이상 채우고 5분 이상 예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커피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 그만큼 늘어나지만,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라면 절대 예열을 잊지 마세요.


5. 뜸을 들이자

에스프로프레스도 뜸을 들이면 좋습니다. 30초~40초 정도면 신선한 커피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뜸을 들일 때도 온도가 낮아지지 않게 뚜껑을 덮어두는 걸 잊지 마세요.


6. Stir or Not Stir?

물을 붓고 저을 것이냐, 젓지 않을 것이냐, 이 건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맛의 차이가 어느 정도있느냐도 논란이 될 수 있겠네요. 추출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젓는 것이 좋겠지만, 이상하게 제 입맛에는 젓지 않는 편이 더 좋습니다. 물을 부을 때 충분한 와류가 발생하도록 거칠게 부어주는 정도가 좋습니다. 과감하게 Not Stir 도 한 번 시도해 보세요.


7. 최소 4분 이상 추출, 5분, 6분도 괜찮다

에스프로프레스 공식 매뉴얼에서는 4분을 권장하고 있는데, 원두에 자신이 있다면 5분 혹은 그 이상의 추출도 좋습니다. 때때로 4분의 추출은 불충분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원두가 좋다면 추출시간이 더 늘어나도 나쁜맛의 증가가 미미합니다. 혹은 쓴 맛이 약간 늘어나도, 그것을 상쇄하고 남을만큼 좋은 맛이 늘어납니다. 푹 우려내세요.


8. 추출이 끝난 커피도 레스팅(resting)이 필요합니다

원하는 추출시간이 경과한 후 부드럽게 끝까지 프레스를 합니다. 저는 프레스가 끝나고 바로 컵에 따르기보다 1분 정도 레스팅을 시킵니다. 필터에 의해 원두와 물이 분리되어 있는 상태라서 추가 추출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미묘하게 좀 더 맛이 안정되고 깊어지는 효과가 느껴집니다. 이 부분은 정말 주관적인 느낌이라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 굳이 추측하자면 미분이 가라앉는 효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9. 마지막 한 모금은 남겨두세요

설마 끝까지 다 드시는 분은 없겠죠?


10. 정리할 때는 드리퍼와 키친타올

에스프로프레스의 단점 중 하나가 뒷 정리입니다. 따로 판매하는 정리도구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드리퍼와 키친타올만 있으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저는 키친타올 두 칸을 잘라 칼리타 드리퍼에 잘 넣고 그 위에 슬러지를 부어 물을 뺍니다. 물을 빼고 남은 커피가루만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면 싱크대가 막힐 일은 없겠죠? 필터는 흐르는 물에 잘 행구고, 가루가 잘 안빠지는 구석은 부드러운 칫솔로 마무리해 줍니다. 에스프로프레스 본체는 식기세척기에 넣어보세요. 새 것 같아집니다.


11. Enjoy the Espro press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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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에스프로 프레스 뽐뿌질이 오는데요? ㅠㅠ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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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ing80 작성자

2015-01-29 09:39  #102864

@에스프레소프릭님
저도 에어로프레스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했는데 그것과는 확실히 다른 맛이 있어요. 변수가 적다는게 제일 장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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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2015-01-30 09:26  #103064

이 글을 보고나서 추천해주신 레시피로 마셔보고 있습니다. 이전에 마시던 커피 맛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네요~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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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님
에스프로 구매가야하나요 ㅜㅠ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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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unKo

2015-01-30 11:59  #103137

@에스프레소프릭님
18OZ 고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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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ing80 작성자

2015-01-30 20:54  #103376

@에스프레소프릭님
18oz 가 딱 좋습니다. 넉넉하게 한잔, 아끼면 4잔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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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여행자

2015-02-02 14:36  #103684

Hansing80 님 덕분에 ESPRO press 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 "예열" "예열" "예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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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c아저씨

2019-08-19 10:49  #914856

이방법 저방법 써보는데 이것도 괜찮은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