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직접 만나본 e61의 아버지 Faema의 T.R.R (Tartaruga)
2019-07-08
| MUMAC
최근 약 2주간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3국을 통해 관련 머신 업체들을 방문한 후기를 몇가지 이슈로 나눠 정리해볼 예정입니다. 여정에 동참케 해주신 (주)두리트레이딩측에 감사드립니다.
| 이탈리아 밀라노 Faema 플래그쉽 스토어의 e61 1그룹 머신
최근까지 현존하는 머신 중 최초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필드에서 사용되고 있는 몇 안되는 머신 중 가장 유명한 머신으로 손꼽는 Faema의 e61 에스프레소 머신. Faema의 e61 에스프레소 머신이 실제 생산되기 이전에 특유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접목해 생산된 머신이 있었습니다. 그 머신은 다름아닌 T.R.R(Tartaruga)로 불리는 머신으로 현재와 유사한 일렉트로닉 펌프를 채용하여 전기의 힘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거의 최초의 머신이었습니다.
| Faema 최초이자 에스프레소 머신 역사에서도 거의 최초로 일렉트로닉 펌프를 채용한 T.R.R 모델과 당시 사용된 펌프
e61 머신의 아버지 TRR / Tartaruga https://bwissue.com/ecmgrnt/102332
실제 e61 그룹헤드의 특허라고 알려진 이 도면은 사실상 e61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닌 T.R.R 모델의 그룹헤드로 이후 개발된 써모싸이펀 형태의 가열 구조를 갖춘 e61 그룹헤드의 에스프레소 머신과는 달리 침출형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 T.R.R 모델의 그룹헤드의 넥 부분의 두께는 e61의 넥의 두께보다 훨씬 크고 두꺼워 내부를 열수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T.R.R 에스프레소 머신은 실제로 현재 사용되는 거의 모든 트렌디한 에스프레소의 접근 방향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과언이 아닙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보일러와 스팀 보일러의 분리 구동, 전기 펌프를 통한 추출 압력 생성, 그룹헤드 유량 조절을 통한 추출 유량 조절 등 최신 트렌드의 에스프레소 머신의 개념을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려 적용한 것은 아닌가 싶은 착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운이 좋게도 필자는 이번 일정을 통해 만나보기 쉽지 않은 이 T.R.R 머신을 두대나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한대는 Faema 본사에 위치한 MUMAC에 전시된 머신이었고, 또 한대는 네덜란드의 에스프레소 머신 제조사 Kees Van Der Westen 본사에서였습니다.
| Faema 2 gr. T.R.R , KVDW 본사
| T.R.R 그룹에 마운트된 수평ㅅ 추출 보일러와 뒤로 위치한 수직형 스팀보일러, KVDW 본사
| 반대 방향에서 본 마운트 부 : https://bwissue.com/ecmgrnt/102332
앞서 언급한대로 T.R.R 머신은 그룹헤드에 유량 제어 밸브를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추출의 유량의 조절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지만, 지금과 같은 추출 세팅을 위한 조절이라기 보다는 당시 부족했던 워터 퀄리티와 필터 성능 등으로 발생되는 스케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을까 추측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T.R.R 그룹헤드 넥의 두께와 유량 조절 밸브, 키스반더 웨스턴의 그룹헤드는 Faema 본사와 달리 튜닝된 것으로 추정
하지만 그룹헤드 머쉬룸 챔버 상단에 장착되는 니들 밸브를 통해 실제 추출에 사용되는 추출수의 유량을 조절할 수 있었다는 점은 현재에도 다시금 각광 받고 있는유량제어 측면에서 참으로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당시의 이 구조를 그대로 차용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기도 합니다.
| 프로피텍/ECM, e61 그룹헤드용 플로우 컨트롤 튠 킷 FCD 출시https://bwissue.com/news/641684
| 2019.04.11이탈리아의 무수한 에스프레소 제조사들과 더불어 Faema는 에스프레소 역사에 있어 여전히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초창기의 에스프레소의 개념 정립과 추출 개념의 발전 양상에 있어 그 역사적 흔적을 찾아본다면, 현재의 에스프레소 머신들이 옛 머신들의 유산에 감사할 부분이 더욱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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