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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컬럼 정보
작성자: BW컨텐츠팀 등록일:2015-11-25 01:36:18
댓글 0 조회 수 1609
외부 기고자 강승훈, 프리랜서, 전 월간 Coffee&Tea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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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스 울산센터

AG COFFEE LAB

커피에 이야기를 담아...




‘늘 커피가 새롭고 설렌다’는 말에서 그의 커피에 대한 애정이 어린 마음이 느껴진다. 또한 울산이라는 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선은 결코 좁지 않다. 농장 옥션에 참여하거나 몇몇 카페들과 연대해 공동구매를 통해 특별한 커피 구매에 노력을 기울인다. 더 나아가 세계 여러 산지를 찾아다니며 좋은 커피를 발굴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며 포부를 밝힌다. 커퍼스 울산센터 에이지커피랩(AG Coffee Lab)을 찾았다.

 

커피가 로망이 되기까지...

커퍼스 울산센터, 에이지커피랩의 최현석 대표는 은행을 다니는 금융인이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이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일상은 최 대표에겐 지루하기만 했다. “7시 반에 출근해서 11시에 퇴근하고 토요일에는 그냥 멍하니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했죠. 재미없고 따분했어요.” 스스로 계획해서 실행하고 결과를 책임지는 자기주도적 성향이 강한 최 대표에게 은행은 아무래도 맞지 않는 옷이었고, 점점 자기 것에 대한 갈증이 커져갔다.

사실 최 대표는 결혼 전부터 와이프와 약속한 것이 있었다. 10년 동안 회사생활을 한 뒤에 파스타가게를 차리자는 약속이었다. 정년은 갈수록 짧아지고 퇴직 이후에도 경제생활을 지속해야하는 상황에서, 퇴직을 기다리기보다는 어차피 하게 될 거 차라리 남들보다 먼저 준비하는 게 유리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다. 한동안 유명한 파스타집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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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은행을 그만두고 창업교육을 받으면서 사업계획서까지 만들었지만, 갑자기 커피로 돌아섰다. “커피가 쉬워보였다고 해야 할까요? 커피도 마시고 음악도 들으면서 여유 있게 꾸려갈 수 있을 줄 알았던 거죠(웃음)” 사실 꼭 파스타를 고집해야 하는 이유나 미련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업성도 어느 정도 있어 보였다. 처음엔 커피도구들을 하나씩 사 모으면서 커피공부를 시작했지만, 이내 카페를 차려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앞으로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누군가에게 커피를 팔아봐야지만 커피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작은 10평짜리 상가를 얻었죠.”

호기롭게 차렸던 카페 같지만 자신감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망하진 않을 것 같아서’ 시작한 일이었다. 월세와 재료비만 나와준다면 버틸 수 있겠다는 계산으로, 어떻게든 커피업계에 발을 들여놓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대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최 대표는 내키지 않았지만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고, 동생(최영신 원장)과 함께 카페를 운영했다. 낮에는 동생이 가게를 지켰고 밤에는 퇴근한 최 대표가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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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시작하고 3개월을 지나면서 운영에 대한 감이 잡혔다. 카페의 규모나 유동인구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인데, 동시에 작은 매장의 한계도 깨달았다. 예상보다 수익은 적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최 대표에게 커피는 그저 사업아이템이었을 뿐이었다. 생산적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했다. “커피가 로망이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그런데 매출을 걱정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커피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죠.” 그러던 중 ‘좋은 커피’를 경험했고, 커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좋은 커피를 선택하기 위해선 제대로 된 공부가 필요했다. 곧바로 다음해부터 커핑을 배우러 다니면서 본격적인 커피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커피를 공부하면서 최 대표는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책에서 보면 커피에서 과일이나 꽃향 같은 향이 난다는데 제가 하는 커피에서는 그런 맛과 향이 없었거든요. 그게 대체 뭔지 너무 궁금했어요.” 당시 막 큐그레이더를 따고 돌아온 서필훈 대표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커핑을 배웠는데, 우연찮게 에스메랄다 게이샤를 경험하면서 그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 “충격적이었죠. 레몬향이, 꽃 향이 입안에서 ‘딱’하고 퍼지는데, 책에서 읽었던 바로 그 커피였어요.” 그런데 이러한 경험을 혼자만 알고 있으려니 답답했다.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최 대표는 울산에서 커핑 교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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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좋아서 시작한 커핑이었다. “1명이 오든 말든, 저는 인터넷에 한다고만 소식을 올려놓고 생두를 빨리 볶아서 맛보고 싶어 했어요. 어떤 맛이 날까 궁금해 하면서 말이죠(웃음).” 모임이 탄력을 받은 것은 직접 로스팅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매번 남의 커피로만 커핑을 하려니 결과물이 들쭉날쭉 이어서 차라리 직접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이 일을 계기로 최 대표는 로스터로서, 최 원장은 교육을 담당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혀갔다.


