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코리아 커피 인 굿스피릿 챔피언 하청비 바리스타 인터뷰

2020 코리아 라떼아트 챔피언십, 코리아 커피 인 굿스피릿 챔피언십 결선 결과 공개 기사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올해 커피 인 굿스피릿 챔피언은 천안에 위치한 인사이트 커피 소속의 하청비 바리스타였다. 커피 인 굿스피릿 챔피언십은 알코올과 커피를 혼합하여 음료를 제공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술과 커피의 조화로움이 중요시 된다. 여기에는 미각 그리고 시각적 경험도 포함될 수 있다. 인류의 기호 식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음료들이지만 개성 역시 강한 재료들이기에 둘 사이의 균형감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각 음료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대회이다. 올해 챔피언에 등극한 하청비 바리스타의 인터뷰를 통해 블랙워터이슈의 독자들 역시 우승 시연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바란다.

Q. 먼저 우승을 축하한다. 우승 소감을 듣고 싶다.

-이번 대회는 준비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의 응원과 메시지가 있었다.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누구나 그렇듯 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든 시기를 마주하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는데 그때마다 응원해주신 분들의 힘을 많이 얻은 것 같다. 꿈 꿔왔던 순간이 현실로 이루어졌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고 한편으론 책임감도 많이 생겼다.

Q.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공식 규정집을 충분히 숙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식 규정집을 연구하면서 굿스피릿 대회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나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점이 있다면?

- 이번 국내 대회부터 도입된 스피릿 바는 사실상 참고 영상이 거의 없어 더욱이 규정집을 해석하는 부분에서 시간을 많이 할애한 것 같다. 대회는 명쾌한 정답이 없기 때문에 규정집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모든 부분이 선수의 몫이고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피릿 바는 현장에서 재료를 준비하는 퍼포먼스나 실제 손님과의 응대 스킬을 중점으로 준비했고 음료 제조시 바텐딩 기술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대회인 만큼 하나의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정확히 근거를 찾고 그 기술이 음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음료의 맛과 밸런스 즉 센서리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시연을 구상해야 하지만 보여지는 기술들이 많은 대회인 만큼 맛으로 평가되는 음료 그 이외의 스킬들은 바턴더 대회영상이나 실제 바텐더들이 음료를 메이킹하는 영상들을 많이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 

Q. 커피 인 굿스피릿 챔피언십 대회에서는 술과 커피의 조화 즉, 균형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아이리쉬 커피와 디자이너 커피 두 음료에서 맛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 커피와 알코올이 만나 새로운 창작 음료를 제공하는 대회인 만큼 커피에 대한 이해도도 필요하지만 술이 가진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되었다. 디자이너 음료는 먼저 공식 주류인 제임슨 아이리쉬 위스키가 가진 특성과 캐릭터를 파악한 후 잘 어우러질 것이라 판단되는 컵 노트를 가진 원두들을 차례대로 테이스팅했다. 선택할 원두를 테이스팅할 때는 동일하게 추출된 커피와 제임슨 위스키, 설탕시럽 세 가지의 재료만 넣고 커피와 술의 향미 밸런스가 좋은 커피를 찾았고 그 후 스스로 선보이고 싶은 음료의 맛 스타일에 대해 큰 그림을 그렸다. 제임슨이 가진 캐릭터와 원두의 컵노트들에서 도드라지는 향미를 주재료로 선택했고 그 이후 섬세한 플레이버를 채우기 위해 생과즙, 시럽, 퓨레, 리큐어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테이스팅한 후 선택했다. 아이리쉬는 제 커피에서 향미 발현이 가장 도드라졌던 적포도와 베리의 플레이버에 초점을 맞췄고 선택한 위스키 역시 커피가 가진 향미를 가리지 않고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레이버를 중점으로 선택하였다.

Q. 디자이너 커피에서 식용 글리터를 사용했다. 

- 가니쉬를 선택할 때 대부분이 과일 껍질이나 과일 슬라이스 주로 많이 사용한다. 물론 다양한 형태로 잔을 꾸미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대회에서 음료 자체가 돋보이기를 원했고 심사 위원 분들에게 음료를 마시는 순간의 특별함을 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여러 재료들을 찾다 선택하게 된 재료다. [필자 주 : 2020 KCIGS 공식 규정집 13.2.2항에서는 "심사 위원들이 재료, 방법 및 표현의 조합에서 "독창성을 찾아야" 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따라서 글리터의 사용은 "표현"의 조합에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고, 13.2.3항의 전체적인 인상 부분에서는 "감각적 관점(이는 시각도 포함될 수 있다)에서 볼 때, 음료를 얼마나 즐길만 하며 매력적인가?"라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즉, 매력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음료를 만드는 것이 굿스피릿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임을 이해할 수 있다.]

Q. 칵테일을 서브하는 방법 가운데 리밍(Rimming)이라는 기법도 사용했다. 어떤 재료를 리밍했는가? 그 이유는?

- 엘더 플라워 시럽과 오렌지 향이 나는 슈가를 사용하여 리밍했다. 완성된 음료가 플레이버의 인텐스가 강한 편이였기 때문에 음료를 음용하기 전 첫 인상을 부드럽고 달콤한 향미로 긍정적인 인상을 주길 원했기 때문에 사용한 재료이다.

Q. 굿스피릿 대회에서 리밍이 각광받고 있는데 리밍 외에도 음료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추천해달라.

- 잔의 모양이나 높이, 곡선의 형태에 따라 음료를 돋보이게 하는 형태는 다양하게 달라질 것 같다. 꼭 음료 안에 들어가는 재료 뿐만 아니라 피규어나 다른 모형으로도 잔 또는 잔의 주변을 꾸밀 수 있고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과일 껍질을 사용하거나 잔 바깥 외부에 일반적인 슈가가 아닌 꽃잎의 가루나, 분태되어 있는 재료들로 꾸미는 방법 혹은 집게나 끈, 카드, 픽을 사용하여 잔 외부를 꾸미는 방법 등을 추천한다.

Q. 굿스피릿 대회는 일반 바리스타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인것 같다. 커피 외 재료가 주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인것 같은데 커피 인 굿스피릿 대회를 지망하는 후배 바리스타들에게 조언한다면?

- 굿스피릿 대회를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은 술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저 역시 처음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 같은 고민을 했었지만 술을 다뤄본 경험이 많이 없었던 저로썬 관점을 바꾸어 우리가 바에서 매일 맛있는 음료를 만들고 새로운 메뉴를 위해 커피와 어울리는 재료를 찾고 만들어 보듯이 술 또한 하나의 재료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관점을 바꾼 것이 더 다양한 재료나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물론 여기서 중점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사용하는 원재료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어떻게 스스로가 원하는 결과물까지 도달할 것인가를 먼저 계획한 후 실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각각의 특성이 강한 두 재료인 술과 커피가 어우러졌을 때 밸런스를 잡는 과정이 대회 뿐 만 아니라 이후에 새로운 음료나 맛을 테이스팅 하는 부분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많이 향상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다가올 11월 월드 대회에서도 좋은 시연 보여드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며 끝으로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과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우리 인사이트 커피 식구들,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격려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강민서 대표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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