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모모스커피]
볼리비아 라 린다
'볼리비아 사탕꽃'
짧은? 군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4주내내 가장 그리웠던 것, 바로 커피가 도착했다.
커피라는 사실만으로도 기쁘기 그지 없는데
패키지를 열어보니, '모모스 커피'
쓸데없는 모모스 커피에 대한 일방적인 사랑이 하늘에 닿았는지
4주만에 내가 맛보게 된 커피는 모모스 커피의 볼리비아 라 린다.
따로 피드백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점점 발전하는 모모스 커피.
사실, 볼리비아 라린다를 맛보고 결국
모모스커피를 만나기 위해 부산까지 다녀오게 되었다.
모모스 커피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기로 하고.
자잘한 소품들도 챙겨주는 센스.
내가 가장 반가웠던 것은 스티커.
원두통에 붙여놓으면 내가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 기억하기 쉽다.
물론 한가지만 마시는 사람이라면 필요없겠지만
정작 커피를 직접 추출해서 즐기다 보면
그날 그날의 느낌에 따라 골라마시는 재미가 또 있는 법이다.
패키지는 여전히 아름다워서 좋다.
화사한 봄의 향기를 모모스 커피를 통해 맡았다.
볼리비아 커피는 처음이었는데
모모스에서 다이렉트 트레이딩으로 들여온 원두.
작년에 화려한 향미와 단맛으로 많은 호평이 기억에 남는 녀석.
간결한 패키징 속에서도
항상 섬세함이 돋보이는 로스터리 카페, 모모스 커피다.
뒷면에는 추출법에 따라서 어떻게 할지도 설명해 주고 있다.
4주만에 여는 커피팩에서 올라오는 향의 자극은
사실 상상이상 이었다.
그렇게 오랜기간 끊어 본 적도 없었고
제대로 된 커피 한 잔을 위해 인스턴트 커피 마저도
거부? 하고 있던 때였기 때문이다.
신선한 향을 물론이거니와 그 속에서 화사한 달콤함이 진동했다.
역시나 바삭한 느낌의 원두.
갓 로스팅 되자마자 도착했으니 신선함은 당연했고
다양한 과일향을 내포하는 듯 하면서도
코를 찌르는 달콤함이 시간이 갈수록 강했다.
오랜만에 추출을 하니
약간 버벅이기도 하고 순서를 헤깔리기도 하고
참 우스운 상황이었다.
그래도 그라인딩 후
원두의 모습은 연인의 얼굴보다 더 사랑스럽다.
조금 서투르긴 했지만
어찌저찌 추출 시작.
내가 허접하거나 부족해도
원두가 신선한 덕분에 그저 풍부하게 느껴진다.
볼리비아 라는 커피 산지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
라이트 로스팅 된 느낌상 산미는 당연했고
모모스 커피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치는 꽤나 높았는데
점차 강렬해지면서 기억 속에 남는 맛은 달콤함이었다.
다른 맛을 덮어 버리거나 죽이면서 혼자 튀어나오는 단맛이 아닌
과일 나무들 사이에서 자라난
카카오 나무에서 수확해 만든 초콜릿 같은 것 말이다.
볼리비아에 사탕꽃이 있다면 바로 이런 맛이었겠지.
커피에 대한 강한 그리움으로
넘치게 추출할 뻔도 했다.
적갈색으로 퍼져 나오는 커피 색.
원두에 잘 맞게 로스팅되었다.
올해는 작황이 좋아서 기대가 된다는 볼리비아 커피.
앞으로도 많이 맛 볼 수 있게 되길.
바삭함, 상큼함, 시원함
보다 더 나를 감싼건 달콤함.
바디감이 강했다면 사탕을 먹고 난 뒤의
텁텁함 처럼 아쉬움이 있었을테지만
바디감이 무겁지 않아서 목넘김 또한 좋다.
물을 많이 타서 마시는 편이라
클린한 끝 맛을 선호하는 취향인데
그 취향에도 잘 맞는달까.
어쨌든 모모스 커피는 나같은 경우 덮어 놓고 마신다.
그래서 부산까지 찾아갔던 것이다.
이 멋진 것을 누가 만드는 지 보려고.
커피 향과 맛이 가진 좋은 말들을 다 붙일 수 있다.
향긋해, 시원해, 고소해, 풍부해, 신선해...
기대하는 맛들을 상상하며 맛보면 떠오르는 것 같다.
머신으로 추출도 해보고 프렌치 프레스도 해보았지만
내 취향에는 브루잉이 가장 좋았다.
그게 내 취향이기도 하고..
마냥 달다고 표현하면 부족하다.
별사탕이 탁탁 튀는 느낌보다는
사탕맛의 꽃이 그 몇 초만에 만개하는 느낌.
입 안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떠나는 클린함 덕분에
이 커피를 한 번 입에 대면 계속,
그리고 또 계속 입에 머금게 된다.
[모모스커피]
볼리비아 라 린다,
'볼리비아 사탕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