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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에스프레소 추출에도 ROR, DTR 등의 유사 개념 적용의 가능성에 대해 Part.I
2023-09-19
| 원문출처 | https://patreon.com/sprogee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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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에스프레소 추출에도 ROR, DTR 개념 적용의 가능성에 대해 Part.I
지금부터 소개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얼마전 대구 수평적관계에서 있었던 에스프레소 추출 분석, 벨카 필터로 본 추출 현상-관련 세미나에서 던졌던 화두이기도 합니다. 한번쯤 우리가 미처 논의하고 있지 못했던, 혹은 활발한 주제로 만들지 못했던 유량과 추출 성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논의] 에스프레소 추출에도 ROR, DTR 개념 적용의 가능성에 대해
커피의 프로세싱과 더불어 로스팅, 추출 등 커피를 한잔의 음료로 만드는 전 과정은 굉장히 복잡한 화학적이고 또 물리적인 복합적인 과정의 총체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공정이 한잔의 커피 제조를 위해 사용되는 많큼 커피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항상 유사하게 재현하기 위한 많은 방법들을 개발하고 또 적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재현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들을 데이터화하여 최대한 동일한 조건으로 컨트롤 하는 것이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커피 프로덕트 제조 접근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커피 분야는 아마도 로스팅일겁니다. 커피를 로스팅할 때에는 로스터에 부착된 열센서로 부터 측정된 다양한 지점의 온도 데이터를 통해 커피가 로스팅 되는 동안의 구조적 변화나 화학적 변화의 지점을 찾고자 해왔죠. 로스팅 과정에서의 온도의 주요 변화의 지점들을 찾고, 또 온도 변화의 속도를 눈으로 확인하는 등 일종의 데이터 분석론적 방법을 통해 로스팅 과정에서 그래프를 참고하는 것은 그리 어색하지 않은 프로세스가 되었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에서도 이러한 분석방법은 유사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디센트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 추출과정의 유량이나 압력의 변화, 추출량과 추출수의 온도 등을 통합적으로 확인하며 추출 과정에서 일어나는 추출 현상을 통해 컵의 품질을 미리 가늠하거나, 혹은 좋은 품질의 컵을 위해 변수들을 선행적으로 조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로스팅이나 에스프레소 추출에서의 데이터적 접근에서 측정은 여전히 간접적인 측정 영역에 멈춰있습니다.
우리는 로스팅 과정 상에서 변화하는 커피의 화학적 성분을 직접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온도라는 현상을 관찰하여 로스팅 품질을 가늠하고, 추출 시에 추출되는 커피의 화학적 성분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유량이나 압력의 변화 양상을 통해 컵 퀄리티를 유추하는 간접 측정 방식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현장에서의 에스프레소 추출에 국한시켜 생각해보자면 이러한 측정은 로스팅 로그와 비교해보아도 더욱 부수적인 양상만을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우리가 직관적으로 관찰하는 요소들은 대부분 총 시간에 따른 총 질량에 그칠 경우가 많은데요.
로스팅의 그래프가 적어도 타임라인에 따른 온도 변화, 그리고 온도의 변화 속도, 그리고 터닝 포인트(변곡점) 등의 양상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에스프레소 추출은 비교적 짧은 추출 시간 및 추출 측정 방법론의 미비함 등으로 인해 그 추출 과정에 대한 해석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에스프레소에서 추출 과정을 분석 할 수 있는 누구나 사용 가능한 요소들은 무엇들이 있을까요?
추출 유량 측면에서의 접근
다음은 두 에스프레소 추출의 초당 유량(flowrate, g/sec) 변동을 그래프로 나타낸 이미지입니다. 즉 실제로 추출되는 에스프레소의 양을 저울에서 측정한 무게를 바탕으로 초당 추출 유량 그래프로 나타낸 자료이며, 동일한 양의 에스프레소 추출이 완료되기 까지의 초당 추출량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G / E 는 동일한 머신에서 동일 바리스타가 추출한 에스프레소 추출
위 그림에서 유량과 함께 화살표로 나타낸 부분은 초당 유량이 급격히 변화하는 터닝 포인트 지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추출되는 에스프레소의 추출 유량은 도징량이나 입자 크기, 바스켓 타입 등에 의해 초반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며 추출 종반에는 일정한 최대 유량으로 수렴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렇게 후반의 안정적인 유량으로 수렴되기 전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는 않습니다.
