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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스 강남센터, 우종호 커피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피



좋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 커피를 나누는 것. 커퍼스(Cuppers) 강남 센터장이자 우종호 커피를 운영하는 우종호 대표가 꿈꾸는 바람이다. 온갖 군상들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커피인들  만큼 좋은 사람들도 못 봤다는 게 그의 말이다. 커피로 얽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커퍼스 강남 센터를 찾았다.


큐그레이더 길드에서 커퍼스까지

커퍼스는 말 그대로 커핑을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 시작은 생두감별사 자격증인 큐그레이더(Q-Grader)였다. 2011년, 우 대표는 초기 큐그레이더들의 정보공유를 위해 큐그레이더 길드(Q-Grader Guild)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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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전 세계 큐그레이더의 약 1/3이 국내에 있을 만큼 널리 알려졌지만, 불과 4-5년 전만 해도 해외에서 라이센스를 따야 할 만큼 희소했고, 그만큼 전문성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이후 큐그레이더가 국내에 널리 알려지면서 국내 커피업계에 양적, 질적 성장에 상당히 기여 했지만 부작용도 겪었다. 자격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단순히 취득에만 매달리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큐그레이더 자격증만 취득하면 당장이라도 전문가가 된 것처럼 여기거나, 관련 기업으로 무조건 취업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미래만을 그리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많은 큐그레이더들이 양성됐지만 오히려 그들의 전문성은 하향평준화 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요즘이다.

우 대표의 큐그레이더 자격증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큐그레이더는 기초를 닦는 과정이며, 완성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이다. 큐그레이더 길드의 역할도 바로 이러한 목적을 두고 있었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큐그레이더 스스로가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모임인 것이다.

큐그레이더 길드에서 커핑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커피에 대한 기본기를 익혔으니, 지속적으로 미각을 깨우는 일은 커피인 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산국이 아닌 소비국에서의 커핑은 커피 구매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것은 커퍼스의 많은 회원들이 카페, 특히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이익과도 닿아있는 부분이다. 결국 명분이나 실리, 모두에 있어 필요한 것이 커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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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커핑은 점차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모임의 구성원 역시 큐그레이더 뿐만 아니라 로스터나  바리스타 심지어 일반인들까지 확대되면서, 큐그레이더 길드는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다양한 소속으로 나뉘어졌던 커퍼들의 연합체라는 의미에서 커퍼스(Cuppers)로 명칭을 바꾼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모임 안에서만 이뤄지던 커핑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오픈됐다는 사실이다. 초급커핑이라는 이름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커핑의 장이 열리는 한편, 생두 구매를 위한 비즈니스 커핑까지 다양한 장이 펼쳐졌다. 운영진도 선출됐다. 전국에서 모인 운영진은 커퍼스의 센터를 맡아, 지역 내의 커피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거점으로의 역할을 했다. 또한 커핑 레벨1(Cupping Lv1), 어드밴스(Advanced) 같은 교육과정을 통해 올바른 커피문화의 보급을 위한  전진기지가 되었다.

커퍼스 내에서는 커핑교육 외에도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꾸준히 단련한 각자의 미각을 뽐낼 수 있는 '컵테이스터 대회'가 대표적이다. 운동선수가 연습만 하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다.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성과를 돌아보고, 보람과 성취 또는 반성과 노력의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이익도모를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로스터리 카페 회원들을 위해 양질의 생두를 골라내고 구매력을 발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일이다. 이때 커퍼스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원재료에 대한 정보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산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산지 농부들과의 친밀한 교류는 물론이고, 양질의 생두가 생산될 수 있는 인프라의 필요성을 느껴, 지난해 말에는 인도네시아 커피 농장주를 초청해 큐그레이더 과정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후에도 산지와 교류하며 지속적으로 품질관리에 대한 조언과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나은 커피를 만나는 것도 기대할만 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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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미래, 그리고 사람들

유난히 큰 키와 다부진 체격을 가진 우 대표는 농구선수 출신이다. 고교 상비군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운동을 향한 열정은 대학교에서도 체육교육과로 진학하면서 이어졌지만, 학업 중간에 냉동  관련 기술을 배우면서 새로운 진로를 찾아나갔다. 그러다가 1990년, 광명상사를 통해 커피장비를 판매하며 커피와 인연이 닿게 됐다. 장비로 시작한 인연이었지만 결국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커피, 그 자체였다.

우 대표는 2004년도에 들렀던 일본에서 카페의 미래를 봤다고 한다. 당시 우리나라의 카페들은  4년 만에 망하거나 그보다 못한 기간에 사라지는 카페가 숱했는데, 일본에서는 70을 넘긴 노인들이 수 십 년 동안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한다. "거의 모든 카페가 직접 로스팅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로스팅이 카페의 생명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물론 로스팅의 목적은 '좋은 커피'이다. 더 나은 커피 한 잔이 생존을 위한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추출에만 머물러 있었던 커피를 로스팅이라는 영역으로 넓혀가는 계기가 됐다. 우 대표의 본격적인 커피 공부가 시작된 시점이다.

