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Extract Chilling" 개념에 대한 역사(2) ― 2021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의 휴 켈리 시연

2023-07-31  



"Extract Chilling" 개념에 대한 역사(2) ― 2021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의 휴 켈리 시연

1편 기사 보기 :  "Extract Chilling" 개념에 대한 역사(1)―2016년 Berg Wu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시연


최근 뉴클리어스 커피툴에서 출시한 파라곤을 시작으로 커피 추출 직후 차가운 칠링 락(Chilling Rock)에 커피를 식히는 과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뉴클리어스 커피툴의 자회사인 오나 커피의 설립자 사샤와 함께 일하는 휴 켈리(오나 커피) 바리스타는 지난 2021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Extract Chilling"이라는 개념을 시연에 소개한 바 있다.(아래 시연 영상 참고)


 

시연 도중 휴 켈리는 에스프레소의 온도가 낮아지기 전에 냉각된 금속 큐브 위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했습니다. 그는 이 추출 방법이 커피의 풍미 성분을 보존하고 특히 단맛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휴 켈리는 취리히 응용과학대학(ZHAW)의 연구진으로부터 이와 같은 접근을 제안받았는데, Extract Chilling이라는 방식은 어떤 원리인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휴 켈리와 그의 WBC 코치 중 한 명인 피트 윌리엄스, 차한 예레지안 교수(ZHAW 연구진)와 퍼펙트데일리그라인드 팀과의 인터뷰 내용를 소개해 드립니다. 추출시 온도를 낮추는 것과 커피 풍미의 상관성에 대해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파라곤 칠링 락의 시초가 된 냉각된 금속 큐브의 모습.


Extract Chilling의 정의

휴 켈리는 2021 WBC 루틴의 일환으로 컵 측면에 부착된 냉각된 금속 블록 위에 에스프레소를 추출(위 사진 참고)했습니다.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면서 이 블록을 가로질러 흐르자 컵에 담기는 에스프레소가 빠르게 식었습니다. 휴가 이 방식을 사용한 최초의 WBC 참가자였지만, 2016년 대만의 버그 우도 이와 매우 유사한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1편 기사 참고)

취리히 응용 과학 대학에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에스프레소 추출 시 물의 온도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Extract Chilling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요리 전문가들은 다양한 식품, 특히 채소, 과일, 견과류의 맛과 향을 보존하기 위해 오랫동안 유사한 기술을 사용해 왔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는 "블랜칭(Blanching, 뜨거운 물에 음식 재료를 잠깐 데치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은 음식을 끓는 물에 잠시 담근(Blanching) 후 얼음물에 담가 음식에 '충격(Shocking)'을 주어 더 이상 익지 않도록 하는 요리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하면 더 많은 맛과 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휴는 WBC 시연에서 처음 12g의 에스프레소를 빠르게 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시점은 추출물에 휘발성 화합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칠링하는 것(냉각)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점입니다.

본질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빠르게 식히면 휘발성 화합물을 더 많이 유지할 수 있어 커피의 맛과 향을 더 많이 보존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추출 방법

콜드 커피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아이스 커피나 콜드 브루를 떠올리게 됩니다. 대개 콜드 커피는 상온 또는 저온에서 몇 시간 동안 커피를 추출하여 만듭니다. 낮은 온도와 긴 추출 시간은 단맛을 높이고 신맛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콜드 브루는 커피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지만, 특정 커피의 개성과 복잡한 풍미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맛과 향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다른 추출 방법이 개발되었는데, 1960년대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진 플래시 브루 커피(flash brew coffee)는 전통적으로 드립하여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뜨거운 커피를 추출할 때와 마찬가지로 물과 커피의 비율은 동일하지만 물 무게의 일부가 얼음(서버 아래에 얼음을 놓는 것이 Extract Chilling Rock의 역할을 한다.)으로 사용되는 것이 다릅니다.

그런 다음 얼음을 서버에 넣고 남은 물을 목표 추출 온도로 가열한 후 분쇄된 커피 위에 붓습니다. 커피는 뜨겁게 추출되지만 휘발성 화합물을 더 많이 보존하기 위해 빠르게 냉각되는 과정은 Extract Chilling과 동일합니다.


Extract Chilling이 개발되기까지

이 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한 시점은 커피 추출 온도가 커피의 휘발성 향미 화합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던 취리히 응용과학대학의 연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연구의 일환으로 차한(연구진)은 열과 커피의 휘발성 아로마 화합물 손실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습니다.

2019년에 사샤 세스틱과 차한은 공식적으로 추출물 냉각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사샤는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한 연구를 위해 산레모 브랜드에서 머신을 ZHAW에 가져왔고, 여기서 휴 켈리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휴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에스프레소에 사용하는 커피인 '다시 주목을 받게된' 아라비카의 모종 커피 유게니오이데스의 풍미를 개선하는 데 Extract Chilling이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21 월드 커피 챔피언십 우승자 디에고 캄포스와 2021 월드 브루어스 컵 우승자 맷 윈톤을 비롯한 다른 2021 월드 커피 챔피언십 참가자들도 에티오피아산 커피를 사용했습니다.

