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외부기고컨텐츠 등록일:2017-07-06 10: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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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스 부산장안센터, 웨이브온커피

Enjoy Coffee on the Wave 




카페는 규모에 따라 메뉴 제조나 서비스 환경이 달라져야 한다. 이를테면 규모가 클수록 내부 시스템은 더욱 정교하고 디테일해져야 하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처럼 사소한 문제들이 어느 순간 큰 문제로 불거지기에 십상이기 때문이다. 커퍼스 부산장안센터 웨이브온커피를 찾았다. 



공간이 주는 힘

웨이브온커피가 위치한 월내리는 ‘달이 뜨는 지역’이란 뜻을 담고 있다.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온 바다에 비치는 달빛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낭만과 휴식, 커피가 어울리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자리다.


웨이브온커피는 지난해 연말에 오픈 한 신생 카페다. 하지만 개장 전부터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아 왔다. 카페를 설계한 곽희수 건축가 때문이다. 그는 세계 건축상 수상을 비롯해 국내외 건축 관련 상을 여럿 수상한 걸출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웨이브온커피는 해외 건축 관련 잡지에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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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내리는 부산에서도 외곽에 속한다. 주말이면 부산 사람들이 나들이를 오는 곳이다. 바다가 잘 보이기 때문에 여유를 즐기러 찾는 사람들이 많다. 웨이브온커피 허범규 대표는 이 지역의 특징을 잘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요식업을 운영해온 허 대표의 아버지 덕분이다. 허 대표는 공간으로 접근했다. 누가 보더라도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인 공간이다. 설계를 의뢰할 건축가 선정이 까다로워진 이유다. 


건축가를 찾다가 우연히 건축협회 사이트에서 곽 건축가를 알게 됐다. 허 대표의 눈에는 여러 건축가 중에서도 그의 작품이 마음에 쏙 들었다. 곽 건축가에게 카페 설계를 의뢰하기까지는 말 그대로 삼고초려 했다. 워낙에 유명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의뢰하기란 쉽지 않았다. “몇 번을 찾아가서 설명하고 설득했어요. 와서 직접 보시라고. 분명 마음에 들 거라며 말이죠. 이 지역에 대한 자신감은 확실했거든요.” 다행히 곽 건축가가 직접 현장을 찾았을 때 카페가 세워질 자리를 보고 만족스러워했다. 허 대표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서 웨이브온커피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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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온커피의 가장 큰 모토는 휴식이다.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는 당연히 맛있어야 하죠. 하지만 커피를 즐기는 방법에서는 공간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잖아요? 파도 위에서 최고의 커피와 함께 휴식을 취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파도, 그리고 바다는 웨이브온커피의 가장 중요한 테마다. 


카페는 바다를 향해 삼면으로 거대한 유리창이 나 있어 카페 어디서나 바다를 볼 수 있다. 시선을 방해받지 않도록 내부 인테리어는 단순화시켰다. 테이블도 무채색으로 골랐고 혹시나 테이블 다리마저 방해될까 봐 최대한 얇은 것으로 골랐다.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바다로 시선이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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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데크도 널찍하게 만들었다. 평상 같은 느낌의 데크에는 3-4명 또는 가족 단위 이용객들에게도 여유 있다. 바다를 향해 놓인 빈백(Been bag)은 한 번 누우면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안락하다. 웨이브온커피의 모토와 가장 부합하는 자리다. 3층 루프트 탑에선 바다를 비롯한 주변 조망을 360도 파노라마 형태로 감상할 수 있다. 마치 파도 위에 올라 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카페 운영 정책도 특별하다. 웨이브온커피에는 네 가지의 ‘No’가 있다. ‘No Kidszone Available(카페 일부 공간만), No Smoking, No Wi-Fi, No Pets’.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여유만을 누리기 바라는 마음에서 결정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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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바다가 사방을 채우는 웨이브온커피도 좋지만, 사방이 어둠에 잠기는 밤도 매력적이다. 저 멀리 수평선이 보이던 넓디넓은 바다도 조명이 비치는 인근까지만 허락될 뿐이다. 기장의 앞바다는 오롯이 귀로만 느끼는 시간이다. 혼자라면 사색의 시간을, 둘이라면 서로에게 집중하기 좋다.


