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컬럼 정보

실제 카페 환경에서의 냉두 동결 & 서브의 현실적 적용 사례

2023-04-18  


원문출처 https://www.patreon.com/sprogeeks

이번 컬럼은 현업의 로스터, 바리스타부터 홈바리스타, 혹은 일반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끼실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두의 냉동, 혹은 동결 보관과 추출에 대한 의미있는 시도를 진행하고 계신 경남 합천의 에스리떼(esritte)의 두 분과 함께 관련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경남 합천군 합천읍 충효로에 위치한 에스리떼(esritte)

* Interviewee 약력
김성현 – 바리스타로 대구, 제주 지역에서 활동 경력합계 10년
박상현 – 스타벅스 코리아 임직원 출신, 제주 지역에서 활동 경력합계 8년
현재 경남 합천군에서 ‘에스리떼’ 카페 운영 중
(경남 합천군 합천읍 충효로 77-20 / 0507-1474-9022)
instagram @esritte

Sprogeeks : 먼저 반갑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주제이지만, 세계적으로 한차례 붐이 있었던 “커피 원두의 동결”에 대한 실제 적용 사례를 듣고 적잖이 반갑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기대되는 인터뷰가 될 것 같은데요. 먼저 본인 소개 및 카페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런지요.

*에스리떼 : 에스리떼 : 안녕하세요. 경남 합천에서 에스리떼를 운영 중인 김성현 박상현이라고 합니다. 지금 자리한 저희 공간이 준공연도는 80년도지만, 지역에 계속해서 거주하셨던 이장님 등 어르신들 말씀을 인용하면 100 ~ 110년 정도 지난 건물인데, 이런 저희 공간에서 가장 추천드리고 자신있는 메뉴가 FROZEN COFFEE 입니다.


오랜 건물 역사를 가늠케 하는 서까래 구조물


합천군이라는 작은 시골에서 수요가 많지 않은 장르에 대해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운영을 할 수 있을까? 저희 두 사람이 많이 고민했고, 작지만 저희 나름 탄탄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생각이 들어 이렇게 인터뷰 요청에 승낙했습니다 !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많은 바리스타들의 도움을 구했기에, 저희 역시도 저희 카페에 적용된 바를 인터뷰를 통해 공유할 수 있게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Sprogeeks : 그럼 본격적으로 현장에서의 원두 동결과 서브에 대한 준비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첫번째 질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대개 커피 이론들이 그렇듯 원두 동결 역시 Geek들의 일시적 유행이나 그저 과학적 이론 중 하나로 여겨질 경우가 많은데요. 카페에서의 원두의 냉동에 대한 실제 적용에 대해 고려를 하게 되신 시기나 계기가 궁금합니다.

*에스리떼 : 원두 동결을 사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고려한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2016년 즈음 뉴욕타임스발 기사와 크리스토퍼 헨돈發 논문(The effect of bean origin and temperature on grinding roasted coffee, Christopher H. Hendon et al.,2016)의 출간, LG사에서 가정용 초저온냉동고가 출시되면서 원두의 동결에 대한 고려를 굉장히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기존 설비공사가 완료된 공간에 새롭게 몇백만원씩 하는 냉동고를 투입하는게 상당히 부담스러웠고, 크리스토퍼 헨돈 논문에서의 통제 조건으론 액화질소 냉각으로 원두의 신선도를 유지하려는 기조가 많아서 현실성이 다소 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영어권 국가의 오너 바리스타들과 교류했고, 특히 뉴질랜드의 존 고든 John Gordon (@johngordon09) 굉장히 도움을 많이 줘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됐었습니다.


벽 한켠을 장식한 소분된 원두 용기, 에스리떼의 상징적 요소이자 인테리어의 일부로 녹아들었다

냉동고 구매나 코니컬 튜브, 혹은 진공 포장 등에서 많은 노하우를 전수받았습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요 ! 지구 반대편에서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만으로 엄청 큰 응원을 받은 듯 합니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준비할 것이 없다는 걸 알려준게 컸습니다. 꽤 많은 영어권 바리스타들이 간단히 작은 냉동고를 가지고, 섭씨 영하 20~10도 정도에서 냉각을 하고도 전혀 문제를 겪지 않는 부분에서 이거다 싶었습니다.

