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라운지(익명)

2010년에 처음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재밌어서 맛있어서 시작한 커피가 제 직업이 되었네요


읽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10년차 기념으로 저의 10년을 남겨봅니다. 도움은 안될것같고 재미로라도 읽어주신다면 감사를...!!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건 제대하고 작은 테이크아웃 카페에서 부터였는데 그때 관심사는 라떼아트였습니다

라떼아트가 당장 손님에게 보여지는 기술이다보니 퐁퐁물로 연습많이 했었지요ㅋㅋ

지금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보니 1년에 핫라떼 한두잔 만들까 말까인데 며칠전에 해보니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로제타정도는 아직 잘 나오더라요

하여튼 첫 직장 대표님이 그 당시 30살에 창업을 했었는데 제 목표가 "나도 돈 모아서 30살에는 매장 차려야지"였어요

그 매장이 2500원에 20온즈 아메리카노나갔었는데 그 당시에 동네에서 제법 잘나갔었거든요!

물론 저가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면서 폐업했다고 들었지만...

그때는 별 생각없이 막연하게 30살 오픈을 생각하고 있었어요ㅋㅋㅋ


첫 직장에서 두번째 직장, 스페셜티 전문 매장으로 이직을 했는데 직원 전체가 물갈이되고 신입 바리스타만 득실거리던 상태였어요

물론 모두 경력직이었지만 단체 퇴사(쎄하죠?)로 인수인계가 되지않아 모두들 꽤 오래 버벅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 진짜 고생많이했던것같아요

모대학 바리스타과 시간강사에 지금도 대회등에서 먹어주는 생두를 사용하던 매장이었는데

최저임금이 안되는 월급, 회식강요, 근로시간문제(15~24시까지가 근로시간인데 24시가 라스트 오더고 그때부터 청소시작, 물론 24시부터 청소,퇴근까지의 임금은...아시겠죠^^?)

열정페이의 끝판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서 동업자이자 여자친구를.. 이 이야기는 2편에서^^)


그래도 그땐 제가 어렸었는지 "어쩔수없지. 이게 사회생활인데"라는 개돼지 마인드로 열심히 일했었죠

결국 저와 같이 이 매장에서 일하던 친구들 모두 또 단체퇴사를 했는데 저만 남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좀 더 얘기하고싶은게 있어요. 그때 분위기에 휩쓸려 퇴사한 형이 얼마뒤에 후회된다고 하더라구요. 아무쪼록 본인의 의지에 따라 휩쓸리지말고 선택하셨으면합니다. 물론 이 매장은 너무 쓰레기였어요)


그 마음이 대표에게 전해졌는지 언제 한번 따로 불러서 자기 비전을 얘기하더라구요

자기가 무슨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어쩌고 저쩌고 기술은 가르치면 되는데 희생정신은 가르친다고 되는게 아니니 너는 어쩌고 저쩌고 같이 길게 가자고...

한달 더 일하다가 퇴사했읍니다^^ 

그 매장, 지금은 그때보다 퇴행했더라구요 



그때부터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미래에 대한 불안감등이 생기더라구요

결국 바리스타는 최저임금 직종이고 대중에게는 바리스타 = 사장or알바라는 인식이 강했으니까요


답답한 마음에 일본어 공부를 미친듯이 했습니다

워킹홀리로 일본에 가서 물어보고싶은것이 있었거든요

물론 이력서에 그럴싸한거 한줄 적고싶기도했구요ㅋㅋㅋ


그렇게 운좋게 워홀에 붙어서 일본에 가서 알바로 돈벌어서 유명매장에서 커피사묵고 마스터들이랑 대화도 해보고 제법 괜찮은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꼭 마지막에 가고싶었단 카페에서 이 워홀의 최종목적에 가까운 질문을 했어요

수십년간 카페를 해오신 마스터인데 그 당시 제가 되고싶었던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리스펙하던 마스터였어요

지금은 고인이 되셨습니다


방문 하루전날 메일로 번역기와 사전을 뒤지며 약속을 잡았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온 ☆☆이고,  선생님께 여쭙고싶은게 있어서 찾게되었습니다. ~중략~ 괜찮으시다면 방문하여도 될까요?"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바로 ok하시더라구요


다음날 방문을 했는데 오픈전인데도 제대로 갖춰입고 맞아주시시더라구요

우선 커피한잔을 주문했고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저: "안녕하세요 선생님. 어제 연락드렸던 ☆☆☆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스터: "(웃음) 선생님이라니.."