다채로운 커피 라이프를 보여주고 싶어

허 대표는 손님들에게 커피 라이프를 보여주고 싶었다. 다채로운 커피의 맛과 향이다. 월내 라떼는 그러한 바람을 담아 만든 웨이브온커피의 특별한 메뉴다. 월내 라떼는 일반적인 라떼와 같지만 사용하는 커피가 매달 바뀐다. 말 그대로 한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커피가 오는 것이다(月來). 한정 메뉴라는 특별한 즐거움도 선사한다.


지금까지 월내 라떼에는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등을 사용했고 현재는 브라질(5월)을 사용하고 있다. 우유와의 궁합이 좋아야 한다는 조건만 아니면, 월내 라떼에 사용하는 커피는 제한이 없는 편이다. “보통 산미가 있는 커피는 우유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잖아요? 저는 오히려 잘 어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우유와 잘 어울리면서도 기존에 없던 라떼를 선보이는 게 이 메뉴의 목적이죠.” 커피에 따라 손님들의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지만, 이것은 일종의 캠페인이다. 수익과 상관없이 다양한 커피의 매력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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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내 라떼를 제외하면 웨이브온커피의 커피 메뉴는 단순한 편이다.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바닐라 라떼 정도다. 에스프레소 블렌딩이 추구하는 바는 ‘편안함’이다. “커피를 편안하게 마실 수 있으려면 일단 맛이 깔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생두를 고를 때면 클린컵을 신경 써서 체크 하죠.” 


편안함은 대중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누구나 무난하게 느끼는 맛과 향이 중심이다. 하지만 허 대표는 그 안에서도 차이는 분명하게 두려고 한다. 그 차이를 맛으로 표현한다면 ‘은은한 산미와 쌉쌀한 후미’ 정도가 된다. 이러한 블렌딩을 밸런스를 중심으로 베이스를 구성한 뒤 산미 등의 캐릭터를 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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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온커피에서 베이커리는 커피만큼 중요한 파트다. 르 꼬르동 블루 출신 제과장을 영입해 프랑스식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메뉴는 주로 케이크류다. “서울에서는 프랑스식 디저트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부산에서는 대중화되지 않았어요.” 다른 제과, 제빵분야와 차별화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도입했다. 

아직 웨이브온커피만의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대신 파도 이미지를 형상화한 크림을 올리거나 초콜릿 가니시 위에 웨이브온커피 로고를 새기는 등 메뉴마다 웨이브온커피의 아이덴티티를 녹여내고 있다. 단순히 스타일만 프랑스식인 게 아니다. 프랑스 오리지널의 맛을 더 온전히 재현하기 위해 가능한 재료에 한해서는 원산지에서 공수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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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이름도 사용된 재료에 따라 따로 지었다. 예를 들어 몽모랑시(Montmorency) 케이크는 사실 초콜릿 무스 케이크다. 몽모랑시라는 이름 짓게 된 연유는 다름 아닌 케이크 위에 뿌리는 시럽에 있다. 이 시럽은 다크체리와 서양배로 만들어지는데, 이때 사용된 체리의 품종과 재배지가 바로 몽모랑시다. 메뉴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한 작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웨이브온커피에서는 8종류의 케이크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시즌마다 계절에 어울리는 새로운 메뉴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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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에 따라 관점도 달라진다