저희도 카페를 준비하기 전, 다양한 배전도의 커피를 캐리어社의 간단한 아이스크림 쇼케이스 냉동고에서 1년 동안 보관하며 정말 많은 분들께 제공해드렸습니다. 동결 기간을 길게는 10개월 짧게는 2주 이상 동결한 커피를 시음할 수 있게 드렸고, 정말 100이면 100 아무도 신선도 부분에서 문제 삼을 수 없는 커피들이었기에 매장에서의 원두 동결 도입을 결정했습니다.

Sprogeeks : 바다 건너 동결 건조에 대한 노하우들이 순수한 열정으로 공유된 셈이네요. 특히 엄청난 기술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이 많은 분들께 용기를 드릴 수 있는 부분인 것도 같구요.

결과적으로 매우 적극적으로 동결 건조를 활용하고 계신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카페에 접목하고 계신 원두 동결의 실제 범위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B2C 같이 카페에서 커피를 서빙하시는 목적으로 사용하시는지요. 아니면 고객에게 홀빈 판매나 납품 등의 기타 사례에도 적용을 하고 계시는지요?

*에스리떼 : 저희는 다루고 있는 모든 싱글 오리진 커피를 동결 중입니다. 싱글 오리진 커피들은 에스프레소라는 한 가지 추출 방법으로만 매장에서 드실 수 있습니다. 상미 기한 초과로 인한 커피 원두의 로스가 전혀 없기 때문에 재고 관리 부분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두 동결은 6~7종의 싱글 오리진 커피를 시기와 무관하게 서브할 수 있는 가장 큰 솔루션


싱글 오리진 커피를 아직 업력이 오래 되지도 않은 카페가 6~7 종류를 다룰 수 있는건 동결 보관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홀빈 판매는 기성 카페의 방식에서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호주의 SUB-ZERO COFFEE (@subzerocoffee)에서는 아이스팩에 담아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 중더라고요. 저희도 싱글 오리진 커피에 대해서 수요가 많이 늘어난다면 커피 원두를 마치 아이스크림 가게처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Sprogeeks : 한 공간에서 6~7종의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를 접할 수 있다는게 굉장히 신선합니다. 원두 동결 보관의 큰 장점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일단 말씀을 들어보니 꽤 많은 종류의 원두를 현재 보관하고 계신것 같은데요.

특히 이러한 경우에 로스팅 이후 원두 동결 및 서빙까지의 전 과정을 제대로 컨트롤 하는 것이 쉽지는 않잖아요. 아마 많은 카페나 로스터들에서 원두 동결 루틴의 어려움 때문에 실제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실 것 같기도 하구요.

현재 에스리떼에서 커피 원두 동결과 서브를 어떤 방식으로 실시하고 계신지 전체 과정을 짧게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에스리떼 : 저희는 한 가지 방식만을 고수합니다. 일단 동결 보관을 위한 “용기 재사용” 가능 여부에서 비용적 측면 등으로 인해, 진공 포장기를 활용한 방식은 과감히 포기를 했고, SPL社의 코니컬 튜브(원심 분리기용 코니컬 튜브)에 보관합니다.


많은 테스팅을 거친 뒤 에스리떼는 진공 포장 대신 코니컬 튜브를 선택해 원두 동결을 진행한다

사전에 코니컬 튜브에 액체류를 보관하는 자체 실험을 통해 밀폐 여부를 확인했고, 결과적으로 강한 밀폐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모든 커피 원두는 납품을 받고 검수를 거친 후 각기 다른 상자에 분류하는데요. 소분량은 에스프레소 레시피에 가까운 원두량으로 아카이아 오라이온 기기를 통해서 개별 튜브에 담을 수 있도록 소분합니다. 개별 튜브에 소분된 이후 각 상자가 잘 분류 될 수 있도록 냉동고에 보관합니다.


원두 동결 보관시에는 로스팅 및 소분 도징된 일자도 표기된다


Sprogeeks : 아예 각각의 사용량 만큼 소분하여 동결 보관하신다는 말씀이시군요. 굉장히 손이 많이 갈 것도 같아서 그 노고가 대단하실 걸로 미리 예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결 및 소분 패킹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겠지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카페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 장점 등은 무엇이 있을까요?

