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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클리어스 커피 툴에서 개발한 파라곤과 관련된 특허 논쟁에 대한 소회

2023-07-11  



뉴클리어스 커피툴에서 개발한 파라곤과 관련된 특허 논쟁에 대한 소회


최근 태국에서 바리스타 도구 제조업을 하고 있는 Squeaky(이하 스퀴키)와 세계적인 바리스타 사샤 세스틱이 이끄는 뉴클리어스 커피툴과 특허 논쟁이 발생했다. 스퀴키에서 한창 개발 중인 ALSA라는 도구때문이다. 아래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ALSA라는 도구는 디스트리뷰션 용도로 처음 개발된 듯 보인다. 


 

하지만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스퀴키에서는 ALSA라는 도구가 포타필터 바스켓 아래에 부착하여 또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알렸다. 문제는 이 영상에 대한 뉴클리어스 커피툴의 반응이었다.


 

뉴클리어스 커피툴을 이끌고 있는 사샤 세스틱(2015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자 호주 오나 커피의 설립자)이 뉴클리어스 커피툴과 산레모 그리고 스위스 취리히 대학과 협력하여 개발한 파라곤과 관련하여 "에스프레소의 온도를 낮춰 추출하는 것(Extract Chilling)"에 대한 특허에 대한 침해를 주장했기 때문이다.(물론 ALSA라는 도구가 에스프레소 칠링을 위해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앞서 embed한 영상을 보면 충분히 오해할만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촉발된 파라곤 특허 논쟁을 스퀴키에서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게시하면서 뉴클리어스 커피툴과 스퀴키만의 문제가 아니라 스페셜티 커피 필드에서 흔히 발생하는 특허 논쟁에 대한 문제로 불거졌다. 이어 스퀴키에서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샤 세스틱과 뉴클리어스 커피툴 팀에 아래와 같은 해명을 요구했다.


스퀴키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사진


1.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포타필터에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을 우리가 만들 수 있나요? 제작할 수 없다면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2. 전세계 커피 애호가라면 누구나 에스프레소를 차갑게 할 수 있는 어떤 도구라도 사용하여 에스프레소의 온도를 낮추고 싶어합니다. 그 도구를 Chilling Extraction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만일 이 접근이 사샤가 언급한 Chilling Extraction이라고 불린다면(역자주 : 이와 같은 접근 혹은 방식 자체가 특허라면), 모든 사람은 그것(에스프레소를 식히는 행위 자체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에스프레소를 식하기 위해 사샤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 "예 혹은 아니오"로 대답해 주세요.

3. 사샤가 말한 특허 번호를 부디 알려 주세요. 그것은 현재 유효한 특허인지 아닌지 궁금합니다.


위 게시물과 이후 게시된 게시물들의 댓글들을 보면 많은 커피인들이 위 상황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후 뉴클리어스는 여론에 대한 반전을 노리기보다 아래와 같이 스퀴키에 특허와관련된 내용을 전송했다. 



위 내용을 스퀴키에서는 인스타그램 피드에 게시했는데, 한 댓글에서는 "뉴클리어스 커피툴의 특허가 이탈리아(산레모 본사가 위치한 곳)에서 승인되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파라곤의 특허가 인정되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탈리아에서 이 제품을 팔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같은 댓글에서 한가지 중요한 점을 언급했는데, 이탈리아 특허청에서 이탈리아와 EU에서 유사한 발명과 관련된 이전 사례들을 검토 중이며, 이와 같은 접근 방식(Chilling Extration)이 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라면 특허가 승인되더라도 국제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특허가 될 수 있음을 알렸다.



반면 이와 같은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뉴클리어스 커피툴의 특허가 승인되었다면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조한 제품이 결국 소송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제품을 판매하세요. 애플과 삼성은 항상 이런 일을 합니다. 지금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마크 저커버그를 고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나요? 사실 그들은 상상할 수 없는 돈을 가지고 있고, 최고의 변호를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여유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모국의 법률 체계를 통해 직접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디자인을 게시한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만 특허를 출원할 수 있으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위에서 이미 스퀴키가 게시물을 통해 언급한 것처럼 "에스프레소를 칠링하는 것"자체를 뉴클리어에서 특허라고 주장한다면 어떨까? 이와 같은 상황을 위에 삽입된 댓글들에서는 아래와 같이 조롱했다.

- "만일 내가 남극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면 변호사가 필요한가요?"

- "저는 나의 릴스 중 하나에 얼음을 사용해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했습니다. 이제 저는 특허 침해에 대해 기다려야 할까요."

- "사샤는 얼음이 하는 역할에 대해 특허를 소유한 사람이군요."


ALSA라는 도구를 홍보하기 위한 위트있는 영상이 특허 논쟁을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사실 해프닝으로 생각할 만한 수준의 영상이었으며, 이미 스페셜티 커피 분야에서 바리스타 툴과 관련하여 확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뉴클리어 커피툴이 반응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상황은 뉴클리어스 커피툴의 공식 사과문으로 마무리됐다. 뉴클리어스 커피툴에서는 자사와 이탈리아의 산레모 그리고 ZHAW(취리히 응용 과학 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기울인 노력을 언급하며 스퀴키에 사과했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난 이번 일을 통해 국내에서 있었던 몇몇 특허 논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연 이 논쟁이 끝까지 진행되었다면 어떤 결말을 맞게 되었을까. "동가홍상"이라는 속담은 "여러 가지 제품 가운데 모양이 좋고, 보기 좋은 것을 선택한다"는 의미이다.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 속에서 "보기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단지 제품 자체의 기능과 외관을 좋게 만드는 것에 더해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의 이미지" 역시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통해 스퀴키와 뉴클리어스 커피 툴은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향후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어차피 파라곤을 살 구매자들은 결국 사게 되어 있다. 필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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