오픈한 지 6개월. 웨이브온커피는 연일 많은 손님으로 성황을 이룬다. 평일이면 커피만 평균 900잔 정도, 주말이면 1,500잔 이상이 팔린다. 허 대표가 예상했던 것을 웃도는 수치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홀에 앉아 있으면 ‘파도 위의 휴식’이라는 웨이브온커피의 슬로건이 머쓱해진다. 메뉴를 만드는 바도 정신없이 흘러간다. 기대했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저녁때 정도다.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몰리면서 허 대표는 지난 반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카페 입구에 놓인 안내 선이 좋은 예이다. 이 선은 단순히 출입구를 구분하기 위한 용도만이 아니다. 카페에 들어오는 손님을 자연스럽게 카운터로 안내한다. 홀에 들어서기 전에 주문을 먼저 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는 일반 카페와는 반대 방식이다. 

“처음에는 저희도 그렇게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자리가 부족해지다 보니 손님들 사이에서 문제들이 벌어지더라구요.” 홀에는 점차 빈 테이블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먼저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그런 시선을 불편하게 느꼈다. 허 대표는 고민 끝에 입구 안내 선을 설치했다. 주문 순서를 바꿔 홀에 손님들이 몰리지 않도록 조절하는 일종의 완충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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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대표는 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테라로사나 스타벅스처럼 대규모 카페의 시스템을 연구하면서 중요한 힌트를 얻기도 했다. 속도와 퀄리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아무리 맛있는 걸 만들고 싶다고 해도 그럴 환경이 준비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니까요.” 바의 효율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새로운 기기들이 출시된다면 적극적으로 설치할 의향을 갖고 있다. 


카페의 규모가 커진다면 음료 제조에서도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택할 때는 성능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중요하게 따져봐야 한다. 웨이브온커피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잔을 추출하면서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고장 없이 버텨낼 수 있어야 한다. 내구성이 요구되는 건 머신뿐만이 아니다. 정수기 필터는 석 달을 버티지 못했고, 새 스팀봉은 두 달 만에 닳아버렸다. 내구성은 그만큼 중요한 요소다. 허 대표는 머신 선택에서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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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온커피에서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사소한 문제도 쉽게 넘어갈 수 없다. 특히 여러 변수가 맛에 영향을 미치는 커피의 경우 더욱 민감하다. 예를 들어 커피 퍽을 털어내고도 바스켓 밑으로 조금씩 쌓이는 커피 찌꺼기는 한두 시간만 지나도 두껍게 쌓인다. 이렇게 되면 정량 담는 것도, 포타필터 탈착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커피 맛에 변화가 생기는 건 물론이다. 허 대표는 여분의 포타필타를 마련해 2개 조(총 10개)로 운영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연속해서 사용하다 보면 그라인더의 발열도 상당해진다. 허 대표는 세 대의 그라인더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도록 해 발열 문제를 최소화시켰다. 그밖에도 냉수를 맥주 칠러에 넣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다 시원하게 준비한다든지, 미네랄 성분을 제거한 물을 사용해 단단한 얼음을 만드는 등 기본기를 한층 높이는 방법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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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직원들의 전문성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허 대표는 직원들의 자격증 교육부터 커피 스터디 등을 진행하며 역량을 키우는 한편, COE Benefactor 멤버십을 통해 다양한 해외 생두 샘플을 들여와 지속적인 커핑을 실시하고 있다. 커피에 대한 경험의 폭을 넓히는 과정이다. “공간이 주는 임팩트가 커서 그런지 오시는 분들이 커피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알아주실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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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달려온 6개월이다. 너무 많은 손님이 몰리는 통에 곤혹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이제 점차 웨이브온커피 만의 시스템이 안착하고 있다. 허 대표의 목표는 ‘선순환’이다. 더 좋은 커피와 디저트를 만들 수 있도록 재료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펼칠 수 있도록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웨이브온커피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최성수기인 여름을 목전에 둔 지금, 더욱 성숙하고 단단해질 웨이브온커피를 기대해본다.




|웨이브온커피 :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맞이로 286(월내리 553 웨이브온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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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전 월간 Coffee&Tea 취재기자, 프리랜서

Email: falli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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