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목련 나무 밑에서 맛좋은 커피와 함께하는 봄나들이, 왓코커피

2020-03-01  





목련 나무 밑에서 맛좋은 커피와 함께하는 봄나들이, 왓코커피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던 어느 날 동료들과 점심을 먹은 후, 왠지 비타민 D가 부족했던 필자와 일행은 광합성을 위해 신수동으로 향했다. 서강대역에서 그리 멀지않은 이곳은 분명 카페지만 무언가 나들이하러 간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실내 공간보다 실외 좌석이 더 인기가 많은, 온몸으로 햇빛을 받기 좋은 왓코커피(이하 왓코)다.


왼편에 보이는 큰 목련 나무는 이곳의 메인 포토존이며 왓코의 상징이기도 하다.


 왓코는 커피를 판매하지만 사실 엑셀시오르와 부테로 슈즈를 판매하는 공식 슈즈샵이기도 하다. 커피 마시는 공간 옆으로는 오프라인 샵이 있다. 밖에서 살짝 안을 들여다보니 필자 맘에 드는 신발을 꽤 볼 수 있었다. 다음엔 신발 구경하러 한번 와야겠다. 그리고 자칫하면 슈즈샵과 헷갈려 입구를 못 찾는 경우도 있으니 사진에서 보이듯 느낌표가 크게 있는 저곳으로 들어가도록 한다.


필터 커피는 언제봐도 반가운 하리오 V60로 서브한다.

바 한가운데에 있는 초상화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돋보기안경까지 쓰고 자꾸 날 바라보는 것으로 보니, 나한테 관심 있는 게 분명하다. 이거.. 그린라이트인가요?


 보통 주문하러 바 앞에 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기 마련이다. 크고 웅장한 디자인으로 꾸며놓은 거대한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특이하게 생긴 그라인더나, 사이폰같은 화려한 용품들 또는 아름답거나 멋짐이 폭발하는 바리스타분 등 눈에 띄는 건 주로 바 위에 위치하기 마련이지만, 벽 한가운데에 위치한 초상화는 너무 인상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저 사진 속 주인공은 왓코에서 판매하는 신발 중 부테로라는 브랜드를 만든 이탈리아의 슈즈장인 '마우로 사니'라고 하니 괜히 눈싸움하겠다고 두 눈 부릅뜨지 마시길. (필자가 이미 눈싸움해봤는데 절대 못 이김)


왓코는 서울 마포구 서강로16길 63에 있다. 서강대역에서 매우 가깝다.


 필자는 저번 글에서 2월에 꼭 가야 할 곳을 소개했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뷰를 보기 위한 곳도 소개했다. 서울에는 봄에 가야 할 필수 코스 카페가 두 곳이 있는데, 매뉴팩트 도산공원점과 바로 이곳 왓코이다. 매뉴팩트는 벚꽃 풍경으로 유명한 벚꽃 맛집이고 왓코는 목련 나무가 유명한 목련 맛집이다. 목련 맛집이라고 해봤자 야외 테이블 중심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목련 나무 한그루뿐이지만  오히려 풍성하게 꽃이 만개한 한 그루의 나무가 주는 우아함은 이 공간을 가득 메우기에 충분했다.


나무 아래의 자리는 남녀노소 어느 누가 와도 동화 같은 그림을 선사해준다.


 이곳에서 즐기는 방법은 꽤 다양한 편이다. 첫 번째는 우선 커피를 주문하고 마시는 것 자체로 즐기는 것이다. 왓코의 커피는 송파구에서 수년간 조용히 입지를 다녀오고, 커피로 인정받은 로스터인 커피 앰비언스의 원두를 사용한다. 그 중 아이리스라는 블렌드는 왓코에서 테이스팅에 참여해 만든 블렌드인 만큼 커피 맛에 있어 신경을 꽤 많이 쓰기 때문에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로도 기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필자는 볕이 뜨거운 야외에 있을 예정이었기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저번 스멜츠 방문했을 때의 경험에 의한 생존본능이랄까.


