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상하이 커피人을 통해 말하다 – 상하이 커피마켓의 가능성(3부)

2016-12-11  


외부 기고자 김현화, 일산 노띵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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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커피人을 통해 말하다 – 상하이 커피마켓의 가능성 (3부)




프롤로그
식사를 마친 회사원들이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앞에 길게 줄을 서 커피를 주문합니다. 그 중에 몇몇은 아예 자신의 머그나 텀블러를 가지고 와 그 안에 커피를 담아갑니다. 상하이의 오피스 밀집 지역 중 하나인 난양루(Nanyanglu)에서 마주친 풍경입니다.  

작은 물병이나 텀블러 안에 ‘찻잎’을 넣어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물을 보충해 ‘차’를 마시던 중국인들, 그들에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물병과 텀블러 안에 ‘차’ 대신 ‘커피’를 담기 시작한 거죠. ‘중국인들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만들어질 어마어마한 커피시장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중 ‘상하이’는 중국 스페셜티커피 문화를 이끌고 있는 제1의 도시죠. 누군가는 ‘한국, 일본에 비해 갈 길이 아직 멀다’ 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상하이 마켓이라면 커피로 도전할 만하다’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한 번쯤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상하이 커피마켓의 현재와 그 가능성에 관해서요. 

그런데 저는 커피소비량을 이야기하고, 상하이의 물가 수준을 따지고, 어느 지역 어느 상권에 어떤 카페들이 있고 대신 제가 만난 상하이 커피’人’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같은 머신, 생두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갖춘 철학 혹은 전문지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커피’이고, 마켓 형성 또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부와 2부에서는 상하이의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진출한 타이완 커피인들, 그리고 새로운 마켓을 형성해가고 있는 젊은 상하이 커피인들의 이야기를 함께 했습니다. 이번 3부에서는 여기에 ‘다양성’을 더함으로써 상하이의 스페셜티 커피 문화, 그 발전 가능성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는 커피人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3부 –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상하이의 커피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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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arms Big heat – Wang lei
제가 이곳을 알게 된 건 한 바리스타의 소개 덕분입니다. 상하이에서 주목할만한 카페를 소개해달라는 말에 그는 어떤 기준의 카페를 원하는지 묻더군요. 저는 ‘맛있는 커피’가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주저없이 이제 막 문을 연 ‘Small arms Big heart‘’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Wang lei’가 있다고, 하지만 그 이름보다는 ‘叨叨老师 – 잔소리 선생님’이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리는 사장이 있다는 것 까지요. 그에 대해 찾아보니 이미 상하이 커피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더군요. 이제 막 문을 연 카페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만났던 바리스타들이 ‘이미 가보았던’ 혹은 ‘가보고 싶은’ 카페로 손꼽는 곳! 도대체 얼마나 어마어마한 카페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그냥 지나쳐버려도 뭐라 할 수 없는 ‘소박한’ 작은 테이크아웃형 카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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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찾아갔던 건 지난 여름, 이미 매장 안에는 그를 찾아온 커피애호가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 중 ‘잔소리선생님’을 찾는 제 목소리에 얼굴이 빨개지면서 사람 좋은 웃음을 보여주는 한 명, Wang lei였습니다. 그는 그린바이어이자 큐그레이더였고, 밍치앤 커피의 Co-partner였으며, 이제 막 하나의 직함을 더했던 때였습니다. ‘Small arms Big heart의 사장’.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고, 인터뷰는 다시 날짜를 잡아 밍치앤 커피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Q. 상하이 커피 애호가들에게 이름보다 별명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왜 ‘잔소리 선생님’인가요?
아마도 워낙 커피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일 겁니다. 커피 이야기를 하다보면 끝이 없어 그렇게 부르는 거 같아요.  

Q. 밍치앤 커피의 Co-partner인데 혹시 ‘Small arms Big heart’는 밍치앤 커피의 분점인가요?
밍치앤 커피와는 별개로, 제가 개인적으로 문을 연 카페입니다. 밍치앤 커피는 규모도 크고, 여러 사람이 함께하니 내가 하고 싶은 커피와 밍치앤이 하는 커피가 좀 다를 때가 있어요. 좀 더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스페셜티 커피를 사용해야 한다든지, 여기에 원가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좀 더 제가 하고 싶은 커피를 만들기 위한 공간, 그게 ‘Small arms Big hear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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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Small arms Big heart’는 어떤 의미인가요? 
‘Small arms’는 바리스타를 뜻하고, ‘Big heart’는 커피입니다. 바리스타는 좋은 커피를 책임지고 손님들은 다양한 커피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겁니다. (실제 이곳에서는 중국과 대만 현지 로스터들의 커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 로스터들의 커피를 다양하게 준비해놓고 있었습니다.) 

