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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투어리스트
작성자: BW최고관리자 등록일:2017-06-07 15:32:39
댓글 1 조회 수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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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스 파주운정센터, 산토리니

도시로 간 섬




강릉의 산토리니(Santorini)가 달라졌다. 바다가 넘실대던 안목항을 벗어나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 촌으로 들어선 것. 메뉴도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 등 대중적인 콘셉트로 바뀌었다. 우리는 이 낯선 변화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커퍼스 파주운정센터를 찾았다.

물가를 떠나 사람들 속으로...

강릉 안목항의 커피거리는 봄부터 관광객들의 행렬이 시작된다. 여름이면 절정에 이르고 가을까지도 바다와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꾸준하게 이어진다. 이제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누리는 강릉의 명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커피로 유명해진 거리라고는 해도 관광지라는 이미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관광객들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거리를 찾지만, 사실 그들에게는 맛좋은 커피보다 분위기 좋은 공간이 우선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커피프랜차이즈가 대규모 매장을 연이어 차린 것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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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거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부터 자리 잡았던 산토리니는 커피거리의 터줏대감으로 많은 명예를 얻었고 큰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운영 초기부터 스페셜티커피를 다뤄왔던 김 대표로서는 애석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커피를 맛있게 제공한다고 해도 커피거리라는 이미지에 묻히는 것 같았어요.” 유명세가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다. 물론 커피 맛에 반해 꾸준히 산토리니를 찾는 단골손님들도 많다. 그러나 커피 전문 카페로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비수기와 성수기 또는 주중과 주말의 현저한 매출 차이도 내부적인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래서 제조공장과 랩실을 겸한 2호점은 물가가 아닌 한적한 숲속에 마련했다. 산토리니의 커피 전문성을 선보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호점에 이어서 3호점은 아예 도심지로 들어왔다. 산토리니의 김재완 대표는 ‘아이덴티티의 확대’라고 강조한다. “산토리니가 관광지에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시내, 도심지로 들어와 그곳에 맞는 콘셉트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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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람들이 산토리니를 찾아왔다면, 이제는 산토리니가 사람들에게 다가간 것이다. 콘셉트도 새로워졌다. 산토리니의 상징 같은 핸드드립 바는 여전하지만 베이커리를 비롯한 대중적인 메뉴도 적극적으로 추가했다. 호텔 라운지를 연상시키는 널찍한 공간과 편안한 소파도 준비했다. 가족단위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3호점 오픈과 함께 같은 건물 7층에 파주USC바리스타학원도 런칭했다. 커피 교육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로스팅, 바리스타, 브루잉 등의 교육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베이커리 제품을 생산하고 교육하는 공간도 준비했다. 한 층 전체를 사용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다. 다년간 커피 교육으로 단단하게 내공을 다져온 커퍼스 춘천센터 김승환 대표가 원장을 맡으면서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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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USC바리스타학원은 단순히 교육 사업만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 아니다. 산토리니 직원들의 교육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품질은 김 대표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직원 한명 한명의 역량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그동안 교육방법이나 여건 등에 있어선 아쉬움이 있던 차였다. 특히 본점은 위치적으로 제약이 커서 외부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는 김승환 원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본점을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파주USC바리스타학원은 산토리니 커피 품질의 기틀을 다지는 ‘교육 기지’인 셈이다. 


품질 좋고 개성 넘치는 커피를 찾아서
김 대표의 커피 취향은 뚜렷한 편이다. 바디 보다는 향미 중심의 커피다. “에티오피아 커피를 특히 좋아해요. 개성 있거든요. 성격상 중후함 같은 것과는 거리가 좀 있기도 하고, 처음으로 반한 커피이기도 해요.” 김 대표의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한 애착은 특별하다. 국내에 수입, 유통되는 어지간한 에티오피아 커피는 거의 다 경험했다. 각 커피와 관련된 스토리까지 줄줄 꿰고 있다. 커피에 대한 안목도 상당해서 그의 커피를 가져가 로스팅 대회에서 수상한 커피인들도 여럿 있을 정도다.

한편, 김 대표는 산토리니를 시작할 때부터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뤄왔다. 좋은 커피를 팔고 싶었다. 스페셜티 커피는 정선되고 엄선돼 커피의 개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높은 품질의 커피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커피를 다루면서 일반인은 물론이고 커피인들 사이에서도 ‘산토리니에 가면 특별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산토리니를 찾은 많은 커피인과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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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좋은 커피를 찾기 위해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생두 업체들과 긴밀히 교류하면서 다양한 커피 정보를 수집한다. 품질이 확실한 커피를 발견했을 때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산다. 좋은 커피를 위한 고집이다. 반대로 품질이 기대 보다 떨어진다면 리스트에서 과감히 빼기도 한다. 최근 3년 동안 메뉴판에서 콜롬비아 커피가 빠져 있었던 것도 괜찮은 품질을 가진 커피를 만나기 어려워서다.

