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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에스프레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 2023 TES 챔피언 김충현 선수 인터뷰

2023-11-20

"이번 대회는 에스프레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였다" 2023 TES 챔피언 김충현 선수 인터뷰

2015년 KBrC 이후 8년만에 에스프레소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 들어올려

2위 벙커컴퍼니 박정환, 3위 5ense 최현석 선수 수상

올해 새롭게 출범한 에스프레소 대회로 많은 바리스타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2023 디 에스프레소 슬레이어 ; The Espresso Slayer>(이하 'TES')의 결선라운드가 2023 서울카페쇼 기간 중 코엑스 컨퍼런스룸 300호에서 열렸다. 대회의 초대 챔피언이라는 영예와 부상으로 걸린 슬레이어 에스프레소 1gr, 메져 로버S를 두고 총 108명이 예선에 참가해 최종 11인이 결선 라운드에서 맞붙어 승부를 가렸다. 타 에스프레소 대회보다 한층 심화된 룰로 에스프레소와 밀크베버리지 그리고 에스프레소와 함께 제공되는 시너지 드링크를 통해 실력과 창의성을 겨룬 2023 TES. 결과는 리퍼블릭 오브 블루 소속의 김충현 선수가 초대 우승자로서 이름을 올렸고 벙커컴퍼니의 박정환 선수가 2위, 5ense의 최현석 선수가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올해의 에스프레소 슬레이어, 김충현 선수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BLACKWATERISSUE(이하 'B'). 수상소감

김충현 (이하'김'). 실력있는 분들이 많아 입상은 예상 못했지만 가능하다면 3등 정도를 노려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대회 준비부터 끝까지 도와준 동생에게 고맙고 좋은 대회 마련해주신 TES조직위, 스폰서, 심사위원 분들께 감사하고 특히 매번 까다로운 요구에 응해주시고 좋은 생두구입에 도움주시는 cafe1959 대표님, 그리고 언제나 많은 도움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하다.

B. 근황은

김. 방배동에서 리퍼블릭 오브 블루라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 활동보다는 매장운영에 집중하고 있고 월요일에는 스터디 멤버들과 함께 매주 주제를 잡아서 실험과 토론한다. 스터디는 바리스타, 조향사 등 커피 업계 내외부의 다양한 분들과 함께 하고 있다.

B. 2015년 브루어스컵에서 우승 후 오랜만에 대회의 수상이다. 느낀점이 있다면

김. 8년이라는 시간 만큼 대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선수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달라지다보니 이 부분을 감각적으로 따라가는데 집중했다. 평소에도 주로 브루잉 파트를 담당하고 있고 브루어스컵과 TES(에스프레소 대회)는 종목이 다르다 보니 선수로서 대회에서 몸을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 대회 루틴이 몸이 익숙해 지기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B. TES 참가 동기

김. 대회 출전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내가 가진 환경 내에서 준비하면 충분히 승부해 볼 수 있는 대회라고 생각했다. 첫 대회였고, 예선을 치르고 난 이후에 발표된 결선 룰이 흥미로워 재밌게 준비했다.

B. TES 대회를 치르며 느낀점

김. 재밌었다. 그리고 대회과정에서 스스로 발전이 많았다. 슬레이어 머신을 접하고 사용해 보면서 추출이라는 영역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밀크음료 제공과 시연 구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도 배운점들이 많다.

B. 슬레이어를 사용하는 대회여서 특별히 달랐던 점이 있었나

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에스프레소에서 표현되는 결과물의 범위가 다양하다. 그만큼 사용자의 의도를 반영할 수 있는 변수가 많다는것을 의미하고 기능적 이해를 갖는다면 충분히 사용자가 기대하는만큼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머신이라고 생각한다.

