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커피 가격의 불확실성

제임스의 커피 스터디 1 - 자외선(UV)을 이용한 커피 생두 품질 감별법 by 빈브라더스

제임스의 커피 스터디 2. 커피 생두도 겨울잠을 잔다 - 커피 보관 환경에 대한 이야기 1부

제임스의 커피 스터디 3. - 커피 보관환경에 대한 이야기 2부

에티오피아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커피 산지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실제로 저희 빈브라더스에서 2019년 사용했던 싱글오리진 커피 24종 중에서도 8종은 에티오피아산이었습니다.  1년내내 제공하는 블렌드 커피인 '벨벳 화이트'도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한 애정이 담긴 상품이죠. 에티오피아 커피의 강렬하고 분명한 꽃 향기, 과일 향기에 매료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에티오피아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현지 상황 때문에 커피 가격은 오르고, 역으로 퀄리티가 좋은 커피를 경험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 닥쳐 오는 듯한데요. 오늘은 이러한 에티오피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에티오피아와 우리나라와의 특별한 인연
• 에티오피아의 경제 상황
• 최소가격제도 시행에 따른 에티오피아 가격의 불확실성

아주 특별한 한국과의 인연

에티오피아의 마지막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1892~1975) / 사진출처 : 위키코어

"가거라!  살아 돌아올 생각을 하지말고, 전부 거기에 가서 모두 맹렬하게 싸워서 전사하거라! 너희들의 죽음의 대가로 저들에게 "자유"라는 것을 꼭 안겨 주거라! 우리민족이 과거에 이탈리아인들에게 무엇을 당해 왔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그 고통은 뼛속까지 알고있을 것이다. "

이 말은 에티오피아아의 마지막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가 한국에 파병되는 원정군에 남긴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아프리카 유일의 한국전쟁 참전국이었는데요. 더 특별한 것은 한국과의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참여한 유일한 나라이기도 했다는 점입니다.

이 지역을 코뿔소의 뿔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라고 부른다. 수에즈 운하가 연결되어 있는 홍해가 있는 지역으로, 이를 거치게 되면 유럽에서 인도양까지 9,000km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다. 무역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이다. / 사진출처 : Pinterest

에티오피아의 참전 배경에는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에서 경험한 뼈아픈 침략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에 이탈리아는 에티오피아를 침략했는데,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는 독립국가의 지위를 지켜냈습니다. 허나 이러한 역사로 인해 에티오피아는 원래 하나의 연합이었던 에리트레아와 두나라로 나눠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에티오피아는 바다에 인접하지 않은 내륙국가가 되었고, 무역을 위한 항구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후 분열된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가 강제 병합한 시기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문제가 되어 에리트레아와 오랜 전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에리트레아와의 화해를 큰 공로로 인정받았다. / 사진출처 : SBS 뉴스

하지만 최근 에리트레아와의 길고 긴 분쟁은 평화협정을 통해 해결 되었으며 이를 해결한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는 2019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여받기도 했습니다. 이 분쟁의 종식으로 에리트레아에 위치한 항구를 무역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변화는 에티오피아의 커피 무역 뿐만아니라 경제에도 많은 이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렇게 에티오피아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간략히 밝힌 것은, 최근 에티오피아산 커피 가격이 역사적, 경제적 배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티오피아의 경제

에티오피아의 주요 경제지표는 2019년 기준 다음과 같습니다.

• 인구 : 약 1억 690만 명
• 1인당 명목 GDP : 2,100달러
• 실질성장률 : 8.5~9.0%
• 총 수출 규모 : 27억달러
• 무역수지 : 73억달러 적자

에티오피아는 동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얘기했듯, 이제 에리트레아에 위치한 항구도 무역에 이용할 수 있게 됐죠. 하지만 이 국가는 고질적인 외환부족과 과다 채무에 시달려 왔습니다. 경제에선 무역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특히 커피는 국가 무역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수출품으로 전체 수출액의 30% 내외에 달합니다.

최소 수출 가격 제도(Minimum Coffee Export Price)의 시행

문제는 에티오피아 커피가 이렇게 인기인데도 무역 수지가 형편 없다는 점입니다. 무역수지와 외환부족 문제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 중 한 가지인데요. 커피의 교역물량 규모는 증가하는데, 달러의 유입량은 줄어드니 말입니다.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실제 거래 가격보다 송장가격에 표시되는 가격을 실제보다 낮추거나 계약 불이행을 하는 것입니다. 보통 이러한 문제는 일종의 수입업자(like 한국) 지원책으로, 수입업자의 수입관세를 줄이고자 송장에 낮은 가격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수출업자(에티오피아)는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허나 이 모든행위는 불법입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정부는 거래 가격을 통제하고 거래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최소가격제도를 실시합니다.

• 에티오피아 차&커피 협회에서 매일 그날의 최소가격을 공지
• 당일 설정된 최소가격을 기준으로 계약 시작
• 당일 진행된 거래 계약서를 24시간 이내 에티오피아 국영 은행에 제출.
• 국영은행은 매일 마감시점까지 수집된 모든 커피 계약서를 에티오피아 차&커피 협회에 전달.
• 수집된 계약서를 바탕으로 가중평균법을 이용해 다음 날의 새로운 최소가격을 도출. 예를들어 구지Guji 지역/ G1등급일경우 구지Guji/G1 등급의 카테고리로 거래된 모든 생두의 거래액을 총 무게로 나눠서 계산.
• 다음날 새로 설정된 최소가격 공지

이러한 제도를 어기게 되면 수출업자는 1차로 서면경고를 받고, 또 어기게 되면 2차로 1년 거래 정지를 받게 됩니다. 3차 경고를 받게 되면 영구 거래 정지 통보를 받게 됩니다.

2020년도 에티오피아 커피 가격의 전망은?

이 최소가격제도의 실행으로 에티오피아 커피 가격의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매일 변하는 가격에 구매자가 거래를 망설이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또 따라야할 제도가 복잡해지면서 거래가 지연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필이면 올해 에티오피아에 있는 이르가체페와 시다모 지역의 생산량도 적다고 합니다. 개화기에 필요한 비가 지연되어 생산도 2개월 정도 지연되었다고 하는데요. 생산량이 부족하고 공급이 늦어지는 문제 역시 커피 가격의 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환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여러모로 가격의 압력이 가해져 양질의 에티오피아 커피를 만나기 어려워지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이런 저런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 커피는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커피 중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부디 무사히 폭풍이 지나가고, 우리가 좋아하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음껏 즐기는 한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참고 자료

• 코트라, 에티오피아 2020년 경제전망, 조은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무역관
• 코트라, 에티오피아 2019년 경제전망 및 비즈니스 환경 분석 , 김종현 에티오피타 아디스아바바 무역관
• 나무위키
  • 에티오피아
  • 하일레 셀라시에
• Trabocca 에티오피아 리포트
• ATLAS 에티오피아 리포트
• 관련기사
  • New Ethiopian coffee directive sets strict minimum price, Further Af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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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uthority Sets Minimum Coffee Export Price, Fortune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