유게니오이데스는 동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는 커피 벨트를 따라 다른 나라에서 아주 소규모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휴는 2015년 콜롬비아를 여행하던 중 유게니오이데스를 처음 접했습니다.

"유게니오이데스 품종의 커피는 신맛은 없었지만 꽃향기와 원당 맛이 느껴져서 흥미로웠어요. 시음에 참여한 사람들 중 절반은 그 맛을 싫어했고 나머지 절반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랐습니다."라고 휴는 말했습니다.

4년 후, 휴는 독일의 바리스타 챔피언인 보이텍 비아작이 WBC 대회에서 이 종을 사용하면서 다시 한 번 유게니오이데스를 접하게 되었고, "정말 흥미로운 점이 있었는데 그 누구도 이와 같은 맛을 본 적이 없었죠."라고도 말했습니다.

피트 윌리엄스는 2014년 아일랜드 바리스타 챔피언으로 휴 켈리를 2021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참가시 돕기도 했습니다. 그는 유게니오이데스 품종의 커피가 본질적으로 단맛이 많지만 산미는 거의 없는 커피이며, 마시멜로우와 같은 질감이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휴는 유게니오이데스의 과일 향을 강조하여 전체적인 풍미를 밝게 하고 싶었지만, 이를 달성하는 데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유게니오이데스 품종의 커피는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 중 가장 좋은 느낌을 주는 종 중 하나이지만 추출 시 과일 향을 강조하려고 할 경우 커피의 질감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Extract Chilling을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됩니다."라고 말합니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관련기사 보기

"Extract Chilling" 개념에 대한 역사(1)―2016년 Berg Wu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시연


제보/컨텐츠 문의 : bwcontents@gmail.com


profile

ABOUT ME

블랙워터이슈 에디터
일반회원

일상 커피의 조건(ft.중국의 저가 커피 브랜드 루이싱 커피... 2

일상 커피의 조건(ft.중국의 저가 커피 브랜드 루이싱 커피의 실패와 성공) by 노띵 커피 원문 : 일상 커피의 조건 〔프롤로그〕 품질이 좋은 커피를 선택할 가장 간단하고 명확한 방법은 '가격'입니다. 고품질의 커...

작성자: BW컨텐츠팀

등록일: 2024-02-21

스페셜티 커피와 다크 로스트 ― 굳이 스페셜티 커피를 다크... 2

스페셜티 커피와 다크 로스트 ― 굳이 스페셜티 커피를 다크 로스팅으로 그럼에도 우리는 커피를 블렌딩하지 않습니다. by 노띵커피 그럼에도 우리는 커피를 블렌딩하지 않습니다.작성자 : 노띵커피이 컨텐츠는 블렌드...

작성자: BW컨텐츠팀

등록일: 2024-01-30

​커피를 분쇄하기 전, 물을 꼭 뿌려야 할까?

커피를 분쇄하기 전, 물을 꼭 뿌려야 할까? 커피를 분쇄하기 전, 물을 뿌려야 하는 이유 ― 크리스토퍼 헨든의 새로운 논문 관련 기사 관련하여 호주의 바리스타 교육 사이트로 유명한 바리스타 허슬에서 관련 포스트...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4-01-10

커피 그라인딩(Grind) ― 에스프레소 분쇄 입도 분포에서 쌍...

Grind ― 에스프레소 분쇄 입도 분포에서 쌍봉 이상의 분포(Multimodal)가 필요한 이유 커피 분쇄에서 입도 분포라는 용어는 원두를 분쇄했을 때, 원두 입자의 크기별 분포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흔히 상업용 에스프...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12-27

커피 그라인더의 발열 제어가 중요한 이유(The Cold Grind ...

커피 그라인더의 발열 제어가 중요한 이유(The Cold Grind Uprising) The Cold Grind Uprising — Coffee Technicians Guild Undoubtedly, a high degree of obsession is required for engineering better coffee... ...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12-19

☕️COFFEE 오늘의 팁: ROASTING☕️ 이후 맛의 진화 by Scott Rao

☕️COFFEE 오늘의 팁: ROASTING☕️ 이후 맛의 진화 스캇 라오의 인스타그램 포스트로 시작된 원두의 향미와 화학적 요인들, 그리고 관능에 대한 대화들입니다. 읽다가 내용이 너무 좋아서 번역해서 공유해드립니다. 많...