B. TES 결승에서 사용한 커피와 그라인더에 대해서

김. 클래식하게 아프리칸베드에서 15일간 건조된 cafe1959d의 콜롬비아 카투라 내추럴을 사용했다. 대회인만큼 플레이버가 잘 표현되는 커피가 필요해서 워시드 보다는 내추럴커피를 골랐고 충분히 매력있는 커피였다. 그라인더는 나의 시연 주제인 선명함에 부합하는 COMPAK PK100을 이용해서 가능한 많은 성분을 선명하게 표현하려 했다. 시연 컨셉과 커피의 향미, 그라인더의 특성을 고려하다 보니 슬레이어의 추출 기능인 풀브루로 시작해 프리브루로 추출을 끝냈다. 액체질소를 이용해 원두를 급속저온동결하며 더 강한 플레이버가 표현되는 결과도 이끌어 냈다.

B. 급속저온동결 원두를 사용하면서 얻은 장점은

김. 분쇄원두에서 더 많은 표면적을 확보하여 수율을 끌어올림으로써 향미의 선명성과 부드러운 질감 등 샷의 결과물이 실온에 있던 커피에 비해 전체적으로 볼드해지는것을 느낄 수 있다. 일반 냉동고, 드라이아이스, 액체질소까지 결과물을 비교하는 연습을 통해 동결 방법에 따른 차이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B. TES에서 적용한 룰에 에스프레소와 함께 제공하는 시너지 드링크가 있었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했나

김. 룰을 자세히 살펴보니 시너지드링크를 심사위원들이 반드시 마셔야 하는건 아니더라. 그래서 시너지 드링크를 시각적 보조 도구로 사용했다.

B. 단지 보게 할 목적이라면 컬러칩을 사용해도 되지 않나?

김. 에스프레소를 더 잘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투명잔에 담긴 같은 액체인 음료의 컬러를 눈으로 보고 에스프레소를 마시는것과 컬러칩이나 물성이 다른 도구를 사용하는건 분명 효과가 다를것이라고 생각했다.

B. 밀크베버리지에 대한 접근

김. 우유는 일반적인 서울우유의 홀밀크를 사용했다. 밀크베버리지에 사용되는 에스프레소를 바스켓 필터로 한번 걸러 미분과 크레마를 최대한 제거해 에스프레소에서 발현되는 부정적 향미요소를 최대한 제거해 더 달콤하게 느껴지도록 했다. 우유에 대해서는 다소 무난하게 접근했다.

B. 에스프레소 추출 시 머신과 그라인더의 특성이 얼마나 반영 된다고 보나

김. 굉장히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머신과 그라인더의 선택은 언제나 신중하게 해야한다. 조합에 따라 나오게 되는 결과물의 다양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

B. 머신의 환경이 각각 다른 다양한 거래처를 위한 에스프레소 세팅 팁이 있다면

김. 가능한 범위내에서 다양한 환경으로부터 추출 된 에스프레소 샷에 대한 데이터를 최대한 뽑아놓고 거래처 매장에서 추출 테스트를 반복 하며 최대한 유사성을 찾아가는 방식을 취한다.

B. 평소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스타일은 어떤가

김. 리퍼블릭 오브 블루를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마시게 됐다. 품질이 좋고 흥미로운 커피가 입고 되었을때 에스프레소로 마셔본다. 즐겨마신다기 보다는 가끔 생각날때 마시는 편.

B. 에스프레소를 그리 즐기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 여전히 에스프레소가 어렵다. 브루어스컵 우승 후 브루잉쪽에 관심을 깊이 두다보니 경험적으로 브루잉 커피를 마시는 케이스가 월등히 많을 수 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매장에서도 에스프레소 보다는 브루잉 메뉴를 주로 담당하게 됐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다보니 아직은 그렇게 느끼는것 같다.

B. 최근 맛본 커피 중 권하고 싶은 에스프레소용 싱글오리진은

김. 코스타리카 따라주의 코페이 게이샤. 무산소 워시드의 프로세스 된 커피인데 화려하거나 큰 특징을 가졌다기 보다는 질감과 향미측면에서 오랜만에 2010년대 중반 무렵이 떠오르는 순수한 고품질의 워시드 게이샤를 다시 경험하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