이같은 변곡지점은 완전히 다른 형태의 추출에서도 나타나는데요. 다음 그래프에서 역시 재미난 유량 양상과 터닝포인트 지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 그래프의 G 추출의 패턴과 아래 그래프의 B 추출 패턴은 유사한 추출 시간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른 초당 추출 유량 변화 양상을 나타내는것도 흥미롭습니다.
A / B 는 동일한 머신에서 동일 바리스타가 추출한 에스프레소 추출
특히 위의 그래프들에서 나타난 유량 변곡점은 다양한 원인에서 발생합니다.
1) 커피 퍽 내부에서의 추출수의 흐름을 통해 커피 고형분이 추출되며 추출 저항이 사라지는 경우, 커피 퍽 내부의 유량이 순간적으로 증가할 수 있음
2) 커피 파우더 내부의 커피 입자들이 흐름에 따라 재배열되어 공극을 제한하는 경우 추출 유량이 추출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음
3) 채널링의 영향으로 인해 국지적 추출이 가속화되거나 제한되어 추출 흐름에서 변동을 나타낼 수 있음
4) 추출 과정에서 미분(fines)의 마이그레이션 현상, 필터 클로깅(clogging) 등으로 인해 추출 유량이 부분 정체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음 5) 추출 저항에 관여하는 이산화탄소 및 기타 gas 상의 기체 들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추출 유량의 일시적 증가도 발생할 수 있음
유량 변화와 유량 터닝 포인트의 원인으로는 위 나열한 원인들 뿐만이 아니라 더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할 수 있으며, 또한 위 원인들 역시 동시다발적이며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발생된 유량의 특이 패턴이나 일시적인 유량 변동의 큰 변동은 추출의 불균일(fluctuation)을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에스프레소 추출에 있어서 총 추출 시간과 총 추출 양만을 살펴보는 방식보다 추출 유량을 살펴보는 방식은 추출 흐름에 대한 파악을 비교적 쉽고 용이하게 측정하고 관찰할 수 있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개 일련의 추출 흐름이 비교적 선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위 그래프들에서 살펴보았듯이 순간적인 추출 유량의 변화와 추출 유량의 증가,감소 정도는 샷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이같은 유량의 변화들은 다양한 변수와 추출 세팅의 종합적 반영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추출 유량은 여전히 추출에 있어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아주 단편적인 예로 이 추출 흐름을 관찰하더라도 실제 커피 파우더에서 추출되는 커피 성분들이 현재 추출 흐름에 얼마만큼 포함되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으니 볼 수 있는 부분은 일부분일 뿐입니다.
현존하는 추출 분석 방식에 있어서도 본질적으로 실시간으로 추출되는 성분들이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대중화된 방식은 거의 전무합니다.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존 커피 씬에서도 사용되던 전기 전도도(EC)를 추출 흐름의 추세 분석에 일정 부분 활용할 수 있을 가능성은 존재하는 듯 합니다. 실제 추출된 커피 성분 중 전기가 흐르는 전기 전도성을 갖는 성분은 대략 10% 가량이며 이 역시 커피마다 차이를 보이므로 완벽히 정량적인 측정은 어렵습니다만 동일한 커피에서 추출되는 추출 흐름의 전기 전도도 변화는 추출 성분이 어느 정도의 확률로 존재할지 추측할 수 있는 단서는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그래프는 완벽히 극과 극의 추출 양상을 보이는 두 추출 그래프의 실시간 전기전도도와 순간 추출 유량의 변화 등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추출 시간에 따라 전기 전도도 및 유량의 변화는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만, 여기에서도 유사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처럼 에스프레소 추출의 유량과 EC 전도도 기반의 새로운 추출 흐름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러프한 아이디어를 공유해드릴 예정입니다. 물론 당연히 추출에 대한 해법이나, 정답을 알려주는 분석 방식은 되질 못하겠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새롭게 추출을 바라본다면 보다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P.S 순간 추출 유량을 그래프로 확인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BELKA 앱을 설치하시고, 블루투스 연동이 되는 아카이아, 펠리시타,히로이아 등의 저울을 연동하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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