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가장 힙한 로스팅 기업으로 성장한 베르크 로스터스 인터뷰

남다른 힙한 느낌으로 부산의 커피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로스팅 기업 베르크가 어느덧 다섯해째를 맞았다. 젊은 대표자들이 의기투합한 브랜드인 만큼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시작을 알렸던게 엊그제 같은데 로스팅팩토리로의 확장, 본점 리뉴얼 등 최근의 행보를 놓고 보면 '급성장' 이라는 단어조차 무색해 보인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원료가격 상승과 공급망 이슈로 어느때보다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을 커피 로스팅 비즈니스 환경에서 뚜렷한 성장세로 공격적인 확장을 감행한 베르크가 궁금해 송찬희, 박현동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Q. 베르크 소개를 부탁한다

A. 베르크로스터스는 부산을 대표하는 로스터리다. '일'이라는 단어 WERK의 의미에 다양한 가치를 담아 우리의 도전이 영감이 되어 많은 이들이 보다 나은 삶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

Q. 창업 후 어떤 활동을 해왔나

A. 2018년 5월에 오픈해 7회의 커피 박람회 참가, 다수의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소셜미디어와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브랜드의 활동을 알리려 부단히 노력했고 고객수가 늘어감에 따라 로스팅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에티오피아와 브라질, 에콰도르에 Origin Trip을 다녀오며 좋은 품질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있다.

Q. 샵로스터의 모습에서 최근 사상에 로스팅사이트를 새로 갖추며 외형적으로 본격적으로 커피로스팅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됐는데 스케일업을 결심하게 된 배경은

A. 5kg용량의 로스팅 머신으로 납품 사업을 시작했으나 계획보다 빠른 성장을 이뤄 곧 12kg로 업그레이드 했었다. 감사하게도 생산용량을 확충한지 오래지 않아 증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생산설비 확충과 생산직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하고자 매장 외 공간에 별도의 생산시설을 갖추기로 결정했다.

Q. 공장형 로스팅사이트를 갖추는건 단지 머신의 볼륨을 키우는것 이상의 많은 고민과 결정이 수반되기 마련인데 

A. 전체적인 생산 설비의 확장에 따른 원재료의 보관 공간과 이송 관리, 포장 설비 증설을 통한 단순 업무의 효율성 향상, 품질 관리를 위한 전반적인 환경 조성(원재료 관리, 생산제품 관리, 테스트 공간 등)이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Q. 베르크처럼 스케일업을 꿈꾸는 마이크로 로스터리에게 조언이나 제안, 팁을 준다면

A. 영업에는 왕도가 없다. 기본을 지키는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테며 커피 품질 관리, 납품처 관리, 인력관리, 재고관리, 주문 및 발송처리, 회계 등 사업체에는 매우 기본적인 부분들인데 생산량이 적더라도 주먹구구로 하기보다 이 부분들에 대한 시스템을 갖춰두면 스케일업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확장을 염두에 두고 시스템을 갖춰 둔다면 이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스템 부재가 성장에 많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성장하는 단계의 제조 중심 회사에 필요 사항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Input 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품질의 원재료를 좋은 금액에 잘 확보하는 것, 성장을 대비한 인력의 확보와 성장의 여건 마련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Q. 최근 쇼룸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한층 더 밝고 세련된 이미지의 느낌인데 어떤 컨셉인가

A. WERK2.0 리뉴얼의 컨셉은 '여전히 쿨하고 멋있는 브랜드'다. 좀 더 성숙해진 언어와 경험을 통해 더욱 본질에 충실한 회사의 철학을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리뉴얼했다.

회사의 성장을 상징하도록 패키지를 비롯한 시각적 요소에 역동성을 표현하는 레드컬러를 적극 사용했고 커피를 조금 더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를 고민했고 QR코드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의 정보에 쉽게 접근 할 수있도록 유도했다. 

2층은 다소 어둡고 종교적 느낌을 풍기던 이미지를 걷어내고 커피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깔끔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여백이 많은 공간을 많은 이들이 함께 채워 나갈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이벤트 플랫폼으로써 활용되길 바라며 지역커뮤니티를 확장하고 누구나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길 바란다.

베르크 로스터스에 설치된 산레모 오페라 2.0 모델. 수입원 : (주)에이덴

Q. 인스타그램 피드를 통해 새롭게 세팅한 에스프레소 머신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A. 지난 4년간 사용해 온 머신에 대한 기변을 고려하던차에 베르크 2.0으로 리뉴얼하면서 우리 바리스타들에게 보다 다양한 추출을 통해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산레모 오페라 2.0을 선택하게 되었다.

오페라 2.0은 온도, 인퓨전타임, 가변압 등의 조정으로 선택적 프로파일링을 재료나 상황에 맞추어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추출 영역의 폭을 더 넓게 가져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납품처의 수요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바리스타들이 에스프레소 추출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Q.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박현동대표의 산지투어 소식을 전했다. 산지투어 성과는 어땠나

A. 브라질에서는 현재의 작황과 품질을 보다 면밀히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얻었다. 팬데믹으로 한동안 방문하지 못했던 거래처와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다졌다.