2011년에 큐그레이더길드가 생기면서 울산센터까지 맡으면서 활동영역은 점점 커져갔다. 이어서 울산 최초로 유럽 바리스타 감독관 자격을 획득하면서 교육도 시작했다. 힘들기만 했던 카페 사정도 점점 좋아져 2년 뒤엔 바로 옆 옷가게를 인수할 정도로 성장했다. 2013년에는 현재 에이지커피랩까지 2호점을 확장했고, 제조업부터 카페, 교육사업까지 영역을 탄탄히 잡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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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의 카페 운영은 상당히 단순하다. 메뉴판에 있는 것은 오로지 커피뿐, 시럽이나 설탕 등이 들어가는 베리에이션 메뉴가 없다. “핵심은 원두를 판매하는 것에 있어요. 카페는 커피 본연의 맛을 알리는 게 목적이라고 할 수 있죠. 손님이 좋아하는 것들은 다른 카페에도 많이 팔잖아요. 이 카페에서까지 제공할 필요는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었어요.” 커피에 존재하는 다양한 향과 맛을 찾고 그것을 소개하는 게 카페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본래의 커피에 집중해야 했고 최대한 인공적인 요소를 배제했다. 


열정과 몰입을 이끌어 내는 산파

최 대표는 직원들의 커피대회 참여를 상당히 반갑게 여긴다. 만약 출전을 원한다면 지원도 가능한 충분히 하려고해 커퍼스 커핑대회 1등, 2014WCCK 본선진출, 2013MOC 2위 등 성과도 좋은 편이다. “찾아오는 직원들을 보면 돈을 벌기보다는 커피를 배우고 싶어 하는데, 의외로 정확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대회에 내보내죠. 대회만큼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거든요.” 막연한 생각만으론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가 열정과 몰입을 이끌어낸다. 최 대표는 일종의 산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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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것은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에는 커피종사자가 아닌 일반인도 있다는 부분이다. 종사자들이 커피대회에 출전한다는 것은 ‘커리어’를 쌓기 위함이다. 이 커리어는 본인의 가치를 올리고 앞으로의 진로에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된다. 때문에 명예라는 의미를 제외한다면 종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겐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사실 직원들은 대회 준비를 하라고 하면 여유가 없어요. 오히려 일반인들이 여유가 있어서 더 많은 호기심과 재미를 느끼기도 하죠.” 때로는 이러한 일반인들이 종사자들보다 성적이 더 좋을 때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다른 직원들에게는 선의의 경쟁을 위한 좋은 자극이 된다.


사실 그 대상이 일반인이든 종사자든 크게 중요치 않다. 최 대표가 주목하는 것은 대회를 통한 동기부여와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어떤 것에 몰두 하다보면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또 어떤 것을 할 때 열광하는지 알게 되는 거죠.” 국문과를 휴학했던 한 직원은 커피대회에 출전해 소기의 성과를 이뤘고 지금은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도전을 통해 성취감을 맛본 뒤,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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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는 시기적으로 커피를 배우고 싶었던 것 같아요. 물론 사람들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죠. 누구는 돌파구를 찾고 싶어서, 아니면 진짜 커피사업을 하고 싶어서..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해본다는 경험이에요.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완전 몰입하는...” 치열한 준비를 통해서 성과를 이뤄내 기회를 찾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노력과 성취의 경험은 다른 영역으로 파생될 수 있다.


