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BLACKUP COFFEE - SELINA EGO 블렌딩 리뷰
블랙업 커피의 블렌딩 'SELINA EGO(셀리나 이고)' 입니다.
블랙 패키지에 빨간색(앞)과 흰색(뒤)의 레이블이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C.o.E 커피와는 달리 블렌드 커피를 마주하게 되면
대체 어떤 컨셉과 의도로 블렌딩과 로스팅과 네이밍을 한 것인지 그 full story가 궁금해 집니다.
"Perception is reality."
이 말은 마케터라면 질리도록 듣게되는 말입니다. 우리 말로는 '인식이 현실이다'라고 해석됩니다.
이 말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하면
소비자가 인식하는 것이 "진실(True)"이자 "현실(Reality)"이라는 것입니다.
그 인식이 과학적으로 참(true)인지 참이 아닌지(not true)는 중요치 않습니다. 그저 소비자가 인식하는 바가 곧 참(true)이 되는 것입니다.
침대는 더이상 가구가 아닌 과학인 것 처럼 말입니다.
여튼, 블렌드 커피를 마실 때 그 컨셉이나 테이스팅 노트 등을 알게(인식하게)되면
커피를 마시기 전 '이런 맛이 나겠구나'하는 풍미에 대한 나름의 기대가 형성되고
그러한 기대가 실제 커피를 마실 때 미각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물론 그 블렌딩 컨셉이나 테이스팅 노트 등이 내 인식을 점유할 정도로 진정성이 있는가도 중요하겠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약효가 없는 플라시보(위약, 僞藥)를 소화제로 처방 받고 복용 후 실제로 더부룩함이 해소됐다고 느끼게 되는 것 처럼
우리의 인식 체계라는 것이 한 없이 허당일 때도 있는 듯 합니다. ^^;;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만 블랙업 커피의 대표 블렌딩 "SELINA EGO(셀리나 이고)"를
먼저 사전 정보 없이 브루잉해서 마셔도 보고,
블랙업 커피 홈페이지에 가서 로스터의 설명, 블렌딩 정보, 테이스팅 노트 등을 살펴본 후 커피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출처: BLACKUP COFFEE 홈페이지)
SELINA(셀리나)는 로스터의 영문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원두의 패키징에서부터 네이밍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고 화사하고 꽃 향기 가득한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것이 다 이유가 있었군요.
심지어 SELINA 로스터가 어떤 분일지 '그녀가 궁금해'지기까지 합니다. ^^
(출처: BLACKUP COFFEE 홈페이지)
70%의 케냐 카힌두와 30%의 과테말라 산 안토니오 차기테.
셀리나의 aroma와 flavor에서 너무나도 다양한 향과 풍미가 발현되기에
적어도 3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산지의 커피가 블렌딩되지 않았을까하고 추측했었는데 의외입니다.
(출처: BLACKUP COFFEE 홈페이지)
블랙업커피의 테이스팅 노트를 확인하기 전에는 단순하게 자두, 블랙체리, 적포도 등을 한대 섞어 조릴 때 나는 묵직한 맛의 뉘앙스를 느꼈는데
테이스팅 노트를 확인하고나서 셀리나를 마셔보니 역시 flavor가 더욱 선명해 지는 느낌입니다.
감사하게도 블랙빈이슈에서 Wilfa SVART Presisjon 자동 커피 브루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셀리나를 Wilfa SVART Presisjon으로 브루잉해 보았습니다.
recipe >> 33g의 커피 / 500ml의 물 / Wilfa Nymalt 그라인더에서 filter coffee 분쇄도로 설정 / 추출 온도 약 93℃
셀리나는 특징적인 것이 머그에 담겨진 커피의 아로마를 맡을 때
컵을 돌릴 때 마다 매번 다른 향이 발산됩니다. 마치 마술처럼...
처음엔 분명 은은한 아카시아와 같은 꽃 향기가 나더니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컵을 한 바퀴 휘 돌려 아로마를 맡으니 이번엔 은은한 살구의 향이 납니다.
또 한 바퀴 돌리니 군고구마에서 나는 달달한 향도 맡아 집니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입니다.
그리고 이번엔 하리오 v60를 이용해 브루잉해 봤습니다.
저는 뜸 들일 때 degassing 하느라 부풀어 오르는 이 순간이 왠지 모르게 너무 설레입니다 ^^;;
recipe >> 20g의 커피 / 300ml의 물 / Wilfa Nymalt 그라인더에서 filter coffee 분쇄도 설정 / 추출 온도 약 93℃
Wilfa SVART Presisjon으로 브루잉 할 때와 커피와 물의 양은 달라도 물 1리터 당 커피의 양은 두 경우 모두 약 0.66g 임에도 불구하고
Hario V60 보다도 Wilfa SVART Presisjon 으로 브루잉했을 때 바디감이 더욱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Hario V60로 내려도 Wilfa SVART Presisjon 자동 브루어로 내려도 맛의 뉘앙스는 차이가 없습니다.
- 총평 -
Fragrance: 딸기의 향과 다크 초컬릿의 쌉쌀한 단향이 딸기를 감싸고 있는 다크 초컬릿을 연상
Aroma: 아카시아 꽃 향, 살구 뉘앙스의 시큼한 향, 군고구마에서 맡을 수 있는 달큼한 향
Flavor: 블랙 체리, 자두, 적포도, 그린 애플을 한데 섞어 조릴 때 나는 과일의 복합적인 산미와 단맛의 향연
전체적으로 산미가 중심이 되면서 은은한 단맛이 뒤따르는 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커피입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두드러진 산미 때문인지 목넘김이 다소 매끄럽지 않습니다.
얼마 전 Bialetti Moka Pot을 태워먹는 바람에
셀리나를 라떼로 마셔볼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셀리나가 에스프레소를 위한 블렌딩 이기도 하거니와
딸기와 초컬릿의 뉘앙스 때문에 우유와의 조화가 무척 기대되는데 말이지요 >.<
블랙빈 이슈 패널로 활동하면서 유독 부산을 기반으로 한 로스팅 컴퍼니의 커피를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BLACKUP COFFEE를 비롯해 MOMOS COFFEE, FM COFFEE HOUSE 까지
각 로스팅 컴퍼니마다 개성이 뚜렷해 리뷰하면서도 무척 재미 있었고
심지어 부산 커피가 입맛에 맞다는 저의 개인적인 커피 취향까지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 BLACKUP COFFEE 'SELINA EGO' 블렌딩 리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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