에콰도르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팬데믹 시기에 맺어진 인연으로 농장에 방문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비지니스를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당 농장의 정보를 취득했고 인간적인 관계 또한 친밀하게 맺는 계기였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한번 산지를 방문하면서 커피 일을 하고 있음에 감사함과 즐거움을 느꼈고, 회사와 나 자신에 대해 지나온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방향도 구체화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Q.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 연중 커피 선물가격에 큰 변화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산지의 상황은 어떠한가

A. 브라질은 재작년, 작년 연속적인 서리 피해가 있었고 올해는 3개월 이상의 가뭄으로 인하여 생산량이 많이 줄어 든 상태다. 하지만 다행히 생산된 커피에 대한 품질은 예년과 다르지 않게 훌륭했다. 

오랜 경험을 가진 농부들도 앞다퉈 '처음 겪는 어려운 상황' 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물가로 인해 인력과 비료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생산원가가 높아졌음에도 생산량이 과도하게 줄어들다 보니 농장측에서도 공급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였다.

많은 농장들이 내년을 위해 서리 피해를 입은 나무를 가지치기 하거나 새로운 나무로 바꿔 심으면서 농장을 회복시키고는 있지만 이것이 당장의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아니므로 당분간은 생산량 저하 현상이 유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블렌드나 수출업체에서 만드는 블렌드 상품의 경우 선물거래건과 비축 재고 소진에 따라 금액이 더 많이 오른 상황이다. 그나마 마이크로 랏 또는 단일 농장의 커피는 가격 상승폭이 커머셜보다는 적어 실제로 스페셜티 등급과 커머셜의 가격차이가 매우 미미한 수준이 되었다.

콜롬비아에 이어 브라질의 생산량 감소와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시장의 모습을 갖추는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Q. 로스터로서 최근의 원재료 가격변동과 공급망 이슈가 큰 고민거리일듯.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A. 적응하고 있다. 언젠가 다시 가격이 낮아질 거라는 기대를 가지기 보다는 새롭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추어 품질 대비 가격의 기준을 새롭게 잡아가면서 시장에 맞추어 가려고 한다.

단지 원가 상승에 따라 판매가를 높이기 보다는 다른 항목의 원가나 고정비용에서 가급적 지출을 줄이며 가격을 유지하려고 하고있다. 제품의 가격은 단지 원재료의 가격에 비례하기 보다는 시장의 논리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리와 거래처의 동반성장과 지속성장을 위해 가급적 판매가 인상 결정은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원재료 확보에 더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다이렉트 트레이드 비중을 높임으로써 원재료 비용 상승 억제와 품질 유지를 도모하고 있다. 거래처들에는 현재 상황을 최대한 공유하면서 원재료 시장에서 발생 가능한 또다른 충격에 함께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베르크 로스터스에 설치된 산레모 오페라 2.0 모델. 수입원 : (주)에이덴​​

Q. 동업, 공동대표의 형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보편적인게 사실이다. 베르크의 케이스를 놓고 봤을땐 성공사례로 평가해 볼만한데

A. 베르크는 progress에 집중하고 동업도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했다면 성장 스펙트럼이 좁았을 것이고 발전 속도도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시선,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빠른 성장을 이룰수 있었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했다. 네명이 함께 했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고 시너지가 났고 소통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항상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아직까지 체감한 단점은 없다.

Q. 베르크는 커피브랜드로서 타 업체(맥주, 패션,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사례가 많은편인데 이러한 활동이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느낌을 더하는 것 같다. 타 업체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앞으로 예정된 협업 프로젝트가 있다면?

A. 베르크를 만들면서 기존의 커피회사, 카페가 하지 않았던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자 했고 특히 지역 커뮤니티와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인지 지금까지는 주로 협업 제안을 많이 받고 진행을 했었습니다.

주로 제안을 받으며 협업을 진행했었는데,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일하는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가, 재미있는가, 진정성이 있는가, 정확한 목적이 있는가와 같이) 우리와 철학이 맞는지를 먼저 확인한 다음 제안을 수락하는 편이고 대부분 열린 자세로 대한다.

하반기에 의류브랜드와의 협업이 예정 되어 있다. 쇼룸에서는 전시도 꾸준히 기획중이고 요가 클래스나 커피 스몰 토크 같은 작은 커뮤니티 활동들도 진행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 바란다. 

Q. 매년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는 베르크만의 성장동력은 어떤것이라고 생각하나?

A. 4명의 대표가 한 분야씩 맡아서 전문적으로 이끄는 노력과 각 구성원들이 본인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더해저 시너지를 이루는것 같다.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 시키자’ 라는 회사의 철학을 모든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체감할수 있도록 꾸준히 행동으로 옮겼고,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것이 베르크만의 성장동력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

A. 커피회사로써 납품 사업과 소매 판매를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묵묵히 일하며 누군가가 우리를 알아주길 바라지 않고 외부에 우리를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계속 표현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소통하며, ‘베르크’ 라는 이름의 뜻 처럼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는 다양한 활동을 예정하고 있다. 차후에는 컨설팅, 디자인 스튜디오 쪽의 사업으로의 전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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