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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추출, 카페인은 언제 많이 추출될까? Feat. 제임스 호프만의 카페인 분석 실험 바로 보기

2023-03-01  


원문출처 https://www.patreon.com/sprogeeks

제임스 호프만의 최근 카페인에 관한 유튜브를 재미있게 시청했습니다. 무려 100만뷰를 기록한 영상인데요. 



*영상출처 : https://youtu.be/etnMr8oUSDo



해당 영상에서 호프만은 필터 커피와 에스프레소 커피에 대한 카페인 측정을 휴대용 툴을 통해 진행을 했었습니다. 


카페인 측정이 실제로는 그렇게 쉽지 않은 편인데, 재밌어보이는 툴이기도 해요. 일단 제임스 호프만의 테스트 자체는 흥미로운 지점이 꽤 많습니다. 다만, 카페인과 에스프레소 추출에 대한 부분은 제임스의 설명을 통해 자칫 오개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을 좀 다뤄볼까 합니다.  

영상에서 제임스 호프만은 니체 그라인더를 가지고 샷의 추출 가운데 5개의 샘플링 포인트를 잡아 초반부터 후반까지 추출을 진행하고 각각의 포인트별 샷의 중량과 수율, 카페인 함량을 측정했습니다. 

영상을 봐도 정확히 에스프레소는 어떤 기준으로 각 구간별 샘플링 포인트를 잡았는지 이해하긴 어렵지만, 아마도 시간에 따른 양이 아닐까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혹시 영상에서 나왔는데 제가 놓친 걸수도 있으니 보신 분들은 댓글로 달아주셔도 좋겠습니다. (질량이라고 하기에는 아래 그래프에서 질량 간극이 일정하지 않아서 그건 아닌것 같구요.)

 

 

일단 첫번째로 제시한 그래프에서 이미 충분한 이해가 가능한데요. 각 샷별 카페인 누적 값(cumulative value)을 누적 질량 구간별로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그래프의 기울기가 에스프레소 추출 질량에 따른 카페인의 추출 속도가 되는 셈입니다. 추출량이 증가하면서 실제로 카페인의 추출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저 기울기를 구하면 일정부분 에스프레소 추출 시간이나 질량에 따른 추출 정도를 가늠할 수 있지요.  

 

그런데 제임스가 카페인 수치를 추출 수율과 관련 짓기 시작하면서 부터 살짝 설명이 좀 꼬이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누적 수율 데이터와 누적 카페인 추출 데이터를 매칭시키면, 추출 수율이 약 15%에 가까운 두번째 샘플링 시점까지는 누적 카페인 기울기가 일정한 양상을 보이지만, 추출 수율이 15% 이상 올라가기 시작하면 추출된 누적 카페인의 수치상 기울기가 커져 보입니다. 

 

 

 

이 때문에 제임스 호프만은 추출 초반보다 후반에 카페인 추출 속도가 빨라지며, 이는 접촉 시간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라는 설명을 진행하게 됩니다. 또한 룽고 처럼 더 길게 추출할 수록 이같은 카페인의 추출은 많아질 것이라고 이야기 하죠.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설명입니다. 

 

실제로 제임스 호프만이 설명에 활용한 그래프는 추출 수율의 증가에 따른 총 카페인 함량 변화 그래프인데, 이 차트에서는 에스프레소 추출 수율의 증가 속도는 배제되어 있습니다. 추출 수율은 시간에 따른 선형적 종속 변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해석을 잘못하면 마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출 후반부 추출 수율이 높아질수록 카페인 추출 속도도 빨라진다는 잘못된 해석을 낳을 수 있습니다. 

 

추출을 길게하면 총 추출 카페인의 양은 증가합니다. 카페인의 추출은 실제로 최대 함유량이 추출되기까지 추출되려고 할테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카페인의 추출 증가 경향입니다.  

 

실제로 카페인의 추출 경향은 제임스 호프만이 측정한 데이터를 가지고 확인을 해봐도, 추출 후반으로 가면서 추출되는 절대양과 농도가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이해가 잘 되시기 않으실 듯 해서 제임스 호프만의 데이터를 다른 형태로 재구성 해봤습니다.

 

 

 

위 그래프는 제임스 호프만의 데이터를 통해 각 샘플링 포인트에서의 샷의 질량과 카페인 함량(mg), 수율%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특히 범례상 카페인 농도는 각 구간사이 에스프레소 추출 질량 대비 카페인의 증가량을 계산해  농도로 나타낸 수치입니다. 

 

실제로 추출되는 에스프레소의 g당 카페인의 농도 함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이는 두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합니다. 추출이 진행되면서 실제로 추출되는 카페인의 양이 감소했거나, 반대로 추출량이 굉장히 커져 카페인의 상대 농도가 감소한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정확한 해석은 무엇일까요?

 

 

 

실제로 구간별 질량 변화량과 카페인 변화량, 그리고 그에 따른 구간별 카페인 농도 그래프입니다. 실제로 구간별 추출양은 3구간까지 최대치를 찍고 이후 소량씩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추출 감소량이 눈에 띄게 많지는 않지요. 거의 동일한 추출 유량을 유지한다고 보면 됩니다. 반면 구간별 카페인 농도는 3구간까지 높은 수치를 유지하다 크게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즉 추출 후반부 구간에서 카페인 농도의 감소 원인은 실제 추출되는 카페인의 절대량 자체가 감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많은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아도, 카페인은 추출 초반에서 중반부까지 거의 대부분의 추출량이 추출됩니다. 따라서 이번 제임스 호프만의 영상에서의 설명은 그가 테스트한 결과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제임스 호프만의 설명에서 나타난 수율 후반의 카페인 추출량 상승 추세는 실제로 샷의 어느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마치 수율의 중후반부 영역이니 실제 추출에서도 후반의 영역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실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추출 수율이 약 16% 구간에 달성하는 포인트는 놀랍게도 5개의 포인트 중 2번째 포인트입니다. 즉 제임스 호프만이 추출 후반이라고 설명하는 카페인 수치 상승 부분은 2번째 포인트에서 마지막 샘플링이 이루어진 5번째 포인트까지의 구간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총 5개 구간의 추출 구간 중 후반 3개 영역에서 증가한 카페인 총량을 추출 앞부분인 2개의 추출 영역과 비교한 수치라 마치 카페인 농도가 후반부에 급격히 늘어난 것 처럼 오인 될 수 있는 것이죠. 

 

이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제임스 호프만의 실험에서 "카페인은 추출 초중반부 높은 농도, 그리고 높은 양으로 추출되며  추출 후반으로 갈 수록 구간별 카페인 추출양과 농도가 모두 감소한다." 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이전의 연구 결과들과 동일한 발견입니다. 


*출처 :  📑 sprogeeks 패트리온(https://www.patreon.com/sprog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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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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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말이

2023-03-02 09:55  #2095084

알기 쉬운 해석으로 빠지기 쉬운 함정을 벗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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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SPROGEEKS 작성자

2023-03-02 19:30  #2095477

@김밥말이님

^^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제가 감사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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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나아

2023-04-28 11:05  #2134715

많은 도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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