낮에 반려견과 산책 후 커피를 마시며 쉬는 모습을 보고도 카메라에 담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 같을 정도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던 풍경이었다.


 또 하나는 야외에 테이블이 있고 공간이 나름대로 넓은 편이라 방문 시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것인데, 요즘은 조금 잠잠하지만, 한때 '노키즈존'과 '노 반려견 존' 때문에 시끄러웠던 적이 있는데, 이곳은 공간도 공간인지라 전혀 그런 문제가 없었다. 집에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며 견주의 삶을 사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매력적인 공간이다. 가족 단위로 방문한 손님들도 간혹 보이는데 주로 어린 아이를 동반한 젊은 가족이었다. 이런 풍경들은 왓코에서 보낸 짧은 시간 동안 새삼스럽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필자는 아기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강아지들 보고 심쿵한 뒤 이 아이를 보니 심쿵사 직전까지 가게 되어 김사부에게 달려가 "살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어볼 뻔했지만 겨우 정신 차렸다고 한다. 


 이런 야외 공간을 가지고 있는 곳의 큰 장점은 대관이나 여러 행사를 진행하기가 수월하다는 점인데, 왓코에서는 이따금 플리마켓이나, 버스킹 공연같은 이벤트를 연다. 사실 무언가 행사를 하기엔 약간은 좁은 공간이라 사람이 조금만 몰린다면 조금 불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예전 누군가가 이곳을 대관하여 스몰웨딩을 올렸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오히려 너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이 정도 사이즈가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커피, 릴랙스"라는 말처럼 커피와 함께 푹 쉬다 올 수 있는 공간이다.


 “종일토록 청려장 지팡이를 짚고 봄을 찾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매화나무 가지 끝에 봄이 와 있더라.”라는 말처럼 꽁꽁 싸맸던 겨울도 어느새 지나고 이제 곧 있으면 봄이다. 비록 코로나19의 여파로 시국이 을씨년스럽지만 어느새 낮 기온도 많이 올라왔다. 조금만 더 참다가 목련이 피기 시작하면, 이곳 왓코커피에 한 번 방문해보시라. 잠깐이겠지만 세상 염려 없이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 반려동물, 책도 좋고 혼자 방문해도 좋다. 봄이 오면 목련이 지기전에 한번은 방문해보시길 권해드린다.  

 참, 한여름 푸르른 잎이 무성한 왓코, 밤에 조명과 함께 꾸며진 왓코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니 방문시 참고하시길!



※ 글, 사진 :  블랙워터이슈 이지훈 에디터

instagram : @ljhoon1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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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reaker

2020-03-02 09:12  #1186719

와 너무 멋진 공간이네요! 찾아보니 신촌... 가깝...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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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3-03 21:12  #1188203

@Nobreaker님
네! 꽃 피면 방문해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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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

2020-03-02 15:03  #1186982

소개글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지방 살아서 가고 싶은곳이 계속 쌓여만 가고 가기가 쉽지 않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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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3-03 21:13  #1188206

@돼지국밥님
지방에 있는 카페들도 힘이 닿는다면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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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

2020-03-03 13:41  #1187900

목련맛집 왓코 저도 진짜 좋아하는데 코로나 빨리 물러갔으면 좋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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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3-03 21:16  #1188211

@NIKE님
맞아요! 코로나가 빨리 물러가서 여러 카페들 맘 놓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ㅠ 카페 운영하시는 사장님들 걱정들도 좀 내려놓으실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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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steryCafeIctus

2020-03-05 04:31  #1189344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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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3-06 21:01  #1190764

@RoasteryCafeIctus님
날 좋을 때 방문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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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2020-03-15 19:46  #1197423

가보고싶네요 ㅎㅎ 출산하고 바람쐬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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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4-27 19:58  #1232026

@올빼미님

미리 축하드려요! 건강하게 출산하시구 쉬러 한 번 가보셔요^^ (알림을 못봐서 댓글이많이 늦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