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블랙워터이슈의 패널 리뷰로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얼마전에 맛본 커피라 블로그에 남겼던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혹시나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알려주시면 삭제할께요...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보니 경어를 쓰지 못한 점 널리 이해 부탁드립니다.(__)
Anthracite Coffee Roasters (http://www.anthracitecoffee.com)
공기와 꿈 Espresso Blend
앤트러사이트 커피를 구매하게 된 것은 사실 공기와 꿈 블렌드 때문이었다.
'나쓰메소세끼'라는 작가의 네이밍으로 나온 커피도 물론 그 특이한 이름 때문이기도 했지만,
'공기와 꿈' 역시 그런 독특함이 궁금증을 유발했고,
작가 '가스통 바슐라르'라는 이름이 무척이나 낯이 익어서 였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문학을 배우면서 이런저런 책들을 접하던 중
가스통 바슐라르의 '공간의 시학'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 당시를 꾸역꾸역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아마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대한 관심이 한참 많았을 때 였던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5번정도 읽었던 것 같은데...
그 시학에 보면 'Mimesis'라는 단어가 나온다...
시학이 나에겐 그렇게 인상깊은 책이었던 것일까....
지금 이 블로그와 나의 아이디는 'Mimesis(미메시스)'이고,
대학 재학 당시 만들었던 문학학회와 웹진의 이름 또한 'Mimesis(미메시스)' 였다.
'모방 또는 모사'라는 의미의 미메시스는 단순히 보면 배껴서 쓰는 것 처럼 보여 창의적이지 못하다 생각하겠지만,
'새로운 것'은 현실의 것을 모방하지 않으면 창조되지 않는 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것'에 시작점은 바로 미메시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에게 'Mimesis'란....... 끊임없는 현실의 긍정과 부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변화와 발전'이다.
옆으로 많이 빗겨가버렸다....ㅡ,.ㅡ;;;;
그래서 시학이란 단어가 들어간 책들을 이리저리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 '공간의 시학'이다.
물론 지금 그 책의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는 못한다...
번역된 책의 내용이 엄청 어려웠고...
형이상학적인 문체와 어휘로 진도도 나가기도 힘들었던 책이었다.
조만간 다시 한번 읽어볼 생각이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18년이 지난 지금에는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그렇게 우연히 알게된 가스통 바슐라르를 앤트러사이트 커피를 통해 추억해 볼 수 있으니,
우연이지만 어떻게 보면 인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커피는 나에게 순수하게(어찌 생각해 보면 아주 바보같은) 문학에 빠져 살던
젊은 시절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회상의 기회를 준 커피가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것이 자유로웠던 그 때...
앞서 맛 본 '나쓰메소세끼'와 비슷한 로스팅 정도이지만 조금은 더 약한편이다.
오픈했을 때의 아로마 또한 에티오피아 계열이 좀 더 부각되는 느낌인데,
이것이 케냐와 코스타리카 커피를 통해 좀 더 강한 향미로 나타나는 듯 하다.
최근 집에서 케냐 커피를 약배전으로 로스팅해보면서 놀랬던 것은
강배전에서 느껴지는 케냐와는 사뭇 다른 커피의 맛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에티오피아 커피처럼 쥬이시 했던 기억이....
그래서 '공기와 꿈' 블렌딩 커피는 향미적으로는 더 풍부하게 다가왔다.
카푸치노나 라떼에서는 '나쓰메소세끼' 가 더 맛은 좋았던 것 같다.
우유와 만나니 특유의 맛이 인상적이기 보다는
서로 잘 섞여서 편안한 맛으로 나타나서 조금은 아쉽기도......
추출을 잘 못햇을까... 추출이 쉬운 커피는 아닌 듯 하다.
아쉬움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다시 추출해본다.
아니, 이럴수가!!!!!
이렇게 풍부한 맛이... 맛의 다이나믹레인지가 이렇게 넓은 커피인가?
응축해서 맛본 커피와는 참으로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비로소 이 커피의 제대로 된 맛을 느끼게 되는 듯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서 이런 맛이라면,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답이 보인다...
음..... 역시....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지고...
입안에서는 감귤, 오렌지, 레몬 같은 상큼한 산미가 머리까지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천천히 공기와 만나면서 그 맛의 변화도 다채롭다...
달콤한 맛은 식을 수록 과즙의 달면서도 상큼한 맛으로 변해 간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오랜만에 맛있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이 커피가 싱글커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드립으로도 맛있을 것 같다....
싱글이라고 해도 속을지 모르겠다....
미국 빅트롤라 커피의 온두라스를 마시는 느낌이랄까....
마치 즐거운 꿈을 꾼 낮잠에서 깬 좋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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