로스터리 카페는 생두의 가능성을 판단하고 그것을 민감한 로스팅을 통해 발현시키는 것에 무게를 둔다. 이때 각 단계별 평가의 수단이 되는 것이 바로 커핑이다. 하지만 내키는 대로, 본인의 감각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합리적이면서도 객관적인 기준과 방법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우 대표는 큐그레이더 자격증에 대한 정보를 들었고, 고민하는 바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준비기간을 거쳐 자격증을 획득하는 한편, 로스터리 카페도 차렸다. 컨설팅으로만 그칠게 아니라 자신이 보았던 카페의 미래가 정말 가능한지 직접 도전하고, 보이기 위해서다. 본인도 누군가에게 그런 미래의 모습이 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에게 커피란 무엇인지 물었더니 ‘커피는 사람’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우 대표의 기억에는 미국 시애틀의 어느 작은 카페에서 만났던 장면이 선명하다. “마치 초저녁에 모여 술을 마시듯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시끌벅적하게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었어요. 좋은 에너지가 넘쳤죠.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오랫동안 커피를 할 수 있는 것. 카페를 그런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 앞으로의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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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유난히 사람과 많이 얽혀있다. 사실 어느 농작물이 그렇지 않겠냐만,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는 물론이고 생산부터 유통, 로스팅, 추출 등 커피의 단계별 형태마다 관여하는 사람들의 성격이 달라진다. 거의 모든 것이 사람과 엉켜 있는, 사람을 떼어놓을 수 없는 음료이다.

“살아오면서 꽤 다양한 일을 했고, 또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들도 만났죠.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그래도 커피업계 사람들이 좋더라구요.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아요.”지나온 날도 많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도 많다. ‘손톱 밑에 가시가 낀 것처럼 불편하고 어렵게 사는 일'은 원치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사업이라는 틀 안에 있지만, 우 대표는 커피의 속성처럼 돈이 아닌 사람을 보기위해 노력한다. 농장주를 초청해 교육을 시키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상생의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결국 사람을 향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이다.



커핑에는 왕도가 없다

커퍼스는 커핑에 대한 자체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총 3단계 과정으로 이뤄져 있고, 각 단계별로 대상이나 목표가 조금씩 다르다. 이를 테면 입문이라고 할 수 있는 ‘커핑 레벨1’은 커핑에 대한 방법과 형식을 익힌다. 절차는 일종의 언어라서, 서로 커핑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어디서나 같은 방식으로 커핑을 이어갈 수 있도록 훈련하는 단계다. ‘커핑 어드밴스’과정은 로스터, 바리스타들이 자신의 커피를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것에 맞춰져 있다. 마지막 단계는 큐그레이더 자격증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현지에서 생두를 직접 구매하거나, 들어온 생두를 구매하는 책임자로서 필요한 능력을 기르며 자격증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에 초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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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정에 있어서 커핑은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수단이 된다. 다양한 향미에 대한 감각을 깨우고, 인식시키고, 기억하는 훈련이다. 때문에 꼭 업계 종사자나 준비를 위한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평소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고 커피의 다양한 매력을 더욱 즐기고 싶은 일반인들에게도 충분히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커핑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큐그레이더는 물론이고, 어떠한 숙련가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지속하지 않는다면 감각을 잃기 마련이다. 또한 어느새 자기 혼자만의 소설을 쓰게 될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내 생각을 말하는 과정 통해서 차이점을 이해하고, 좁힐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해요.”그래서 우 대표는 커핑은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커핑에 대한 그의 결론은 관심이다. 타고난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커핑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노력이나 열정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커퍼스 역시 이러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 대표는 이와 함께 기록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감각의 판단에 있어서 기억력은 중요한 요소다. 표현을 위해서는 기억 속의 감각들을 떠올려야하기 때문이다. 이때 커핑노트를 작성하면서 향미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가다보면, 향미에 대한 기억과 표현들이 정제되고 통일되면서 점점 선명해진다는 것이다. 커핑노트를 통해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다양한 품종과 가공방식의 커피가 쏟아지고 있다. 커핑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유인데, 우  대표는 그럴수록 원종의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음악도 보면 여러 장르가 있고, 트렌드가 계속 바뀌죠. 하지만 한국 사람의 정서에는 가슴을 흔드는 무언가, 뽕짝 같은 것이 있지 않나요?" 모 트로트 가수가 최신 가요를 트로트의 관점에서 분석하던 티브이 프로그램이 있었다. 최신 유행가요도 멜로디 라인에서 ‘뽕짝’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인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테면 티피카나 버번 같은 원종이 커피의 '뽕짝'인 셈이다.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그 시작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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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 그 이상을 위한 또 한 걸음

커핑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커핑을 통해서 '생두'에 대한 정보와 그 과정을 알 수 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 가공, 유통, 로스팅 등을 이해하게 되고 최종적인 결과물에 대한 이유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이것은 커피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대단한 기술이고 보물인 것 같이, 암암리에 가르치거나 권위를 가질 필요가 없다. 대중들에게는 커피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한편, 업계 종사자들에겐 커피에 대한 깊이와 지속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커퍼스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커퍼스는 또 한 번의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큐그레이더에서 커핑으로 이동했던 무게 중심이 다시 새로운 영역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커핑은 로스팅이나 생산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지만 전체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때문에 내부적으로 커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사자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 물론 정체성을 새롭게 정리하는 일인 만큼 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전까지는 커퍼스 내의 기존 사업들을 세부적으로 수립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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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를 뛰어넘는, 한국의 커피업계를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 앞으로 커퍼스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력이 있는 것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들이어야겠죠. 서로 질시하거나 헐뜯지 않고, 사람을 이용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또 커피를 돈으로만 보아서도 안 되겠죠. 커퍼스를 통해 기반을 닦은 사람들이 지금의 한계를 뛰어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 분들이 있는 카페라면 어디를 가도 좋은 분위기와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겠죠? 그렇게 오랫동안 커피를 즐겁게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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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

사진이 안 보이는데...저만 그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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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

수정했습니다. 잠시 오류가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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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

네ㅎㅎ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