*에스리떼 : 원두 동결을 실시하면, 소규모 사업장의 커피 사입에 있어서 굉장한 유연성을 확보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동결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서 맥락에 맞지 않는 메뉴 추천이 굉장히 줄어서 운영 상의 여유가 있습니다. 고소한 너트 류의 커피를 좋아하는 분에게 상미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파나마 게이샤를 권해드릴 필요가 없어졌죠. 궁극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에 값비싼 커피의 값비싸지 않은 가격 선정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외에도 추출 측면의 장점도 존재합니다. 원두의 소분 보관의 경우에는 추출의 일관성 및 재현성 부분에서 큰 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원두의 부피나 배전도에 따라 용량이 일정하게 제한된 코니컬 튜브 특성상 각기 다른 양을 담을 수 밖에 없는데요. 추출 레시피에 적합한 양만큼만 처음부터 소분하여 튜브에 프리 도징을 해두는 것이 추출 동선을 간소화하는데 큰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소분되어 동결 보관 중인 코니컬 실린더에 담긴 원두들


저희 카페는 싱글 오리진 커피에 한해서 빅 플랫버 그라인더인 Compak社의 pk100 모델과 디센트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여 제공드리며, 추출시 그라인더의 분쇄도 설정은 바꾸지 않습니다.

오로지 싱글 오리진 커피의 도징양과 디센트 에스프레소 머신의 유량 및 온도 제어만을 통해 추출 레시피를 설정합니다. 튜브에 담아둔 도징양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싱글 오리진 추출시 별도의 도징 량을 계량하는 행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바리스타가 기계나 환경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최대한 덜 할수 있도록 추출 루틴을 만들어둔 셈이죠. 코니컬 튜브를 활용한 소분 보관은 그런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싱글 오리진 원두들은 소분 동결 된 이후 디센트 에스프레소 머신과 Compak PK100으로 제공된다


Sprogeeks : 동결 및 소분 루틴이 실제 추출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추출 루틴을 가능하게 하는군요. 많은 분들께서 관심 있어하실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러한 부분들이 수많은 시행 착오를 통해 만들어진 노하우라 할 수 있겠지요.

혹시 동결 원두를 위한 추출시 비동결 원두와 다르게 세팅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혹은 동결 원두를 가장 좋은 퀄리티로 추출하기 위해 추출에서 가장 신경쓰시는 것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에스리떼 : 우선 저도 원두 동결 후 분쇄도를 더 굵게 써야 한다는 사례들을 굉장히 많이 접했는데, 거의 대부분의 사례들이 거의 대부분 말코닉 ek43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례들에서 동결 이후에 별도의 실온상태로의 해동 과정은 없었습니다. 많은 WBC(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예선 영상들을 봤을 때에도 사용하는 장비들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동결된 상태에서만 분쇄합니다.

사실 저희는 동결 비동결의 루틴이 같습니다. 매장의 하우스 블렌드는 판매량이 너무 많기에 ‘모든 커피의 싱글 도징 + 동결 보관’이라는 초기의 청사진은 바로 폐기했고, 추출 시에 신경을 쓰는건 열평형 부분과 채널링 관리입니다.

디센트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커피머신들이 설정된 온도보다 너무 낮은 추출 수로 추출되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매장에서는 디센트 에스프레소 머신(동결 원두를 사용한 커피 메뉴 제공시)와 시모넬리 아우렐리아 II (비동결 원두 사용 메뉴 제공시) 머신을 사용 중인데 두 머신에서의 커피 모두 WDT(4개 니들)와 PUQ 프레스를 통한 커피 퍽의 패킹 작업 이후 칼리타社의 57mm 종이 필터를 퍽 상단에 올려 커피를 제공합니다.


바에서 각각 싱글 오리진과 블렌딩 원두 추출을 담당하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

퍽 상단의 페이퍼 필터 1장 당 20원 정도의 원가상승이 되지만 그룹헤드에서 떨어지는 큰 물방울로 인한 채널링 방지 효과가 눈에 띄게 존재합니다. 고가 커피를 다루다보니 이유를 추적하기 어려운 문제 상황을 줄이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Sprogeeks : 호주의 Proud Mary나 기타 사례들을 보면 로스팅 이후 신선도(Freshness)나 디개싱(De-Gassing) 시점을 고려해서 소량 소분 패킹하거나 동결하는 시점을 서로 다르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로스팅 직후에 패킹해서 동결을 하거나 혹은 1~2주 가량 디개싱 과정을 거친 후 동결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에스리떼에서는 실제 어떤 방식을 선호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그 이유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은 동결 과정을 염두해 로스팅이나 상미기간 자체를 먼저 고려하시는지도 궁금하구요.