치열하게 준비한다는 점에서 대회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다른 사람 앞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힘든 일인데, 자신이 준비한 것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위해선 계획부터 치밀해야할 뿐만 아니라 반복을 통해 숙달, 체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 역시 한동안 회사와 카페를 병행하면서 커피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 했다. 스스로 걸어왔던 그 길에 대한 믿음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청년들에게 단기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준비과정과 성취를 통해 새로운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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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가 담긴 커피를 선보이고 싶어

최 대표는 커핑이 신선하다고 한다. 늘 새롭기 때문이다. “죽을 때까지 새로울 것 같아요. 작황이 유지 되지 않으니, 매년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죠. 올해는 늘 올해일 뿐이에요.” 생두를 구해서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적용하는 사이클이 매년 반복된다. 생두 수입상이 많아지면서 수입되는 커피의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그만큼 즐거움도 커져간다.


늘 새로움에 설렌다는 최 대표는 커피에 대한 욕심도 남다르다. “보통 좋은 콩을 발견하면 ‘좋다’라는 반응하는 정도인데, 저는 산지를 가거나 수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물론 현실적으로 핸들링 할 수 있는 한계는 있지만, 가능하면 그런 이야기가 있는 커피를 해보고 싶어요.” 커퍼스에서 인도네시아를 후원하며 좋은 커피를 발굴해낸 것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직접 산지를 다녀왔다’라는 말을 커피와 함께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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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실제로 산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경매 등을 통해 최대한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커피를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그의 커피인생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준 에스메랄다 게이샤는 3년 째 옥션에 참가해 낙찰 받고 있다. 높은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게이샤라는 커피의 가치가 주는 영향력은 여러 가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어 앞으로도 경매에 참가할 예정이다. 


올 봄에는 오랫동안 브라질 커피를 커핑을 해온 커피 지인들과 함께 양질의 커피를 공동구매로 합리적인 가격에 들여올 수 있었다. 다이렉트 트레이딩이나 경매 입찰은 거래 금액이 크기 때문에 개인 카페에서 진행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커피인들과 함께 좋은 커피구입을 위한 더 많은 일들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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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는 이 커피를 왜 고르게 되었는지 그 이유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마련이다. 마치 커피에 최 대표가 투영되는 것처럼 말이다. 때문에 최 대표에게 커핑은 ‘본인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자기색깔을 지키는 일이기도 해요. 작은 자영업자들에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죠. 사업을 유지하고 운영해 가는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한편 최 대표는 커핑에 있어서 비교와 차이를 통해 기준을 세우는 것을 중요한 점으로 꼽는다. 이때 같은 커피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같은 생두라도 로스팅 포인트를 다르게 하거나, 로스팅 방식이 다른 로스터기들을 사용해 보는 것이다. 그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향을 맡거나 결과물을 비교하면서 더 좋은 결과를 찾는 일이 쉬워진다. “차이를 통해서 더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시도하는 거예요. 자기가 느낄 수 있는 맛의 수준을 높여가는 거죠.” 같은 맥락에서 다양한 종류의 커피, 특히 고가의 커피도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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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커피의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울산에서 어렵게 일궈온 그 노력들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울산커피협회가 만들어지고 지역 축제 행사를 기획하면서 울산의 커피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 중이다. 개인적으론 다시 한 번 산지로 떠날 계획도 있다. 2년 전 네덜란드, 호주, 미국, 한국 등의 커피인들이 모여 떠났던 에티오피아 커피 산지 여행은 그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경험하게 했고 결국 커피산지에 대한 꿈을 꾸게 했다. ‘몰두하다보면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된다라는 그의 이야기처럼, 그의 열정이 향할 곳은 어디일지, 다음 여정도 기대해본다.




Add                  울산시 남구 삼산동 1548-16번지

  



강승훈   프리랜서, 전 월간 Coffee&Tea 취재 기자

Email: falling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