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Coffee Avenue @ micoffee,
Nicaragua Finca El Ojo De Agua Caturra Washed.
커피 에비뉴 @ 엠아이커피,
니카라과 카투라 워시드.
많은 커피 로스터 중에서
어떤 곳의 커피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일 때가 많다.
그럴때마다 주변의 도움이나
블랙워터이슈의 선택을 믿을 때가 많은데
특히 한국 로스터를 고를 때 그런 경우가 꽤 있는 듯 싶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 소개받은
로스터 또한 꽤 인상 깊은 곳이었고
디테일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커피에 있어서는
가벼운 내 성향과는 거리가 있지만서도
그 자체로 충분히 인상깊었던 로스터가
바로 엠아이 커피에서 운영하는 커피 에비뉴다.
이 로스터의 커피 중에서
박정호 로스터의 로스팅 과정에서 플레이버 변화를 표현한
니카라과 카투라 두가지를 맛보게 되었다.
두가지 프로파일은 한가지 조건을 제외하고 모두 동일하다.
Nicaragua Finca El Ojo De Agua Caturra Washed 로서
갈변화 현상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는
메일라드 반응의 시간의 차이 뿐.
BW Lab #01 은 18.2%, Lab #02 는 21.4% 로
대략 메일라드 반응 시간이 1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실제 퀄리티 컨트롤 과정에서도
밀도, 함수량, 색상 차이가 없다고 들었다.
이정도 미세한 차이를 내가 구별 할리가 없는게 당연한 시작.
그래도 일단 그 변화에 주목한다는데 의의를 두었고
이번 리뷰를 통해서 메일라드 반응에 대해서도 좀 찾아보는 계기,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니카라과 원두에 대한
좋은 기억을 다시금 꺼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커피 패키지는 다른 로스터의 패키지와 흡사했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 신경 쓴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간결한 디자인은 내 취향과는 잘 맞은 편.
모든 비교샷에서 좌측이 BW Lab #01,
우측이 BW Lab #02.
대부분 과정에서 차이가 없다고는 했지만
직접 눈으로 비교해봐야 알 수 있는 법.
실제로 큰 차이를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색이나 크기, 표면등등이 다르지 않은게 당연하다.
다만 1분의 갈변화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크게 표면적으로 영향을 미치기에는 큰 차이가 아닌가 싶다.
커피 백을 열어 놓고
번갈아 깊은 숨을 들이쉬기를 몇 번.
마음 속 생각이 후각으로 반영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BW Lab #02 는 플랫하게 곡물의 향이 더 진했고
BW Lab #01 에서는 좀 더 다양하고 화려한 향이 더 나는 듯 싶었다.
물론 이러한 차이는 몇 번의 반복 사이에서 무뎌지긴 했지만 말이다.
두가지 원두에서 차이점을 찾으라면.
글쎄 어렵지 않을까.
향도 거의 비슷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정말로 비슷했지만서도
계속되는 테이스팅.
더 과학적으로 비교하면 좋겠지만
내게 익숙한 방법으로 시도했다.
평소와 동일한 추출 방식으로 진행했고
원두 양과 추출양을 절반으로 줄여
두 커피를 추출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BW Lab #01 이 짧은 시간이지만
살짝 식었다는 점.
그게 또 변수로 작용했을지도 모르지.
뭐 어쨌든 내 나름대로의 비교를 위해
동일하게 두 프로파일 원두를 추출.
우선 니카라과 카투라 워시드 커피에 대한 느낌을 정리해 보자면
수퍼클린이라고 한 때 믿었던 니카라과의 큰 느낌은 여전했다.
다만 예전에는 그저 깔끔하다라고 믿었던 그 느낌은
아마도 가벼운 바디감에서 왔던 것 같고
카투라의 특성상 비슷할 수 밖에 없는
버번 품종 특유의 입안을 가볍게 휘감는 공간감을 조금은 닮았다.
두 프로파일 원두 모두
가벼운 바디감 속에서 다채로운 향과 맛을 가지고 있어
역시나 니카라과 원두는
쉽고 화려하게 입 속에 머금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리고 입 속에 들어와 금세 강해지는 꿀차같은 단맛은
로스팅이 제대로 되었음을 일깨워 주기라도 하듯이
혀와 입안을 금세 자극해 버린다.
너무나 화려한 향 탓에 처음 코를 가져대면
약하게 피어오르는 흙내음은
어쩌면 개성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향에서 미세한 차이를 느꼈다고 억지로 우겼듯이
맛에서는 BW Lab #02 가 좀 더 다채로움이 절제되고
고소함으로 다가와 단맛으로 이어지는 플랫함이 더 강한 느낌이다.
1분의 메일라드 반응 차이가 맛에 기여하는 정도가 클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1분의 반응 동안 좀 더 정리되고
복잡함을 덜어낸 BW Lab #02 가 내 취향엔 더 맞는 듯 싶다.
어쨌거나 그 모든 느낌의 차이는 취향 탓일 뿐이니.
니카라과 카투라 워시드 원두를
숨을 참은채 입에 머금고, 이내 삼키면서 느껴지는
그 깊은 향과 화려한 단맛에, 난 이미 그걸로 충분했다.
Coffee Avenue @ micoffee,
Nicaragua Finca El Ojo De Agua Caturra Washed.
커피 에비뉴 @ 엠아이커피,
니카라과 카투라 워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