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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등록일:2015-08-18 00:46:10
댓글 0 조회 수 885
외부 기고자 강승훈(프리랜서, 前 월간 Coffee&Tea 취재기자, falling0@naver.com) 


 

※ 본 게시물은 업체 보도자료임을 알려드립니다. 해당 글 내용에 대한 오류사항이나 기타 문의 및 전달 사항은 하단의 기고자 정보를 참고해 주시거나 블랙워터이슈(bwmgr@bwissue.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블랙워터이슈는 다양한 분야의 기고 컨텐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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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스 청주센터

편견과 아집을 비우는 토바 호수

 

 

전 세계에서 석유 다음으로 많은 물동량을 자랑하는 커피는 생산지부터 소비지에 이르기까지 넓은 그 영역이 대단히 넓을 뿐만 아니라, 어제와 오늘이 다를 만큼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커피인데, 종종 우리는 내 커피만 최고라며, 나의 지식만이 정답이라며 다른 이들의 것을 폄하하는 커피인들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으로 커피를 한정 짓고 그것에만 빠져 있는 것이다. 사실 어느 누구도 이 같은 편견과 아집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독선은 아이러니하게도 열정과 노력의 또 다른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환기가 필요하다. 스스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돌아보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 커퍼스 청주센터 카페 다나우토바(DanauToba)를 찾았다.

 

 

 커피에는 자존심이 없다 

 

최근 커피산업으로 젊은 청년들의 유입이 많아지고 있지만, 현업 종사자 중에는 다른 일을 하다가 커피로 진로를 바꾸게 된 케이스가 많다. 이유는 다양하다. 취미로 커피를 즐기다가 점점 관심이 커지면서 직업이 되거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해야 하는데 사업 아이템을 찾다 커피를 선택하기도 하고, 우연찮게 접한 커피에 갑자기 빠져들어 가던 길을 멈춰 서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도 한다. 커퍼스 청주센터 카페 다나우토바의 오지영 대표 역시 늦깎이 커피인인 중 한 명이다. “나이가 들어서 커피를 시작했더니 선배들이 오히려 저보다 어리더라구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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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하기 전까지 오 대표는 건설회사 회계/인사 파트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직업인이었다. 처음엔 능력으로 인정받는 삶이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만족감은 사라져갔다. 어느새 직업에 대한 염증과 앞날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 맛있는 요리 먹는 걸 좋아했던 오 대표는, 어느 날 함께 맛집 탐방을 다니던 지인에게 앞으로 커피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추천받았다. 미식에 대한 관심이 커피와 잘 어울리겠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커피 배움터는 바로 '우종호 커피'였다. 1년 반 동안 퇴근 후에 밤늦게까지 로스팅과 커핑, 세미나를 반복하며 커피공부를 했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클래스가 다 끝나고도 찾아갔다. "커피를 하려면 뒤도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거라면 후회가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작정하고 달려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카페 창업은 녹록치 않았다. 물론 오 대표도 그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주변에서 카페를 차렸다가 6개월 만에 폐업한 경우도 보았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기까지 3년 정도 준비했는데도 힘들어요. 확신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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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생존'을 목표로 삼는다면 커피와 이전 직장생활은 비교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오 대표에게 커피는 특별했다.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 무언가에 이렇게 미쳐있었던 적은 없었어요. 처음이었죠." 자신도 몰랐던 열정을 마주치면서 행복을 깨닫게 된 것이다. 덕분에 인상도 바뀌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웃는 상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커피를 하기 전까진 들어보지 못했던 말이었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도 겸손해졌다. 그 전까지 오 대표에게는 '나이'에 대한 부담스러움이 있었다. 하지만 늦깎이로 커피업계에 입문한 뒤로 어린 선배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이제는 '선생님'이란 호칭이 입에 배었다. 나이가 어부다리거나 친해지더라도 반말을 하는 일이 줄었고, 친해지더라도 조심스럽게 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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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주는 또 다른 행복도 있다. 정성껏 만든 커피를 손님들에게 내어드렸을 때 그것을 맛있게 마시는 것을 보며 느끼게 되는 희열이다. "커피는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드시는 분들을 만족시키는 게 커피인 것 같아요. 그 즐거움을 알았을 때 '아 나는 커피를 해야겠구나' 싶었죠." 때문에 오 대표는 자신의 커피를 자랑하며 누군가를 납득시키고 설득하기 보다는, 그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던 사람들이 찾아와 커피를 마실 수 있었으면 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 속에서 흘러가는 커피인 것이다. "커피에는 자존심이 없다고 생각해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기분 좋은 게 중요하죠. 저한테는 그게 만족스러운 일이에요."

 

 

토바 호수 앞에서...

 

카페 이름인 다나우토바는 '토바 호수'라는 뜻이다.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토바 호수는 그 크기가 제주도 만해, 이름만 호수지 바다라고 해도 될 정도다. 인도네시아로 산지 탐방을 떠나면서 만나게 된 토바 호수였다. 오 대표는 그런 호수를 바라보며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편견과 아집 없이 커피를 바라보고 겸손한 자세로 커피를 대하겠다는 순수함이었다.

