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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의 직업 수명은 과연

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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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의 직업 수명은 과연


얼마 전 블랙워터이슈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 된 노띵커피 조성례 바리스타의 인터뷰가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커피, 특히 스페셜티 커피문화가 아직까지는 젊은이들의 문화로 구분되기 마련이라 시니어 바리스타로 분류되는 조성례님의 인터뷰는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비교적 늦은나이에 입문해 많은 노력을 했을 현역 바리스타로서의 담담한 소회가 젊은이들에게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던것 같습니다. 비록 인스타그램에 공개 된 짧은 인터뷰였지만 댓글에는 "멋지고 우아하시다"  "제가 그리는 노후의 모습이라 부럽고 멋지다"  "응원한다" "존경스럽다" 등의 응원이 줄을 이었고 "저도 50대 후반에 바리스타 일을 시작해 어려움이 많았지만 커피를 가까이 하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 "저도 같은 상황을 겪고 있어 반갑다"며 공감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바리스타라는 직업, 과연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많은 전·현직 바리스타 여러분께서 하고 계시거나 한번쯤은 해보셨을 고민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계신가요? 커피 업계 입문 첫 단계로 바리스타라는 직종을 고르신거라면 수년 내에는 바에서 벗어나서 업계 내 다양한 직종(로스팅, 생두평가, 무역 마케팅 등)을 두루 경험하며 보다 전문가다운 폭넓은 경험과 시야를 갖도록 커리어패스를 구상하는것이 좋겠죠.


반면 바리스타로서 오래도록 바에서 메뉴를 만들며 손님을 상대하며 호스피탈리티를 지속하고 싶으신거라면 얘기가 다를텐데요. (급여 여건 등 현실적인 부분은 잠시 미뤄두겠습니다. 다른 차원의 얘기라.) 마음으론 얼마든지 그러고 싶으시겠만 지금은 단연 2030세대의 젊은 바리스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터라 아마도 여러분의 머릿속에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바에 선 중년 혹은 노년의 내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앞으로 카페의 모습은 어떨까.


스타벅스의 등장 이후 에스프레소 문화로 새롭게 재편 된 한국의 커피문화. 그리고 2010년대부터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가 부흥하며 현재에 이르게 됐죠. 당시 2030세대였던 바리스타들 중 다수는 어느덧 3040세대가 되어 카페를 떠나 업계의 곳곳에서 중역을 맡게 되었고 이들 중 일부만 여전히 현역 바리스타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상이 이렇다 보니 바리스타의 연령구조는 피라미드형을 띄고 있고 그래서 바리스타가 마치 젊은세대들만의 일자리처럼 느껴지게 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이런 풍경이 앞으로도 계속 될까요?


이탈리아 여행 중 잠시 시간을 보낼 일이 있거나 열차를 기다리는 등 일정 중 짬이 생기면 의도적으로 주변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한잔씩 하곤 했습니다. 시간을 보내면서 커피도 즐기고 문화도 경험할 핑계로요. 다녀와보신 분들께선 잘 아시겠지만 이탈리아 바리스타들의 나이는 대체로 젊지 않습니다. 제 일정 중에도 시니어 바리스타들을 심심찮게 만났고 로컬지역으로 갈수록 주류는 중년 이상의 바리스타들이었죠. 커피 제조는 능숙하고 접객 또한 훌륭했으며 그들이 바에서 커피를 만드는 모습은 매우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우리처럼 젊은 바리스타들이 주를 이뤘던 곳은 학생들이 주로 찾는 대학교 인근의 카페거나 이탈리아에서도 새로운 물결로 구분되는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카페 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카페의 미래 그림도 그려지시나요? 우리도 결국 그렇게 될겁니다. 시간이 흐르고 커피문화가 무르익으면서 현장 경험을 가진 중년, 노년의 바리스타들이 바를 채우는 모습이 점차 우리눈에도 익숙해지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페셜티 커피 문화라는 특별함이 곧 익숙함이 되고 마침내 모든 세대의 생활의 일부로 깊게 자리 잡을 때 다양한 연령대의 바리스타가 필드 곳곳에서 커피를 추출하며 자연스럽게 소비자들과 마주하겠죠. 그 중 이 글을 읽고 계신 현역 바리스타 여러분도 계실 것이고요. 머릿속으로 그리다보니 에스프레소 바에 선 중년, 노년의 바리스타가 우리나라에서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날이 왠지 기다려지기도 하네요. 멋질것 같습니다.


앞서 조성례 바리스타 인터뷰에 대한 반응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시니어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이 아직은 생소하지만 많은 분들께서 동경하고 계신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 글을 적어 봤습니다. 지금도 어느 카페에서 젊은이들 못지 않은 열정으로 더 좋은 커피를 위해 남몰래 노력하고 계실 시니어 바리스타 여러분께 저희 블랙워터이슈가 응원의 박수를 보내 드리고 싶네요. 한동안 젊고 힙한 느낌을 내는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들이 각광받아 왔는데 왠지 시니어 바리스타 분들의 커피가 궁금해 노띵커피와 같은 곳을 찾는 기류도 생길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시니어 바리스타가 내주시는 커피와 할매니얼 디저트, 이게 바로 TPO가 딱 떨어지는 완벽한 페어링 아니겠어요?

바리스타 여러분은 중년, 노년에 에스프레소바에 선 여러분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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