Q. 커피는 어떻게 시작을 했나요? 
원래 IT 관련 일을 했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구요. 그 일 때문에 출장을 많이 갔고, 출장 중에 우연히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커피에 관해 토론하는 걸 봤습니다. 커피에는 쓴맛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단맛, 신맛도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신기했습니다. 그 맛을 보고 싶어 커뮤니티에 나왔던 원두를 사서 호텔에서 만들어 먹어봤습니다. 그런데 쓴맛밖에 안 나더라구요. 그런데 어느 날 커피를 마시고 물을 한 잔 마셨는데 순간 혀에 달달한 맛이 남았습니다. 그때부터 커피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넷과 책도 찾아보고 카페에도 가고, 그러다가 밍치앤 커피와도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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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맛있는 커피’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내가 마셔서 내 입맛에 맞으면 됩니다. COE에서 몇 위를 했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봐요. (그는 실제로 르완다 COE에서 13위를 한 것과 43위 한 것을 비교 시음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43위를 한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커피가 순위에 밀렸다는 이유로 마셔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게 안타깝다고 했다) 

Q. 여기에서는 파나마 게이샤 커피를 25원(한화 약 4300원)에 판매합니다. 가격 기준은 무엇인가요? 
손님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커피를 마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건 비싼 커피를 팔고 싶은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스페셜티 커피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보다는 커피에 담긴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요. 많은 커피 생산지들을 다녀봤는데 커피 한 잔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힘들어요. 조금만 실수해도 망칠 수가 있구요. 저는 그런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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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제가 본 상하이 커피 마켓의 매력은 ‘다양성’입니다. 상하이 거주 인구에 유동인구까지 더하면 3500만명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4000만명이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수의 소비자가 존재하고, 그 소비력 또한 막강합니다. 그래서 높은 가격부터 저렴한 가격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커피 마켓이 형성돼 있고, 이것은 곧 다양한 카페가 존재할 여건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트렌드를 쫓아가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카페들이 함께 하고,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중국의 스타벅스가 될 거라는 도전 정신이 함께 합니다. 

상하이에서 저는 이미 성숙된 자국의 스페셜티 커피 마켓을 뒤로 한 채 상하이에 도전한 타이완, 혹은 홍콩의 커피인들을 만났고(1부), 상하이에서 실험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젊은 커피인도 만났습니다(2부). 또한 양적, 질적으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상하이 커피 마켓에 자신만의 커피 이야기로 다양성을 더해가는 커피인도 있었습니다(3부).

스타벅스에서 즐겁게 커피를 만드는 젊은이도 있었고, 상하이 스페셜티 카페의 대명사인 SEESAW를 나와 얼마 전 자신만의 소박한 카페를 문 연 젊은이도 있었습니다. 

상하이의 커피 마켓은 이미 스페셜티 커피 문화가 성숙된 한국이나 미국, 일본, 유럽의 모델을 쫓아가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제 스스로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상하이의 커피 마켓은 강한 소비력, 여기에 역사적으로 타문화에 너그러웠던 정서를 바탕으로 한동안 계속 성장하고 변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또다른 커피 이야기와 커피인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읽어봄직한 연관글 상하이 커피人을 만나다 – 상하이 커피마켓의 가능성 제1부상하이 커피人을 만나다 – 상하이 커피마켓의 가능성 (2부)





김현화   , Nothin coffee
photoEmail: coffeesee@naver.com
Website: http://www.nothincoffee.com
Address: 일산, 고양시
Who: 지난 10여년 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했었고, 현재는 한국에서 Pour over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인 ‘노띵커피(NOTHIN COFFEE)’의 스탭으로, 커피를 만들고, 커피가 주는 새로운 경험을 멋진 언어로 전달하는, 그 흥미로운 작업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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