*에스리떼 : 개인적으로 동결 과정에 꽤 어울리는 방식의 로스팅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두 상태의 수분율을 극히 적게 만들면 만들수록 동결 보관에서의 이점은 극대화된다는게 제 생각이구요. 동결 상태에서도 향미 변화는 극적이진 않지만 매우 천천히 진행되기에 주문한 원두는 수령 및 QC가 진행된 이후 결점이 없다면 바로 동결 보관을 실시합니다.


Sprogeeks : 일단 별도의 디개싱 기간을 갖기 보다는 최대한 빨리 동결을 하신다는 말씀이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에스리떼의 동결-서빙 정보를 쭉 보고 계시는는 분들 가운데에서는 동결-서브 방식이 너무 번거롭거나 에너지가 소비되는 과정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이러한 동결 보관 및 서브에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실제 얻을 수 있는 품질적 이점에 대한 실제 프로 바리스타나 오너 관점에서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에스리떼 : 사실 말씀대로 원두 동결 보관은 굉장히 번거롭고 에너지가 많이 소비됩니다. 매장에서 브루잉 커피를 판매하시는 오너 바리스타시라면 아시겠지만 소분 용기에서 내가 설정한 레시피의 커피를 그라인더에 옮겨담는 이 과정을 원두 1KG 한 봉당 수십번씩 반복합니다. 사입한 커피가 종류라도 많다면 2 ~ 3시간은 훌쩍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을 꾸준히 적용하는 이유는 더 이상 뉴크롭 생두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엄청난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커피 산업 역시 빈티지 와인처럼 외연이 확장되기를 원하기에 매년 입버릇처럼 ‘작년도 커피가 훨씬 좋았는데..’라고 회상하며 작황을 탓하는 상황을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동결 보관을 통해 2022년 커피와 23년 커피를 한 자리에 놓고 퀄리티를 비교하는 상황도 가능해집니다.

백문이 불여일컵이니까요.


원두 소분 동결은 원두의 시간을 느리게 흐르게 만든다. 이로 인한 경제성과 효율성은 “덤”인 셈


Sprogeeks :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었던 커피를 진공 포장, 냉동 동결해서 오랜기간 보관하고 이듬해 같은 커피와 비교해보기도 했는데, 비슷한 사례를 들으니 재미있기도 합니다. (웃음)

약간은 비슷할 수 있는 질문일수도 있겠습니다.

동결 커피 - 서브를 도입하신 뒤 이에 대한 일반 소비자 만족도는 어떻게 체감하시나요? 실제 대다수의 일반 고객들이 이러한 노고가 들어가는 한잔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혹시 블라인드 테이스팅 등의 관능적 차이가 일반 소비자도 느낄 수 있을 정돈지도 궁금하네요.

*에스리떼 : 사실 지금까지는 저희가 매장의 디스플레이 및 입점한 인앱 UI 등 을 활용해서 노골적인 광고를 하고 있음에도, 일반 소비자들은 크게 관능적 차이를 인지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러한 차이를 인지하지 않아야 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만약 동결 원두라는 이유로 퀄리티 상에서 더 좋고, 나쁨이 느껴진다면 저희가 앞서 말씀드린 보존의 개념을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로스팅 이후 시일이 경과한 다양한 배전도의 커피들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수십 회 진행했음에도 이 러한 커피들의 차이를 맞추신 분들이 없었습니다. 동결 커피와 신선한 커피를 함께 제공했을 때도 같은 커피라고 생각하셨죠. 다만 이런 노고를 통해서 갖가지 스페셜티 커피의 낭비와 소모를 줄이고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받을 기회가 생긴다면 일반 소비자 만족도가 더 올라갈거라고 생각합니다.


Sprogeeks : 어떤 의미의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 가볼까요? 일반 소비자들이 에스리떼의 원두를 구입할 경우 가정에서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주신다면요? 보관 방법, 추출 방법 등 다양한 관점에서 말씀해주셔도 좋습니다.