작성자: SPROGEEKS

등록일: 2023-11-02

【바리스타 허슬】 필터 바스켓 전쟁, 두 번째 이야기(1)

Round Two — Battle of the Baskets The defining feature of this new wave of high extraction filter baskets is the pa... Barista Hustle - BHLearn / 2023-10-03 필터 바스켓 전쟁, 두 번째 이야기(1) 원제 : R...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10-04

24대의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에서 얻은 300가지의 PSD(입...

24대의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에서 얻은 300가지의 PSD(입자 크기 분포도) 표본을 분석하여 배운 점들(1) by Coffee ad Astra What I learned from analyzing 300 particle size distributions for 24 espresso grind...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26

[논의] 에스프레소 추출에도 ROR, DTR 등의 유사 개념 적용...

[논의] 에스프레소 추출에도 ROR, DTR 개념 적용의 가능성에 대해 Part.I 지금부터 소개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얼마전 대구 수평적관계에서 있었던 에스프레소 추출 분석, 벨카 필터로 본 추출 현상-관련 세미나에서 ...

작성자: SPROGEEKS

등록일: 2023-09-19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2023 커피 트렌드, 블루보틀 커피... 1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2023 커피 트렌드, 블루보틀 커피의 일탈? 원제 : The 2023 Coffee Trend Nobody Saw Coming(Written by James Freeman, 블루보틀 창업자) 몇 주 전, 커피 애호가인 동료가 제 발걸음을 멈추...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19

2025년까지 KCRC의 스폰서십을 약속한 스트롱홀드, 편견을 ...

2025년까지 KCRC의 스폰서십을 약속한 스트롱홀드, 편견을 깨고 시장의 강자가 되다 필자가 스트롱홀드를 만난건 2014년 말 구로구 고척동의 작은 사무실이었다. 누군가 '위대한 기업은 번듯한 빌딩에서가 아니라 작...

작성자: BLACKWATERISSUE

등록일: 2023-09-18

【바리스타 허슬】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에 대해(2) 원제 : Battle of the Baskets 【바리스타 허슬】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에 대해(1) 빠른 유속, 높은 수율 [제목 아래의 (1)편을 먼저 읽어 보세요.]...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12

【바리스타 허슬】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

Battle of the Baskets The big leap in espresso technology is something brilliantly simple, intuitive an... Barista Hustle - brygmanden / 2023-09-07 필터 바스켓 전쟁, 고수율 필터 바스켓에 대해(1) 원제 :...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08

커피 가공 방식의 발전 : 인퓨즈드 커피(Infused Coffee)의...

커피 가공 방식의 발전 : 인퓨즈드 커피(Infused Coffee)의 풍미는 커피 본연의 것인가? Part.2 참고 자료 : 사샤 세스틱의 Perfect Daily Grind Interview Part.1 커피 가공 방식의 발전 : 인퓨즈드 커피(Infused Co...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04

완벽한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를 찾아서(1) ― 데이비드 쇼머

완벽한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를 찾아서(1) ― 데이비드 쇼머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 전문가를 위한 테크닉의 저자 데이비드 쇼머의 에스프레소 그라인더에 대한 견해 (이 글은 4년 전에 데이비드 쇼머가 작성한...

작성자: Jacobkim

등록일: 2023-09-01

갓 볶은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추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 1

갓 볶은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추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추출 프로파일 커피의 로스팅 수준에 맞는 추출 프로파일을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필자 역시 집에서 커피를 추출할 때, 갓 볶은 커피를 다루기가 가장 어...

작성자: 제이컵

등록일: 2023-08-23

로스팅 인사이트 : 열원, 공기, 원두 온도의 관계

로스팅 인사이트 : 열원, 공기, 원두 온도의 관계 모든 로스팅 머신에서 로스팅 프로파일을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로스팅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공기와 원두 사이의 온도 차이입니다. 물질이 서로 접촉하면 열은 항상...

작성자: 제이컵

등록일: 2023-08-10

"Extract Chilling" 개념에 대한 역사(2) ― 2021...

"Extract Chilling" 개념에 대한 역사(2) ― 2021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의 휴 켈리 시연 1편 기사 보기 : "Extract Chilling" 개념에 대한 역사(1)―2016년 Berg Wu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시연 최근 뉴클리어...

작성자: 제이컵

등록일: 2023-07-31

2023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규정집에서 변경된 규정 및 ...

2023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규정집에서 변경된 규정 및 규칙들(2) 참고 기사 : 2023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규정집에서 꼭 확인해야 할 규정 및 규칙들(1) 올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그 어느 해보다 변화가 ...

작성자: 제이컵

등록일: 2023-07-07

브루잉 커피의 "바이패스(Bypass)" 개념에 대한 ...

브루잉 커피의 "바이패스(Bypass)" 개념에 대한 DCN(데일리 커피 뉴스) 가이드(2) - 바이패스의 역사 Zero-Bypass를 지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되었든 아니든, 베트남의 Phin 브루어나 남인도의 필터 브루어와 같...

작성자: 제이컵

등록일: 20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