저: "혹시 제가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요?"

마스터: "마스터라고 불러주세요"


그렇게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잡소리는 치우고 제가 묻고싶었단 대화를 했습니다


저: "마스터는 긴 시간동안 커피 일을 해오셨는데, 지칠때가 없으셨나요? 저는 지금 좀 지쳐있는것 같습니다"

마스터 :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 제가 할수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있으니 커피의 신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저: "커피의 신께서..."

마스터: (끄덕)


그 후로 한잔 더 내려주신 커피와 함께 대화를 마무리했고 감사를 표하며 귀국하게 되었죠.


알쏭달쏭한 답을 가지고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대중적인 커피를 판매하는 로스팅 공장이었습니다 물론 바리스타로 취업했습니다

워홀 이력서가 채용에 도움이 되었습니다ㅋㅋ

그때부터 제 마인드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지요


여전히 남아있는 개돼지 마인드로 열심히일했지만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기본으로 오버타임시 확실히 보상을 요구하게 되었죠.

대신 제가 일을 해야하는 근무시간에 이전과는 다르게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로스팅 공장이니 당연히 원두를 맛봐야하는데 사실 바쁠때는 하나하나 테스트하는게 어렵죠

이전같았다면 여유가 있을때 폰이나 만지작 거렸을텐데 그 귀찮지만 해야하는 테스트를 자진해서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셔보고 보고하고 평상시와 다르면 건의하고, 그걸 1년을 하니 대표님이 술한잔하자고 부르더라구요


그날의 요지는 넌 참 부지런하다. 로스팅해보지 않겠느냐 였는데 하겠다고 했죠

물론 저는 이제 어리석은 개돼지는 아니기때문에 매장 운영시간을 줄이고 휴일을 지급,임금상향을 제시하고 수락했습니다.


그때부터 로스터로서의 일이 시작되었는데 힘은 들었지만 보람도,재미도 다시 찾았던것같습니다

물론 월급도, 그때가 제가 월급을 가장 많이 받았던 때였어요^^ 역시 돈이 최고야!



그로부터 2년뒤 근자감에 가득 찬 저는 창업을 하게 됩니다

밥먹어야하니 2편에 계속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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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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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44호

2021-01-09 13:23  #1435350

재밌어요 더 들려주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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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54호 작성자

2021-01-09 21:31  #1435619

@익명0044호님
2편 출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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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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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44호

2021-01-09 18:18  #1435481

2편 내놔라이~~~ 내놔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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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54호 작성자

2021-01-09 21:35  #1435628

@익명0244호님
2편 내놓았습니다~
허접한 글솜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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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02호

2021-01-09 18:47  #1435503

식사 다 하셨으면 2편을 내어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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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54호 작성자

2021-01-09 21:36  #1435633

@익명0002호님
저녁까지 먹었습니다.
2편 출시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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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56호

2021-01-09 19:41  #1435524

얼른 다음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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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54호 작성자

2021-01-09 21:36  #1435637

@익명0056호님
다음 이야기 방금 나왔습니다..!! 아직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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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144호

2021-01-09 20:36  #1435573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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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254호 작성자

2021-01-09 21:37  #1435641

@익명0144호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도 있으니 읽어주세요
자랑에 가까운 이야기니 재수없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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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0041호

2021-01-11 14:59  #1436704

간만에 이런 재밌는 글이 올라왔군요...ㅎㅎ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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