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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02. 커피 그라인딩(Grind),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2023-12-20  



커피 그라인딩(Grind),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오늘 다룰 주제는 지난 번에 다룬 Dial-in에 이어서 Grind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홈카페 사용자이든 매장의 바리스타이든 매일 커피를 추출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커피를 추출할 때, 우리가 조작할 수 있는 변수들을 통제하며 추출을 진행해야 합니다.

특히 추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앞선 포스트에서 언급한 것처럼 커피를 어떻게 분쇄하느냐에 따라 최종 컵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선 커피를 분쇄하는 그라인더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시죠. 아마 과거에 제가 쓴 오래된 글들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아래의 글은 2017년에 블랙워터이슈를 통해 공유한 기사입니다.)

참고 자료 : 커피의 수용성 성분, 추출 그리고 TDS에 대한 직관적인 가이드 연재 기사

 

위 기사 가운데 커피의 수용성 성분, 추출 그리고 TDS에 대한 직관적인 가이드(3) 기사에서는 커피를 추출할 때, 분쇄(Grind)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논했습니다. 분쇄를 통해 물이 닿는 원두의 세포 수를 늘리는 것이죠.


왼쪽부터 가는 분쇄, 중간 분쇄, 거친 분쇄

하지만 고려해야 할 점은 커피 그라인더가 위 도식처럼 모든 입자들을 동일한 사이즈로 분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에 닿더라도 분쇄된 입자들의 크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추출되는 속도와 성분도 다르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Grind Adjustment(분쇄 조정)에 대해 다룰 것이기 때문에 그라인더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이야기드리겠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그라인더의 분쇄도를 조정하는 것은 위 그림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처럼 입자의 평균적인 사이즈를 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미세하게 분쇄한다면 마치 통에 모래를 채우는 것처럼 밀도가 높아질 것이고, 거칠게 분쇄한다면 통에 돌을 채우는 것처럼 밀도가 낮아 물이 흐를 공간의 여유가 더 있을 것입니다.

즉 분쇄된 입자의 크기에 따라 추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추출 속도가 조절된다는 의미는 물이 커피 입자에 얼마나 오래 접촉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2017 US Barista Championship @blackwaterissue


Micro 조정과 Macro 조정

(주로 에스프레소 분쇄의 경우를 다룸)

말 그대로 미세 조정과 대규모 조정 정도의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미세 조정은 대개 호퍼에 늘 같은 원두(대개 블렌드)를 사용하는 경우 매일의 외기 환경(예를 들면 습도나 온도)에 따라 분쇄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대규모(Macro) 조정이라면 싱글 오리진과 같이 소량으로 커피를 분쇄하거나 블렌드를 바꾸는 경우처럼 사용하는 커피의 로스트 수준이나 품종 등 완전히 다른 커피를 사용할 경우를 가리킵니다.

이 때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Time(추출 시간)입니다. 그라인더의 설정은 그대로인데 예를 들어 원두가 로스팅한 날짜가 좀 지난 상태이기 때문에 가스(이산화탄소)가 어느 정도 빠졌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Degassing(디개싱, 가스가 빠져나가는 것을 가리킴)된 원두이기 때문에 그동안 물이 통과하려 할 때, 저항하던 가스가 사라져 추출 속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두 가지 조정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 원두의 양을 늘리는 것
  • 커피를 더 가늘게 분쇄하는 것

입니다. 대개 경제성을 고려하면 커피를 더 가늘게 분쇄하여 추출 속도를 기존과 같이 적절히 맞추어 커피와 물의 접촉 시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죠. 이 때 2초 또는 3초처럼 추출 시간의 미세한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분쇄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을 대개 Micro 조정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이미 언급한 것처럼 커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에는 분쇄 입자의 크기를 크게 조정해야 할 수 있죠.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싱글 오리진 커피와 같이 추출하는 커피를 매 샷마다 바꾸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매장들은 사용하는 커피의 로스트 수준이나 품질은 비슷하죠.

따라서 어떤 매장들에서는 그라인더의 설정을 너무 크게 바꿀 수 없도록 분쇄도를 조절하는 디스크에 최소 설정(가장 미세한 분쇄)과 최대 설정(가장 거친 분쇄)의 범위를 정해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한다면 바리스타가 바뀌고, 커피가 바뀌더라도 대규모 조정을 통해 많은 양의 커피를 낭비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따라서 커피를 분쇄하는 일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려면 추출 시간과 추출량을 체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늘 같은 커피를 서브하기 위해서는 커피와 물이 접촉하는 시간과 커피의 양이 일정해야 소비자들이 느끼는 커피의 맛과 강도도 같을 겁니다. 따라서 다음 포스트에서 다룰 Basic 컨텐츠는 "추출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추출량"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Coffee Basic #1. Dial in. 커피 추출을 위해 우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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