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리스트

북촌에서 만나는 숲속의 작은 공간, 올모스트홈카페

2020-04-08




북촌에서 만나는 숲속의 작은 공간, 올모스트홈카페


혼자서 여기저기 쏘다니길 좋아하는 필자이지만 한때는 혼자 어딘가를 가는 것을 무척이나 어려워했던 때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기껏 들고 온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한 채 돌아왔던 적도 있을 정도로 혼자서 어딘가를 멀리 가는 건 필자에겐 참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필자도 언제든 마음 편안히 갈 수 있는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 바로 북촌이었다. 

 안국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안국빌딩으로부터 덕성여고 방향으로 쭉 올라가다 보면 보이는 아트선재센터의 뒤엔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법한 작은 숲에 둘러싸인 것 같은 공간이 등장한다. 이곳은 아는 사람이 아니면 한 번에 찾아가기 어려운 올모스트홈카페이다.


올모스트홈카페라는 카페명이 써있는 거의 유일한 간판


국립 현대미술관 뒤편으로 돌아 정독도서관 방향으로 가는 길의 작은 사거리. 아트선재센터의 입구 옆에 난 좁은 입구를 통과하면 비로소 올모스트홈카페에 도착한다. 일단 북촌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무성한 대나무들과 건물 한 채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비록 사람이 많은 시간에 가면 여기저기 사진 찍는 방문객들로 정신이 없지만, 금세 숲속에 들어온 양 마음이 안정된다.


올모스트홈카페의 간판과 대나무 


매장 안쪽엔 생각보다 좌석 수가 적은 편이다. 매장 한가운데엔 아기자기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데다가, 웨이팅하는 손님까지 어우러져 다시 발걸음을 돌려 바깥으로 나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웨이팅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 필자는 이곳 말고도 가야 할 곳들이 있었기에 다른 곳들부터 다녀오기로 하고 카페를 나온다. 결국 자리를 옮겨 방문했던 다른 곳에서도 웨이팅을 했어야만 했지만, 암튼 다시 올모스트 홈카페로 돌아오니 저녁 식사 하러 갈 시간인지 사람들이 많이 빠졌다.


매장 한편에서는 넓은 테이블에 앉아 노트와 펜을 꺼내 나름의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주변 소리 차단만 잘 된다면 괜찮은 시간이 될 수도 있을듯하다.

무언가 '다도'를 하는 느낌이었던 인상적인 바 


일반적으로 한옥의 실내를 생각하면 나무로 둘러싼 공간에 흰색 창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곳은 그런 생각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해 질 녘의 빛이 따사롭게 들어오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길게 자란 하얀 턱수염을 손으로 빗질하며 나뭇잎을 띄운 차를 한 잔 마시고 있는 산속의 선인이라도 된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글도 자꾸 산속으로 가는듯하다.


해 질 녘의 빛을 품은 실내

좋아하는 빛, 좋아하는 커피, 좋아하는 풍경. 완벽하다.


올모스트홈카페는 '집과 같은 편안함을 닮은 공간'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다. 전국에 여러 매장이 있는 올모스트홈카페는 에피그램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담은 공간이며 사람들의 일상에 '여유'를 더하기 위해 삶에 필요한 '가치'들을 '공간'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고.


이렇게 구성된 세트가 만 원이다.


자 이제 주문을 하도록 하자. 일반적인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메뉴들이다. 다만 눈에 띄는 건 세트메뉴였는데 모나카, 양갱, 한과 등의 다과를 모아놓고 커피나 차와 함께 세트로 묶어뒀다. 왠지 가격도 합리적인 느낌이다. 음료와 다과가 준비되었다. 사실 필자는 음식을 먹을 때 눈으로 먼저 먹는 편인데, 눈으로 먹기에도 너무 아쉬워서 사진으로 다양하게 담았다. 한옥의 고풍스러운 공간에 어울리는 음료와 다과였다.


일단 여기저기 다양하게 사진 찍으며 감상한 뒤 눈으로 맛있게 먹도록 하자. 물론 필자는 뱃속에 잘 집어넣었다.


야외에도 테이블이 여럿 있었는데 인기가 많은 자리는 건물의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테이블이다. 테이블에 앉아 잘 올려진 음료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 무조건 그림이다. 사진을 막 찍어도 꽤 높은 성공률을 보이지만 트레이닝복 같은 옷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이곳에선 별로다. 왜 관광객들이 굳이 한복을 빌려 입고 돌아다니는지 십분 이해가 된다.


연인끼리 와도 꽤 괜찮은 데이트 코스인듯하다.

커피를 마시는 내내 필자의 시선을 90% 정도 빼앗은 대나무들.


건물의 외부는 무성히 자란 대나무들로 감싸있다. 커피를 마시다 보면 참새들이 인간 무서운 줄 모르고 근처까지 날아온다. 그런 풍경들을 보고 있자니 스트레스가 다 풀린다. 교회 다니는 필자는 템플스테이를 해본 적이 없지만 아마 템플스테이를 한다면 대충 이런 느낌이리라 생각해본다.


구석구석 디테일들이 숨겨져 있다. 덕분에 필자의 테이블 바로 앞이 야외 화장실인지도 모르고 앉았지만 말이다.

왼편에 보이는 나무가 화장실 문이다. 


북촌은 언제 와도 마음 편안히 돌아다닐 수 있고 좋아하는 공간이 많아서 언제든 오고 싶은 동네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옥의 느낌까지 진득하게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어떤 커피를 사용하는지, 어떤 디저트가 있는지, 아트선재센터와는 무슨 관계인지 필자의 눈엔 들어오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다. 그저 이런 공간에 앉아 볕을 맞으며 차 한잔하면 그것으로 양껏 쉼을 얻는 거다. 방문객이 많을 시간엔 조금 시끄럽긴 하지만 문제 될 거 없다. 한 번 방문해서 고즈넉한 한옥의 느낌을 오롯이 느껴보시길.




※ 글, 사진 :  블랙워터이슈 이지훈 에디터

instagram : @ljhoon1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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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

2020-04-08 10:02  #1215255

B.STARTER

사진 너무 좋네요ㅠㅠ

저는 항상 사진 이것저것 찍고 집에 와서 보면 마음에 안들어서 다 지워버리로 하다보니 남는게 없어요ㅠ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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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에디터지훈 작성자

2020-04-09 18:21  #1216431

@돼지국밥님

감사합니다^^ 좋은 사진 많이 보시구 많이 찍어보시다보면 좋아지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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