현재는 커피 선택에 있어 변화가 생겼다. 앞으로 COE처럼 잘 알려진 스페셜커피는 되도록 지양하려고 한다. “항상 맛있지도 않기도 하고, 가격을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품질이 그만큼 못 받쳐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심으로 좋은 커피를 찾으려 합니다.” 앞으로는 좀 더 개성 넘치는 새로운 커피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1월, 커퍼스협동조합을 통해 들여온 콜롬비아 커피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85점 이상의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고 있어 김 대표는 기대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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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김 대표는 우수한 생두를 직접 들여오고 싶은 마음도 있다. 다이렉트 트레이딩이다. 다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수입량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를 자체적으로 키워야 하고 수입, 유통을 담당할 시스템도 갖춰야 하는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 환경을 마련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김 대표는 산토리니가 전문적인 커피 브랜드로서 대중들에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커핑과 로스팅을 모르면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산토리니에는 김 대표를 포함해 4명의 큐그레이더가 포진해 있다. 커핑의 중요성 때문이다. 커핑은 커피와 로스팅을 평가하는 중요한 도구다. 큐그레이더는 다양한 커피 경험과 민감한 감각으로 커핑을 한다. 이들은 김 대표와 함께 양질의 생두를 선택하고 적절한 로스팅 포인트를 연구한다. 산토리니 커피만의 맛과 향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김 대표는 테라로사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처음 경험했다. 개성 넘치는 커피를 맛보면서 자연스럽게 로스팅과 커핑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그때 김용덕 대표님이 ‘커핑의 시대가 올 거다’는 말을 하셨던 기억나요. 좋은 커피의 시대가 올 거란 이야기인데, 지금도 그 말에 동의해요.” 이후 김 대표는 로스팅에 심취했고 적극적으로 커핑을 활용해 결과물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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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에서 커핑은 너무나 당연한 행위다. 커피를 알기 위해서다. “산토리니 직원들은 ‘이 커피는 어떤 맛이 납니까?’라는 손님의 질문에 반드시 대답할 수 있어야 해요.” 봉투에 적혀 있는 노트를 기계처럼 암기해서 대답하는 게 아니다. 직원들은 산지나 고도, 재배방식과 가공방식 등 커피가 가진 다양한 정보를 숙지하고 커핑으로 그것을 직접 경험한다. 커피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김 대표는 커핑을 중요하게 여긴다. “커핑과 로스팅을 알아야 서로 말이 통하니까요.” 신입직원 교육 시 사용하는 교재에서 커피 상식을 빼면 가장 첫 번째로 다루는 게 커핑이다. 그 다음이 로스팅이고, 추출은 가장 마지막이다. 커피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온전하게 재현하는 과정이 추출이기 때문이다. 커핑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계속 언급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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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커핑 노트 표현에 있어 상당히 자유롭다. 커핑에서 자주 참고하는 아로마 휠(Aroma Wheel)은 중요한 언어적 도구이지만, 외국 정서와 문화를 반영했기 때문에 우리가 바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커핑을 하다 보면 향미를 표현할 때 주저하는 경우를 자주 봐요. 억지로 아로마 휠에 끼어 맞출 필요는 없어요. ‘발꼬랑 내’, ‘동전 냄새’ 같은 것도 괜찮아요.” 향미에 대한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표현이다. 이런 표현이 공감과 소통에 유리할 때도 있다.

커피를 정확하게 평가 할 필요가 있을 때는 SCA 커핑폼을 사용하지만, 좀 더 가벼운 목적이라면 자체 제작한 간이 커핑폼을 사용한다. 상당 부분 단순화했다. 이를테면 자신이 느낀 노트를 자유롭게 적기만 하면 된다. 표현은 각각 다르지만 공통적인 뉘앙스 확인이 가능하다. 다양한 표현을 접하면서 공감의 폭을 넓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전반적인 흐름과 동떨어진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그때는 해당 노트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검증하는 작업을 거쳐서 결과물에 넣을지 뺄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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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꿈꾸는 산토리니의 청사진은 ‘종합커피회사’다. 카페 운영을 비롯해 생두의 수입, 유통, 제조 등 커피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것이다. 김 대표는 카페에서 회사로 이미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미래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결론은 더 이상 제가 산토리니의 브랜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죠. 김재완의 커피가 아니라 산토리니의 커피여야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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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역할 나눠주고는 전면에서 반보 물러섰다. 그 대신 시스템과 체계를 세우는 ‘큰 그림 그리기’에 더욱 힘을 쏟기로 했다. 이번 3호점을 오픈하면 함께 마련된 교육장과 베이커리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이 시스템이 산토리니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사업 영역이 확장될수록 직원의 역할은 커진다. 당장 올 하반기에만 해도 후속 매장 오픈이 예정돼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김 대표는 걱정하지 않는다. 모두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직원들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충분히 신뢰하는 사람들이다. 김 대표는 오히려 이들과 함께 만들어갈 앞으로의 시간들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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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의 사훈은 ‘고객과 직원이 함께 행복한 회사’이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도, 마시는 사람도 모두가 행복해지는 산토리니의 파란 물결을 기대해본다.


산토리니 운정 : 경기 파주시 청암로17번길 29(목동동 933-2 스타타워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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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전 월간 Coffee&Tea 취재기자, 프리랜서

Email: falli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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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앤티라 +

동네에 있는 카페네요! 한번 가봐야지 했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는 카페인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