 

사실 그 즈음 오 대표는 여느 때보다 느슨해져 있었다. “그동안 나름 커피 공부도 열심히 해왔고, 큐그레이더도 따면서 ‘이제 커피 좀 알아가나 보다’ 싶었어요. 자만했던 거죠.” 그런데 막상 인도네시아의 산지를 다니면서 여러 커피인들 만나고 그들의 다양한 커피를 접하니,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참 작구나, 그게 느껴지더라구요.” 넓은 커피의 세계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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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의 상황을 직접 경험하면서 커피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그 전까지 오 대표는 긍정보다는 부정에 반응하는 편이었다. 아무리 좋은 커피라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들어 왔고, 평가는 혹독했다. 그보다 못한 커피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랬던 그가 농부들의 삶을 마주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수고이자 삶의 결실인 커피를 점수에만 매여 너무 쉽게 대했던 것은 아니었나,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발견하는 것에 주목하기로 했다. 개성과 색깔이 잘 담겨진 좋은 커피로서의 가능성이다.

 

오 대표는 지난 2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안티오키아 베스트컵 콘테스트(Antioquia Best Cup Contest)’에 커퍼스의 다른 센터장들과 함께 국제 테이스터로 초대되어 참석했다. 매년 생두 수입량의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다양한 커피들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지만, 커피 산지에는 아직 우리에게 소개되지 않은 보물 같은 커피들이 여전히 많다.

 

커피 대국인 콜롬비아 역시 마찬가지로, 이번 콘테스트의 목적도 안티오키아 지역 내 우수한 커피들을 더욱 알리고자 여러 나라의 커피인들을 초청해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각국에서 모인 커피인들과 만나며 소통하는 것을 물론이고, 양질의 콜롬비아 커피를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다시 한 번 그의 시야를 넓혀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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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넓은 세상을 깨달으면서 나만이 맛있는 커피를 할 수 있고, 나만이 해야 한다는 아집을 버릴 수 있었다. “제가 지금 발견했다고 해서 그게 꼭 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언젠가 누군가 또 발견할 테고...” 오 대표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눔에 있어 어려워하지 않는다. 심지어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개발된 블렌딩 정보를 공개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어떤 콩이 어떻게 로스팅 됐고, 섞이는 비율은 무엇인지까지도 상세히 알려줄 수 있다.

 

오 대표가 나눔에 대해 관대한 이유는 ‘상생’에 있다.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 커피시장의 저변도 충분히 넓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카페에서도 좋은 커피를 많이 선보이면 손님들도 그런 커피에 대한 경험치가 많아지겠죠.” 좋은 커피를 알아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또 다른 카페들을 향할 것이란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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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 역시 또 다른 이들의 나눔과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된다. 인도네시아 투어 때 만난 한 미국인 로스터와 함께 로스팅을 하며 서로의 스타일을 나눴고, 오 대표는 그의 단조로운 로스팅 스타일로부터 오는 풍부한 바디와 단맛에서 많은 힌트를 얻기도 했다. "결국 저만의 스타일이 남겠지만,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걸러내는 과정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것'의 가치 

 

다나우토바에는 메뉴가 많지 않은 편이어서 사이드메뉴는 가급적 오 대표가 직접 만들려고 한다. 단호박 라떼는 단호박을 사다가 잘라서 스프 형태로 만들고, 이것을 사용해 음료를 만든다. 각종 청은 반드시 1-2개월 정도의 숙성시간을 거친 후 사용한다. 과정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수고도 만만치 않다.

 

“제 욕심이에요. 이왕 파는 거 준비는 걸 보여주자, 이런 생각이었죠.” 이런 노력들이 인정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결국 평가는 손님들이 하는 일이다. 오 대표는 그저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하려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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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역시 마찬가지이다. 때마다 가장 좋은 생두를 수급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오 대표는 커머셜과 스페셜티처럼 커피 품질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다. “가급적 핸드픽을 안할 수 있는 콩을 구매하려고 해요. 기왕이면 좋은 콩을 사서 서비스 하고 싶은 마음인거죠.”

 

커머셜은 커머셜일 수밖에 없다. 물론 핸드픽을 한다면 어느 정도 품질개선이 가능하겠지만, 아무리 좋아진다 해도 그 한계는 분명하다. 없던 향미가 새롭게 생겨나 커머셜 커피가 스페셜티 커피가 되진 않는 것이다. 핸드픽을 했다고 가격을 올려 받는 것도 오 대표에게는 내키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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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좋은 재료의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좋은 커피는 좋은 생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인과관계는 사실 너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커피가 ‘좋은 커피’라고 말하기 위해선 원재료에서부터 그만한 가치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오 대표에겐 커피 값을 낮추는 일도 지양하고 싶은 일 중 하나이다. 맛있다고 하는 손님에겐 차라리 한 잔을 더 서비스하는 것이 커피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올해의 생두는 더욱 특별하다. 앞서 설명했던 안티오키아 베스트컵 콘테스트에서 오 대표가 낙찰 받은 커피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품질도 품질이지만, 오 대표가 직접 맛보고 점수를 매겨 선택한 커피라 그 의미가 깊다. "이번에 들여오는 커피가 저에겐 좋긴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어요. 최고의 커피라서 낙찰 받은 것은 아니란 거죠. 중요한 건 이 커피가 저의 이야기라는 거예요." 커피에 담긴 산지와 농부, 농장의 이야기들은 어디에도 없는 오 대표만의 것이다. 오 대표는 이번 경매 참여를 계기로 좋은 커피를 찾기 위해 세계로 눈을 돌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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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커피로 일궈가겠다는 다짐처럼 오 대표는 조급하지 않고 차분하다. 또 부드럽지만 약하지 않고, 섬세하다. 너른 토바 호수처럼 편견과 아집을 덜어내고 존중과 소통을 담아내는, 멋진 커피를 만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 카페 다나우토바

청주시 서원구 두꺼비로 33(산남동, 은성빌딩)

 

| 기고자 정보

강승훈(프리랜서, 前 월간 Coffee&Tea 취재기자, falling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