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엘살바도르 산타 마리아 (모모스 커피)
상큼함과 달콤함의 부드러운 조화
2006년 딱 한번 방문해 본적이 있는 엘살바도르는 중미 다른 나라들과 같이 경제적으로는 후진국이지만,
국민성이 나름 근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미에서 가장 바쁜 항구중 하나인 Acajutla (아까후뜰라) 를 가진 나라입니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1/5 수준, 인구 600만의 작은 나라이지만 중미 커피들 중 나름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커피 생산국으로도
우리에게 점차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엘살바도르 스패셜티 커피는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모모스커피의 산타마리아 커피 또한 그러한 흐름에 못지 않은 특별함을 갖추었다 할 수 있습니다.
모모스커피의 커피 봉투에는 에어로프레스와 프랜치프레스에 대한 커피 추출 Recipe 가 있습니다.
제가 항상 가지고 있던 Needs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추출 Recipe 였는데 모모스커피의 배려가 매우 칭찬할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를 어떻게 추출하느냐에 따라 맛의 변화는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로스팅 회사의 Recipe 제안은
어떻게 보면 필수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산타마리아 농장의 커피는 일단 크기가 작고, 핸드밀로 분쇄하기 버거울 정도로 단단합니다.
스패셜티 커피의 경우 1,4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으며, 고산 지대에서 재배된 커피일수록
더욱 단단하다 합니다. 이번 커피는 제가 경험해 본 커피중 손에 꼽을 정도로 단단했습니다.
단단한만큼 더욱 깊은 맛과 향을 머금을 수 있겠지요?
에어로프레스로 커피를 추출합니다.
모모스 커피의 추출 Recipe 에 따라 물은 적당히 낮은 온도로 (88~92도) 추출 시간은 1분 30초 정도로 맞추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추출 시간의 경우 1분 30초에서 최적의 맛을 내는 것 같습니다.
다만, 노하우가 부족해서인지 조건을 동일하게 셋팅해도 맛이 그때그때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기분 탓일수도 있겠죠?
추출된 커피는 색감이 매우 독특합니다.
흡사 황토빛을 띠는 이 커피는 단순히 옅은 색상이 아닌, 마치 물감을 풀어 일부러 색상을 내기라도 한 듯합니다.
결과는..
다른 커피와 가장 차별되는 점으로 스파이시(향신료의)함이 느껴집니다.
다만, 그 바탕에 상큼한 산미와 단맛이 충분히 강하기에 두드러지는 수준은 아닙니다.
또한, 적당한 바디감이 입안에 차오르며 부드러움을 더해 주기에 목넘김이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파이시한 느낌은 산미의 후반부에 느껴지는데, 아마도 독특한 산미의 일부로 판단됩니다.
의도된 맛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독특한 산미와 부드러움의 조화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다만, Recipe 를 달리한 2~3번의 추가 추출에서는 첫번째 추출만큼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원두의 양을 좀 늘리니 산미가 너무 차오르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마시고 난 뒤..
원두의 분쇄 단계부터 남다른 포스를 보여준 산타마리아 농장의 커피는
상큼함과 달콤함의 부드러운 조화에 스파이시한 느낌을 추가한 매우 개성있는 커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핸드밀 유저들의 손가락을 너무 아프게 하네요^^
By Tony 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