*에스리떼 : 저희가 곧 원두를 판매할 예정인데, 에스프레소에 한해서는 추출되는 유량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커피 원두의 고유 배전도마다 어울리는 유량이 있다라는게 저희의 생각이고 디스트리뷰션을 사용하든, 프리 인퓨전을 사용하든 유량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실 수 있다면 더 다양한 커피 생활을 즐기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Sprogeeks : 차후 원두가 판매될 때 어떤 추출 가이드가 제공 될지 벌써 기대됩니다.

혹시 지금까지 동결 보관 - 서브를 진행해오시면서 실제 동결 커피를 도입하고 싶어하는 많은 로스터나 카페들에 공유하고 싶은 노하우나 추가적인 원두 동결의 장점들이 있다면요? 덧붙여, 소분 등에 사용하시는 기물이나 제품, 장비 등에 대한 실질적 내용들을 말씀 해주셔도 좋습니다.

*에스리떼 : 호주 오나 커피의 시스템이 정말 탐납니다. 오나커피는 서랍식 냉동고를 채용 중인데 저희는 쇼케이스를 사용 중인데 가장 깊이 위치한 원두를 꺼낼 때 오십견이 오겠더라고요.(웃음)


바 너머로 보이는 동결 원두의 보관을 위한 냉동고와 소분을 담당하는 Acaia 오라이온


그리고 1년의 실험 기간동안 그냥 저울만을 활용해서 소분을 진행했었는데 아카이아社의 오라이온을 구매 후 정말 많은 시간이 줄었습니다. 너무 비싼 기기라서 추천하기가 참 어려웠는데 기기 덕분에 아껴진 시간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코니컬 튜브 2종을 애용합니다 현대 사이언스와 SPL의 코니컬 튜브입니다. 여타 다른 소분 시스템(예시로 린웨버의 실린더 튜브 등)에 비해 개당 1/10의 가격 정도지만 가혹한 테스트 조건에서도 내구성과 밀폐력은 말씀드린 제품 2종만이 부합하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Sprogeeks : 말씀을 쭉 나눠보다 보니 다양한 시도를 해오셨다는 점에 다시한번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혹시 앞으로 또 적용해보고픈 커피의 이론적 영역이나 새로운 관심사가 있으실까요?

*에스리떼 : 콜드 브루 메뉴에서 큰 자신감이 있는데 초음파 부분에 굉장히 흥미를 느낍니다. 한계 수율까지 빠른 시간으로 도달한다는 점이 생산자로 하여금 이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올게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는 커피씬이지만 지금도 굉장히 새롭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10여 년과 비교해서 저울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곧 작은 매장들이 저희의 인터뷰로 용기를 얻어서 동결 보관 방법을 도입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습니다.



Epilogue

사실 원두 커피의 동결, 보관 및 서빙의 전 과정은 소분과 보관 솔루션은 물론 추출에 대한 수많은 고민들까지 고려되어야 하는 번거롭고도 어려운 과정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잔의 합리적인 커피를 위해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진행해 오심은 물론 그간의 테스팅, 테이스팅을 통해 체득하신 원두 동결-서브에 대한 현실적 조언을 해주신 에스리떼의 두 분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 정리 : 서리 Sprogee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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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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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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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SPROGEEKS 작성자

2023-04-20 18:58  #2129900

18-22g 정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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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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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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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의 채프, 이게 커피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떻게 해결할까요? 이번 주제는 소위 채프, 은피, 삽피 등으로 불리는 커피의 "실버 스킨"입니다. 이러한 실버스킨은 커피의 종류, 로스팅 스타일, 그라인딩 방...

작성자: 서리SPROGEEKS

등록일: 2023-02-09

상권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카페 공간 설계, 알레그리아 광...

상권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카페 공간 설계, 알레그리아 광화문 케이스퀘어시티점 13년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운영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담은 공간 바리스타의 워크플로우와 고객동선의 구조적 혁신 수 많은 카페가...

작성자: BLACKWATERISSUE

등록일: 2023-02-08

Burr 타입이 커피 입자 크기 분포(PSD, Particle Size Dist... 1

Burr 타입이 커피 입자 크기 분포(PSD, Particle Size Distribution)에 미치는 영향(1) 우리는 버의 타입에 따라 코니컬(conical, 원추형)과 플랫(Flat)으로 분류한다. 코니컬과 플랫 버를 비교하는 리뷰들에서 흔히 ...

작성자: 제이컵

등록일: 2023-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